오늘(19일)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룹 빅뱅. YG엔터테인먼트 제공"지누션(Jinusean)과 원타임(1TYM)으로 검증된 YG엔터테인먼트의 흑인 음악 기반 남성 그룹 성공 공식이 스타성 있는 멤버들을 만나 시너지를 일으켰다. 무엇보다 당시만 해도 '꼭두각시'나 '붕어' 취급받던 아이돌 가수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셀프 프로듀싱'과 '실력파'로 바꾸게 만들어 준 대표적인 그룹이기도 했다. 음악성과 대중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드문 사례로, 케이팝 아이돌에 대한 전문가들의 음악적 평가에 있어 빅뱅 전과 후는 완전히 달라진 부분이 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2006년 8월 19일 데뷔한 그룹 빅뱅(BIGBANG)은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최종 다섯 명의 멤버가 빅뱅이라는 이름으로 한 팀이 되기까지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는 큰 인기를 끌었고, 빠른 속도로 열광적인 팬들을 끌어모았다. 데뷔 넉 달 만에 개최한 단독 콘서트는 여전히 많은 가수가 '꿈의 무대'로 꼽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현 케이스포돔)에서 펼쳐졌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 하루' '붉은 노을' '투나잇'(TONIGHT)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몬스터'(MONSTER) '블루'(BLUE) '루저'(LOSER) '베베'(BAE BAE) '뱅뱅뱅'(BANG BANG BANG)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맨정신'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에라 모르겠다' '라스트 댄스'(LAST DANCE) '꽃 길'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 등 무수한 히트곡을 보유한 그룹이기도 하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빅뱅은 '투나잇'(2011) '블루'(2012) '루저'(2015)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2015) '에라 모르겠다'(2016) '꽃 길'(2018) '봄여름가을겨울'(2022)까지 총 7곡으로 '퍼펙트 올킬'을 기록했다. '퍼펙트 올킬'이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는 의미로, 빅뱅은 K팝 그룹 중 가장 많은 곡을 '퍼펙트 올킬'시켰다.
빅뱅 지드래곤. YG엔터테인먼트 제공음원 사이트 멜론의 연간 '톱10'에서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 모두 이름을 올린 최초이자 유일한 K팝 그룹이 바로 빅뱅이다. 빅뱅은 '뱅뱅뱅'으로 남자 아이돌 최초로 멜론 연간 차트 1위를 거머쥐었고, 국내 주요 6대 음악 시상식에서 총 22관왕을 기록했다. '꽃 길'로는 보이그룹 최다 멜론 24시간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2012년 발매한 미니 5집 '얼라이브'(ALIVE)로는 한국어 음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K팝 보이그룹으로는 최초의 유의미한 성과"라며 "방탄소년단(BTS) 이전에 K팝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든 유일한 그룹이 바로 빅뱅이다. 이러한 창작가적 K팝 아티스트의 태도와 만능 엔터테이너의 기질은 지금까지도 모든 보이그룹이 빅뱅을 워너비로 삼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상으로서의 빅뱅을 완성했다"라고 바라봤다.
김진우 음악 전문 데이터저널리스트는 "빅뱅은 2000년대 후반~2010년대 남자 아이돌 가수 중에 대중성 측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라며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동안 매달 초 싱글(M/A/D/E)을 출시해서 써클차트에서 이들의 곡이 월간 1위('메이드' 앨범)를 차지하는 일도 있었다. 4개월간 가요계가 빅뱅으로 도배된 건데, 이러한 유통 방식과 차트 장악은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성기 빅뱅 음원 파워가 지표적으로 어느 정도 막강했냐면, 차트 줄 세우기, 롱런(장기 흥행)은 말할 것도 없고, 빅뱅이 출시한 한두 곡의 스트리밍 양이 경쟁 가수 앨범 수록곡 전체 스트리밍에 맞먹을 정도였다"라고 전했다.
빅뱅 태양. YG엔터테인먼트 제공아이돌로서 K팝 신에 숱한 영광의 기록을 남긴 빅뱅은 수치로 증명되는 '대중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음악적 성취도 상당한 팀이다. 힙합과 알앤비(R&B)로 대표되는 흑인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YG엔터테인먼트의 '야심작'이었던 빅뱅은 데뷔 초부터 '힙합하는 아이돌'의 존재를 K팝 신에 선명히 새겼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당시만 해도 장르 음악으로 언급되던 흑인 음악을 K팝 주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라고 말했다. 성상민 문화평론가도 "안정적인 흥행이 보장되는 한국 대중음악의 틀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다시 그 안에서 힙합이나 흑인 음악을 시도함으로써 균형을 조절했던 그룹"이라고 전했다.
물론 '힙합'만 하지는 않았다. EDM도 빅뱅 음악을 구성하는 든든한 축이다.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해외의 힙합과 일렉트로닉 댄스 문법을 K팝에 도입했다"라며 "이전에도 힙합을 시도한 K팝 아티스트가 있었지만, 빅뱅은 완성도와 개성 측면에서 확실히 빼어났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댄스의 여러 스타일을 발 빠르게 포착하고 빅뱅 식으로 풀어내는 데도 능했다"라고 평했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한국화된 시부야계, 이른바 '케이(K)-시부야 케이'의 유행을 선도한 '거짓말'과 '하루하루'부터 전 국민이 따라 불렀던 '붉은 노을'(이문세 원곡), EDM 대유행의 시대에 발맞춘 '투나잇'과 '판타스틱 베이비', YG 스타일을 완성한 '메이드'(MADE) 시리즈와 후속 싱글까지 빅뱅의 음악은 언제나 가장 세련된 그룹이 가장 통속적인 멜로디를 자신만만한 태도로 노래하는 원칙을 지켰다"라고 분석했다.
빅뱅 대성. YG엔터테인먼트 제공한성현 음악평론가는 "일렉트로닉 음악과의 적극적인 교배를 통해 힙합적인 '멋'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로 대중성을 유지하며 장르를 떠나 히트곡의 기본 요건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일깨웠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덕에, '힙합 그룹'이라는 초기 정체성이 옅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성 평론가는 "힙합 요소는 상대적으로 줄이고 한국 대중에게 익숙한 트로트 느낌(소위 '뽕끼')의 일렉트로니카 뮤직 작곡에 유능했던 용감한 형제를 프로듀서로 기용한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 하루' 등의 곡을 통해 비로소 인기 궤도에 올랐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뒤에는 지드래곤 등 개인 활동을 통해 힙합이나 흑인 음악적인 색채를 지닌 음악을 시도했다. 분명 대중음악 주류에 속해있지만 색다르고 독특한 면모를 가지고 있달까"라며 "세부 장르에 관한 관심이 줄고, 아이돌 산업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수익 확보 문제가 있고, 그럼에도 어떻게 뻔하지 않고 고유한 색채를 만들지 등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음악색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은 분명 주목할 만한 지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지금까지도 계속 들려오고 또 불리는 '시대를 초월한 대중성'을 획득했다는 사실"을
빅뱅의 가장 큰 음악적 성취로 꼽았다.
빅뱅은 20주년 기념일에 맞춰 신곡 '빅'을 발매한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그는 "빅뱅 음악의 가장 큰 미덕은 대중의 취향을 뒤따르는 대신, 독자적인 감각으로 그 취향을 앞질러 갔다는 데 있다. 당대 유행하던 레퍼런스에 마냥 의존하지 않고, 같은 장르 안에서도 멤버 각자의 특장점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파트를 분배했으며, 무엇보다 그룹 고유의 질감을 놓치지 않는 사운드 메이킹을 고수했다"라고 진단했다.
음악 비평 웹진 이즘의 박시훈 에디터는 "지금의 'YG 사운드'에 빅뱅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짜릿한 구성의 래핑과 한순간에 분위기를 전환하는 수려한 가창, 여기에 방점을 찍는 후렴에서의 강력한 멜로디는 위너와 아이콘, 블랙핑크 등 여러 후배 그룹의 음악적 토대로 기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갖가지 요소를 버무린 것이 아닌 전자 음악과 알앤비, 록 발라드 등 장르적 특징을 고루 살린 프로듀싱과 퍼포머의 탁월한 역량이 빚어낸 완벽한 합일이었다. 그 결과 이들의 음악은 한 시대를 풍미하는 걸 넘어 시간이 지나도 희석되지 않는 하나의 'K팝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어쩌면 K팝에서 보기 힘든 장수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을 터"라고 전했다.
또한 김도헌 평론가는 "지드래곤과 탑의 선명한 랩 콤비 플레이를 바탕으로 재능이 빛나는 보컬 멤버들이 다 함께 목 놓아 부를 수 있는 '떼창' 코러스를 완성했다"라는 점을 빅뱅 음악의 특징으로 소개했다. 한성현 평론가는 "적극적인 작사/작곡을 통해 제작진의 기획과 이를 수행하는 아이돌 멤버의 관계가 K팝의 전부가 아닐 수 있음을 시사했다"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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