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팝 시장에도 통한 스웨그…K팝 걸그룹 '소리' 영역 넓힌 블랙핑크[파고들기]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노컷뉴스를 선호 하는 출처로 추가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편집자 주

보통 예쁜 색으로 표현되는 핑크색에 블랙을 붙여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팀을 지향한 그룹 블랙핑크. 지난 10년 동안 팀뿐 아니라 멤버별 개인 인지도까지 모두 높이며, 명실상부한 톱 아이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CBS노컷뉴스가 준비한 10주년 기획 두 번째 편에서는 블랙핑크의 음악을 살펴봅니다.

[기획] 블랙핑크 데뷔 10주년 ② - 블랙핑크의 음악

2016년 8월 8일 데뷔한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2016년 8월 8일 데뷔한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BLACKPINK)의 데뷔 싱글 '스퀘어 원'(SQUARE ONE)에 관해, YG는 YG 특유의 '블랙' 감성과 블랙핑크가 새롭게 선보일 '핑크' 매력을 동시에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당시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였던 테디가 2년을 공들여 만든 '스퀘어 원'에는 더블 타이틀곡 '붐바야'와 '휘파람'이 수록됐다.

도입부부터 독특한 신스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래핑이 돋보이는 '붐바야'는 그때의 '대세'였던 댄스홀과 일렉트로닉 하우스를 결합한 EDM 장르 곡이었다. 전조 파트로는 반전을 주고, 귀에 감기는 훅을 더해 흥을 돋웠다.

808 드럼과 베이스에 휘파람을 테마로 툭툭 내뱉는 듯한 멜로디라인을 구현한 '휘파람'은 귀를 간지럽히는 물방울 소리가 킥이었다. YG 표현을 빌리면 "비트를 갖고 노는 듯한 랩과 호소력 있는 가창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중독성 강한 힙합곡"이다.

YG에서 투애니원(2NE1) 이후 7년 만에 나온 걸그룹이라는 위치만으로 화려한 출발선에 선 것은 맞지만, 블랙핑크는 데뷔하자마자 두 곡을 모두 성공시키면서 음악적으로도 2016년 가장 주목할 신인으로 떠올랐다 .

블랙핑크 리사. YG엔터테인먼트 제공블랙핑크 리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랜디 서 음악평론가는 데뷔곡 '휘파람'과 두 번째 싱글이었던 '불장난' 등 초기작을 예로 들어 "YG가 당시까지 추구하던, 힙합과 EDM이 교차하는 미국 팝 음악을 너무나 훌륭하게 잘 해낸 팀"이라며 "특히 국내에서는 '박봄 창법'이라고도 불리는, 흑인 여성 보컬들의 네이절(nasal)한 창법을 구사하며 한국에서 흔하던 공기 소리가 많은 발라드 창법으로부터는 멀어진 훵키하고 섹시한 느낌의 보컬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최지선 음악평론가는 "블랙핑크의 음악은 힙합과 EDM을 기조로 한 사운드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스웨깅(braggadocio) 서사가 중심을 이룬다. 주목할 점은 그룹명에 명시한 '핑크'와 '블랙'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반전적으로 혼합하여, 음악적 원리 및 다양한 정서를 넘나드는 작동 기제로 활용했다는 점"이라며 "곡과 가사에 '검은색 분홍빛'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핑크 베놈'(Pink Venom) 등을 등장시키거나, 트랩과 EDM 계열은 '블랙', 팝 댄스 계열은 '핑크'로 설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나아가 '뚜두뚜두'(DDU-DU DDU-DU) '프리티 새비지'의 자기 확신과, '스테이'(Stay)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의 상처와 결핍도 공존시켰다. 이처럼 트랩과 팝, 확신과 상처, 전통과 현대, 통속과 전위, 상품과 예술, 미니멀한 사운드와 화려한 프로덕션을 충돌시키면서도 하나의 세계로 수렴시키는 것이 블랙핑크 음악의 핵심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한성현 음악평론가는 "처음에는 2NE1과 너무 유사하지 않냐는 말도 많았고 곡마다 비슷한 작법이라는 지적을 짧지 않게 받아왔음에도, 끝내 이를 '블랙핑크 스타일'로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음악적 뚝심이 상당하다"라며 역시 '스웨그'(swag)를 언급했다.

블랙핑크 로제. YG엔터테인먼트 제공블랙핑크 로제.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제니와 리사의 공격적인 랩, 특색이 확고한 로제와 지수의 보컬이 이룬 시너지는 비슷한 패턴에도 생동감을 부여했다. 하드웨어부터 서구 팝 시장 진출에 있어서 제일 필요한 스웨그의 요소를 잘 보유한 것이 경쟁력이다. 이후 솔로 활동으로도 네 멤버가 그룹은 물론 서로 간 겹치지 않는 캐릭터를 꾀하면서 K팝의 한정된 테두리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렸다"라고 전했다.

예미 음악평론가는 "힙합과 EDM으로 대표되는 선 굵은 음악을 추구하며 그 강렬하고 '빡센' 질감을 그대로 살려내는 접근법이 블랙핑크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는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와 메인 프로듀서 테디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인데, 이 정도로 거친 장르를 가져와 그 소리의 질감을 깎아내지 않고 드러내는 접근법은 당시까지 K팝에서 소속사 선배 2NE1 등을 제외하면 주로 보이그룹의 전유물이다 보니 걸그룹으로서는 독특한 사례"라고 바라봤다.

음악적 성취 중 가장 주목하고 싶은 부분으로 "강렬한 사운드와 맞물리는 랩과 가창"을 꼽은 예미 평론가는 "차용해 온 장르의 성격과 소속사의 전례에 걸맞게 블랙핑크 곡들은 K팝 걸그룹으로서는 매우 큰 비중을 랩에 할애했는데, 랩을 담당한 제니와 리사가 꽉 찬 발성으로 현란한 래핑을 보여준 동시에 랩 발성을 그대로 활용하여 멜로디를 가창했고, 보컬 멤버인 로제와 지수의 목소리도 이와 잘 어울렸다"라고 평했다.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후렴에서 특정 프레이즈 혹은 리프를 반복하는 일렉트로닉 댄스 팝에 공격적인 랩을 가미하는 구성으로, 기본적인 틀에서는 빅뱅(BIGBANG), 2NE1을 계승하는 형식으로, 솔직히 이들만의 음악적 개성이 아주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하면서도 "다만 테크노, 하우스 등 좀 더 일렉트로닉 장르의 사운드를 풍성하게 활용하는 식으로 장르적 접근을 소홀히 하지 않은 게 눈에 띄었다"라고 짚었다.

블랙핑크 제니. YG엔터테인먼트 제공블랙핑크 제니.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덕분에 글로벌 리스너와도 더 많은 접점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팀만의 강점은 표현력 측면에서 네 멤버의 캐릭터를 생생히 살린 것이다. 제니와 리사의 탄탄한 래핑, 로제의 개성 강한 음색, 의외로 곡의 포인트를 장식하는 지수의 보컬이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고, 이들의 하모니가 블랙핑크의 음악적 흡수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고 부연했다.

블랙핑크가 음악의 여러 층위에서 '변주'를 이루어냈다는 데 주목한 최 평론가는 "에너지의 총량을 조절하거나 악기와 장르를 다채롭게 적층하고, 다양한 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라며 국악기를 도입하거나 클래식 샘플을 활용한 '핑크 베놈' '셧 다운'(Shut Down)을 그 예로 들었다.

최 평론가는 "뭄바톤과 트로피컬 하우스 등 트렌드에 걸맞은 다양한 장르를 접합하는 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K팝 특유의 다양한 장르 조립과 과감한 브리콜라주를 한층 세련된 방식으로 확장한 사례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음악 비평 웹진 이즘의 박시훈 에디터는 "최근 K팝 음악이 인디 신과의 접점을 늘리거나 팝의 문법을 적극 수용하면서 질적 성장을 이룩했을지라도, 대중이 오랫동안 K팝에 기대해 왔던 요소는 결국 넘치는 역동성이다. 블랙핑크가 글로벌 K팝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블랙핑크 지수. YG엔터테인먼트 제공블랙핑크 지수.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박 에디터는 "랩과 보컬로 양분하는 빌드업과 뇌리에 꽂히는 후렴, 극적인 전개를 펼치는 브릿지와 아웃트로 등 어느 구간에서든 압도적인 추진력을 지닌 이들의 음악은 국가와 언어를 막론하는 대중성을 발휘한다. 소속사 YG의 브랜드 파워나 소위 '명품' 이미지가 팀의 약진에 단초를 제공했을지언정 결정타는 음악의 직관성"이라며 "본질에 충실했기에 역설적으로 거대한 성과를 일군 그룹"이라고 전했다.

박희아 음악평론가는 "2NE1이 추구했던 통속적인 스타일의 러브송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보다 아름답고 우아한 시각적 이미지와 상반되는 강력한 전자음 사운드를 통해 기존의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들의 사례보다 좀 더 반전의 묘미를 살린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YG식 프린세스'가 완성됐던 순간"이라고,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스타디움, 페스티벌, 투어 현장에서 즉시 대중의 피를 끓게 만드는 카리스마와 여성 임파워링 서사를 음악과 함께 완성했다"라고 밝혔다.

청자에게도 '블랙핑크 스타일'을 각인함으로써 결국 '확장'을 이뤄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취다. 예미 평론가는 "블랙핑크는 랩과 보컬을 오가며 강렬한 발성으로 이루어진 퍼포먼스가 사운드의 질감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K팝 걸그룹으로서는 두드러지게 과감한 방향의 장르 음악 차용과 이에 어우러지는 강렬하고 스킬풀한 퍼포먼스를 통해 이후 K팝 걸그룹이 가져올 수 있는 소리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겠다"라고 진단했다.

랜디 서 평론가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2024)의 음악을 장르적 클리셰로 대하며 접근한 일종의 패러디 같은 음악을 선보였는데, 블랙핑크 음악과 아주 비슷했다. 블랙핑크 프로듀서인 테디가 참여하긴 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K팝 걸그룹'이라 하면 블랙핑크와 같은 음악을 떠올리게 되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사례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그룹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10주년을 맞은 블랙핑크는 지금까지 단 두 장의 정규앨범을 냈고, 미니앨범도 올해 2월 발표한 '데드라인'(DEADLINE)이 세 번째일 정도로 싱글 위주로 활동한 그룹이다. 그만큼 '과작'(작품 수가 적은)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최 평론가는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다른 K팝 최정상 그룹과 달리 매우 적은 작품만 발표했다는 사실"이라며 "블랙핑크는 양보다 희소성을 선택했다. 빈번한 컴백 대신 한 번의 컴백을 거대한 이벤트로 만드는 전략은 음악 산업에서 명품 브랜드가 희소성으로 관리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블랙핑크는 음반을 소비하는 그룹이 아니라, 기다리게 만드는 그룹이 되었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최 평론가는 "최근에는 글로벌한 위상에 걸맞게 해외 유명 프로듀서들과의 협업을 확대했다. 여기에 멤버들의 창작 참여 역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뛰어'(JUMP) '고'(GO)처럼 공연장에서의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곡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라이브 퍼포먼스를 고려한 사운드 메이킹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라며 테디의 프로듀싱 중심이었던 초창기에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계속>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