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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호황에…KDI, 올해 성장률 2.5→3.2% 대폭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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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p 상향분 중 0.6%p가 반도체 효과…성장 기여도도 절반 이상
내년 성장률도 1.7→2.2%로 0.5%p 상향
수출·설비투자 급증에도 소비·고용 파급은 제한적
KDI "반도체 의존도 높아져…경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황을 반영해 우리 경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19일 발표한 'KDI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3.2%로 0.7%포인트 올렸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2.2%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렸다. KDI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그 영향은 금년 중 주로 수출과 설비투자의 호조로 나타나고 내년에는 민간소비로도 일부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성장률 전망치 상향폭 0.7%포인트 가운데 약 0.6%포인트가 반도체와 그 파급효과에 따른 것으로 KDI는 추산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와 소득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개선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전체 3.2% 성장률에서도 반도체와 관련 부문이 차지하는 기여도가 절반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정확한 수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절반 이상이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이라고 봐주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2분기 수출과 내수가 모두 증가하면서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3.7%로 1분기 3.8%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유 수입가격 상승에도 반도체 수출가격이 급등하면서 교역조건도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수출과 설비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건설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아직 소비와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실질총소득이 급증했지만 소득 증가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집중되면서 민간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수준에 머물렀다. 반도체 산업의 고용유발 효과도 낮아 높은 경제성장률이 고용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KDI는 현재 반도체 경기를 사실상 '초호황'으로 평가하면서도 높은 성장률과 체감경기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장은 "반도체 호황, 사실상 초호황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성과가 민간소비나 고용 같은 다수 가계의 소득으로는 아직 충분히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의 성과가 상당히 집중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체감 경기는 (성장률보다) 훨씬 안 좋을 것"이라며 "반도체 생산 기업은 대기업이고 국민 대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쪽에서 일하는데 그쪽 업황이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시장금리도 상승했다. 세계경제는 중동 전쟁의 충격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AI 관련 투자 확대가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민간소비가 실질총소득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 2.3%, 내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성장률에도 실질임금 상승세와 고용 여건이 부진한 점을 반영해 올해 소비 전망은 소폭 상향하는 데 그쳤다. 다만 내년에는 성장의 성과가 시차를 두고 가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0.5%포인트 올렸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투자 증가로 올해 7.9%, 내년 7.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 0.1% 증가하는 데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반도체 공장 증설 등이 본격화되면서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용인과 청주 등의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을 반영해 내년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보다 1.6%포인트 높였다.

수출도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에도 글로벌 AI 관련 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8.7%, 내년 5.0%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반도체 수출액 급증으로 올해 약 3600억달러에 달하는 이례적인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KDI는 평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1천억달러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전망과 비교한 경상수지 흑자폭도 올해 약 1200억달러, 내년 약 1400억달러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 개선의 영향으로 올해 2.7%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2.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수는 올해 11만명 증가하는 데 그친 뒤 내년에는 내수 개선 효과와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증가폭이 20만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KDI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기존 전망보다 6만명 낮춘 반면 내년은 3만명 높였다.
 
KDI는 우리 경제의 글로벌 반도체 수요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향후 반도체 경기 변화가 거시경제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를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KDI는 내년까지 높은 반도체 수요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글로벌 AI 투자 수요가 위축되거나 다른 반도체 생산국과의 경쟁이 심화하면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고 봤다.

김 부장은 "우리나라 거시경제 전체가 지금 반도체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서도 더 높아진 상황"이라며 "그 결과가 0.7%포인트라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급격히 떨어진다면 전망치를 또 하향 조정해야 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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