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전면 파업 중인 현대차 노조. 김하영 수습 기자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임금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10년 만에 전면파업에 나섰다. 울산·아산·전주공장 생산라인이 하루 동안 모두 멈춰 서면서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차의 생산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시간 가동 멈춰…"정년연장 쟁취"
2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6시45분부터 근무하는 1직 조합원과 오후 3시30분부터 근무하는 2직 조합원 모두 출근하지 않았다. 근무조별로 각각 8시간씩 파업하면서 이날 생산라인은 주야간을 합쳐 총 16시간 가동을 멈췄다.
생산직과 사무직 등 3만9천명의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 집결해 "원청교섭 쟁취하여 불평등을 박살 내자"며 "현대차 자본은 답하라. 정년연장 쟁취하자"고 외쳤다.
이종철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 10년 동안 파업다운 파업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왜 파업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전면 파업 이유를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또 교섭 중반부터 쟁점이 된 정년 연장을 의식한 듯 "(현대차를) 세계 최고의 회사로 만든 선배님들이 매몰되어 있다"며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임금을 주기를 바란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내몰리는 이 구조를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성호 기아차 노조 지부장도 "사측은 불안한 대외환경과 법을 핑계로 대며 2만5천 조합원 요구를 짓밟았다"며 "자기 주머니만 채우는 현대차그룹의 행위를 규탄한다. 국민연금과 정년연장은 즉시 이뤄져야 한다"고 외쳤다. 기아 노조는 이날 전면 파업 대신 6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 중이다.
성과급·상여금부터 정년 연장까지…끝없는 노사 평행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전면 파업 중인 현대차 노조. 김하영 수습기자
현대차 노사가 이견을 쉽게 좁히지 못하는 까닭은 넓어진 전선 탓이다. 협상 초반에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인상 폭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지만, 교섭 중반부터는 핵심 쟁점에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이 추가됐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 지급률을 기존 750%에서 800%로 올리고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한편, 과거 노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8만9천원원 인상과 함께 월 기본급의 350%에 해당하는 성과급과 1천만 원을 별도로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자사주 15주 지급도 더했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향후 법제화가 이뤄질 경우 보충교섭을 통해 시행 시기와 임금피크제 등을 논의하자는 게 사측 입장이다. 해고자 복직 역시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등 관련 여건을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회사의 사내유보금 등을 근거로 상여금 인상과 정년 연장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 18일 40여일 만에 재개된 본교섭에서도 노사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후에도 실무진을 중심으로 물밑 협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의 추가 제시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파업 수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2016년에도 임금협상 과정에서 106시간의 파업을 벌였다. 올해도 이미 장시간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가 파업까지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신차 출시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누적 생산 차질 6만대 넘어…추가 파업 가능성
이번 전면파업으로 현대차의 올해 누적 생산 차질은 6만대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 국내 생산라인의 시간당 생산량을 약 460대로 계산하면 이날 전면파업으로만 약 736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노조가 오는 24~25일 예고한 근무조별 4시간 부분파업까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누적 생산 차질은 약 6만2천대, 매출 차질은 약 2조6천억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하반기 판매 회복을 노리는 현대차의 신차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하반기 아반떼와 투싼, 싼타페, 제네시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2~6시간씩 부분파업을 이어왔다. 이날 전면파업에 이어 오는 24~25일에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추가 파업 여부는 2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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