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 송호재 기자부산시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 등 지역 문화·예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첫 숙의 절차로 공개 토론을 진행했다. 지역 예술계와 상생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시민 사이에서는 개관 공연을 이미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면피를 위한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 24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형 오페라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민토론회'에는 부산시 관계자와 문화·예술인,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했지만, 전반적인 토론은 찬반 양론이 뜨거운 '라 스칼라 초청 공연'에 집중됐다.
시는 부산오페라하우스와 개관 축하 페스티벌을 통해 제작 극장 시스템 자산화, 전문인력과 지역 예술인 양성, 국제협력 확대 등 지역 예술 생태계 육성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부산시가 계획대로 주요 문화 현안을 속도감 있게 해결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특히 지역 예술계와 상생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세계적인 시설과 공연 유치의 필요성에도 일부 공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산시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박재율 상임대표는 "발제문을 보면 2027년, 2028년까지 자체·공동제작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비전문가가 봐도 과연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특히 연도별로 어느 정도의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 없다. 자칫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어음을 남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산시에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적인 조직이 없다. 현재 시 담당자들은 1~2년마다 자리를 옮겨야 한다"며 "전문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는 재단법인을 설립하거나 민관 거버넌스를 만드는 등 시스템을 먼저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시민을 설득하기 위해 형식적인 공론화를 진행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 문희숙 씨는 "여기 공론장에 와 보니, 마치 라 스칼라 공연을 (반드시) 해야 될 것처럼 시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며 "시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 라 스칼라 공연을 위해 110억 원을 투자한다는 말을 듣고 굉장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에는 투자하지 않으면서, 라 스칼라 공연에 초청된 몇몇 사람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연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는 여론조사와 문화협력위원회, 타운홀 미팅 등 숙의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라 스칼라 공연 여부를 최종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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