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과 중국 국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수습이 이어지고 있는 30일(현지시간) 최초 사고 지점에서 100여km 떨어진 치트완 나라야니 강가에서 시민들이 흙탕물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네팔 대홍수로 수많은 곳이 참사 현장으로 변했습니다. 진흙더미에 마을 전체가 뒤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현지에서 수력발전소를 짓던 한국인 직원 9명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데요.
네팔에 나가 있는 정영철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 특파원!
[기자]
네, 네팔 카트만두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네팔 피해 현장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전반적인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CBS 취재진이 며칠 동안 네 곳의 마을을 둘러봤는데요. 대홍수가 시작된 라수와 아래 있는 누와코트와 다딩이라는 곳입니다. 가는 곳마다 건물들이 처참하게 무너졌거나 진흙더미에 묻혀 있었습니다. 트레일러나 차량들도 아무렇게나 진흙에 처박혀 있었고요. 어떤 마을은 전체가 토사에 완전히 파묻혀서 전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현지 주민한테 250가구가 있었던 마을이라는 설명을 듣고서야 마을의 존재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인서트/리라바듯 만다리] "처음 밀려올 때는 자동차들도 떠내려왔습니다. 지금 같은 맑은 물이 아니었어요. 그냥 흙더미 같았습니다."
[앵커]
가족과 집을 잃은 많은 네팔 주민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주민들 얘기 좀 들어보셨나요?
[기자]
네, 많은 현지인들이 이번 대홍수는 평생 처음 겪는 재앙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만큼 피해도 클 수밖에 없었는데요. 제가 처음 찾은 비두르에서는 남편을 잃은 여성이 울부짖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여성은 신발도 없이 무너진 집을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었고요. 일부 주민들은 정부의 도움이 없다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저와 자세히 인터뷰를 했던 얼준 거주레 씨는 아내와 식사하던 중에 급하게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인서트/얼준 거주레]
"홍수가 났다는 경고음을 듣고 아내와 저는 오토바이를 타고 급하게 도망쳤습니다."
뒤에서는 쾅쾅하는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렸다며 위험천만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줬습니다. 챙겨온 물건은 없느냐고 묻자, 거주레 씨는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전부라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네팔과 중국 국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수습이 이어지고 있는 30일(현지시간) 네팔 치트완 나라야니 강가에서 시민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이재민의 수도 어마어마할 텐데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던가요?
[기자]
네팔의 이재민 숫자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은 군부대나 학교, 교회 등지에 차려진 임시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마을 인근에 있는 한 학교를 찾아가 봤습니다. 교실 난간마다 빨래가 널려 있고, 몇몇 사람은 식탁도 없이 그늘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NGO 단체 차량이 감자 등 구호물자를 나눠주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중앙 건물 앞에서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구호품을 받기 위해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남성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고 물으니, 물과 화장실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활은 열악했습니다. 다딩의 이재민 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11살 소림 띠망 학생은 집에도 가지 못하고 공부도 못한다며 울먹였습니다.
[앵커]
상황이 많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복구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던가요?
[기자]
누와코트 비두르에선 포크레인과 불도저 같은 중장비를 동원해 한창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틀간 둘러본 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곳보다 그렇지 못한 지역이 더 많았습니다. 아예 손도 못 댄 곳도 있고요. 복구 인력이 오지 않은 데비갓이라는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가재도구 등 쓸 만한 물건을 찾기도 하면서 일상을 되찾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 마을 안쪽 끝까지 가보니 다리가 끊긴 채 거센 물살만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취재진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실제 복구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은 훨씬 더 광범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주민은 이번 홍수로 피해를 본 마을이 45개에 달한다는 말했습니다.
[앵커]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에 대한 수색도 난항이라고 하는데요. 진행상황은 어떤가요?
네팔 대규모 홍수로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9명을 수색하기 위해 파견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헬기 운행에 난항을 겪자 육로 수색을 시작했다. 신속대응팀 대원들이 31일(현지시간) 네팔 비두르 바타르 인근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길이 막혀 대기하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네, 안타깝게도 아직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 9명은 육로를 통한 수색을 위해 오늘 아침 현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차량을 타고 강 상류에 있는 피해 지역과 1, 2㎞ 떨어진 마을까지 도착한 후 이곳에서 숙영을 하며 수색 작업을 벌일 계획입니다.
[인서트/조현문 소방청 구조본부장] "오늘 람체 쪽으로 수색 정보 수집을 위해 현장에 갑니다. 안전 유의해서 신속한 수색과 구조가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네팔 당국이 오늘은 운항을 허가하면서 헬기 1대도 실종자 수색에 나섰습니다. 수색 범위를 넓혀 실종된 한국인들이 있었던 사무동과 위어 댐 상공을 우선적으로 살펴볼 계획입니다. 이곳은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들이 일했던 수력발전소는 네팔 당국이 집중적으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곳보다 더 상류에 있어 자원 동원에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홍수의 피해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실종자 숫자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팔 재난관리청이 집계한 실종자는 2502명으로 늘었습니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집계한 티베트 자치구 지역 실종자 546명을 합하면 모두 3천명을 넘습니다. 양국에서 발생한 사망자도 최소 804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네팔 현지에서는 실종자 수가 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네팔에서 정영철 특파원였습니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