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갈릴레이. 연합뉴스"Eppur si muove" 이탈리아어 표현이고 영어로는 "And yet it moves" 라고 한다. 우리 말로 풀어보면 "그래도 그것은 움직인다"라는 뜻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633년 종교재판에서 자신이 견지해왔던 지동설을 철회한다고 선언한 직후 '혼잣말'로 남긴 것이라고 알려져온 '명언'이다.
어릴 때 읽었던 위인전기에서 갈릴레이가 재판에서 처벌받지 않기 위해 천동설을 인정은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지동설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는 장면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기억도 부정확하지만 상당수 대중에게 이렇게 각인된 이야기인 것도 사실이다.
물론 갈릴레이가 이 말을 실제로 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고 분명한 목격자도 없다.
다만 18세기 이탈리아 작가 주세페 바레티(Giuseppe Baretti)가 그의 작품에서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소에서 풀려나자마자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을 내려다보며 발자국을 찍고 저 말을 했다'고 적었고 이 이야기가 다른 작가들에게 알려지면서 갈릴레이가 재판 직후 혼잣말로 이렇게 한 것처럼 재구성했다는게 역사학계의 중론인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안이 언제나 옳은것도 아니고 또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라면서 "정부 각부처는 국민과 국회 지적 그리고 제안들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지적과 제안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입법과 예산에 충실하게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이 발언은 정부안이 절대적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대안이나 합당한 지적이 제시된다면 유연하게 이를 수용하라는 지침을 각 부처에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정부가 내놓았던 세제개편안의 골자는 이른바 '똘똘한 비싼 한 채' 를 잡기 위해 비거주자에게 종부세와 양도세 부담을 늘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자 여당에서도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국회로 넘어오면 손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를 압박해 왔다.
실제로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세제개편안에서는 한발 뒤로 물러섰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달 3일 발표때는 공제액을 9억 원으로 축소하겠다고 했었지만 약 한 달 만에 원안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만 거주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에서 14억으로 올리기로 한 것은 유지했다.
비거주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은 당초안보다 조금 높여주되 거주자는 공제한도를 2억원 올려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나름 차등은 유지하려고 애쓴 흔적은 보인다.
공은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차등을 주지 말자는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국회가 입법권과 심의권을 행사해 수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만큼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어떻게 수정될지는 주목해야 하겠다. 민주당 생각대로 차등을 아예 없앨지, 아니면 원안만큼은 아니지만 차등을 얼마라도 둘지가 관전포인트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그런데 이날 국무회의 발언에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국민주권정부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입니다"라면서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제도 역시 조세 정의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시정할 것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엑스 글의 결연한 분위기와 국무회의에서의 유연한 발언, 그리고 수정된 세제개편안 사이에는 온도차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수용자세를 보이면서도 투기타파에 대한 소신은 숨기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갈릴레이가 재판 직후 혼잣말처럼 한 것으로 알려진 '그래도 그것은(지구는) 돈다'는 말이 겹쳐 떠오른다. 지구는 지금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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