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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논란의 이면…문제의 본질은 여야가 빚어낸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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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로 두 번 국회 입성한 용혜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합작한 위성정당이 원죄
선거제 개혁론 재점화…얽힌 셈법에 진통 불가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위성정당을 발판으로 비례대표를 두 번 지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직도 유지한 채 장관직까지 맡겠다고 하면서, 편법의 최대 수혜자가 특혜만 누린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비판은 야당뿐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편법과 꼼수를 방지하기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및 위성정당 문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당서도 "용혜인, 떡 하나는 내려놔라"

용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SNS에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인 자신이 사퇴하면 당이 원외정당으로 밀려나고, 연 11억원 규모로 알려진 국고보조금도 끊긴다는 이유에서다. 비례대표가 장관이 되면 의원직을 내려놓고 후순위가 승계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용 후보자의 다음 순번은 기본소득당이 아닌 민주당 몫이어서 사퇴해도 당에 의석을 남길 길이 없다.

비판은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야당은 '국민 혈세'로 국고보조금을 계속 받으려는 꼼수라며 공세를 폈다. 눈길을 끄는 건 여권 내부의 기류다. 민주당 박선원 최고위원은 다음 순번이 있으면 사퇴하는 게 맞다며 압박했고, 정일영 의원도 의정 공백을 줄여 온 관례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양손에 든 떡 중 하나는 내려놓으라"고 직격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국면에서 용 후보자 리스크가 악재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용 후보자를 향한 시선이 따가운 건 두 번 다 기본소득당이 아닌 위성정당 명부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그는 21대 총선에선 더불어시민당 비례 5번, 22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6번으로 당선됐다. 두 번 모두 선거 직전 기본소득당을 탈당해 위성정당에 들어갔다가, 당선 뒤 형식적인 제명 절차를 밟아 다시 복당하는 사실상의 '꼼수'를 거쳤다.

이러한 방식이 가능했던 배경엔 소수정당의 국회 진입을 넓히자는 취지로 2019년 말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있다. 유권자의 표심을 국회 의석에 좀 더 반영시키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장벽을 낮춰 국회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명분으로 2019년 말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다.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을 채워주되 지역구에서 이미 이긴 몫을 빼고 모자란 부분만 비례로 보태주는 방식이다. 예컨대 득표율 10%인 정당이 30석을 받아야 하는데 지역구에서 20석을 이겼다면, 모자란 10석 가운데 절반인 5석만 비례로 채워준다. 부족분을 다 메우지 않고 50%만 반영해 '준(準)연동형'으로 불린다.

이 구조에선 지역구를 많이 이긴 정당일수록 비례 의석을 챙기기 어렵다. 이미 지역구 당선만으로 득표율에 해당하는 의석을 거의 채웠기 때문이다. 그러자 거대 양당은 정면으로 제도를 비틀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비례 전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세웠고, 민주당도 더불어시민당으로 맞불을 놨다. 지역구는 모(母)정당, 비례는 위성정당으로 표를 갈라 받은 뒤 선거가 끝나면 둘을 합치는 방식이다. 결국 21대 총선에서 두 위성정당이 비례 47석 중 36석을 삼켰고, 소수정당 몫으로 돌아갈 의석은 쪼그라들었다. 4년 뒤에도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으로 판박이처럼 반복됐다. 소수정당을 돕겠다던 제도가 되레 거대 양당의 덩치만 키운 셈이다. 용 후보자는 바로 이 위성정당 명부의 당선권을 두 차례 배정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이런 만큼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의 밑바탕엔 위성정당을 만든 거대 양당의 책임도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수정당을 돕겠다던 제도를 거대 양당이 앞장서 무력화하면서, 소수정당 인사가 그 편법 명부에 올라타는 구조 자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한성민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례성을 높이려는 제도 취지 자체엔 공감한다면서도 "그 속에서 편법으로 혜택을 본 행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을 막지 못하는 상태에서 준연동형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진단했다.

용 후보자에 대해선 소수정당의 대표성 확대를 내세워 온 인사가 정작 제도의 허점을 두 번이나 적극 활용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한 번은 불가피했다 해도 같은 방식을 두 번 반복한 것은 유권자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단기간에 위성정당을 급조했던 21대와 달리, 22대는 4년의 시간이 있었던 만큼 그사이 제도 개혁에 힘썼어야 했는데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 역시 같은 방식을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비례를 두 번할 만큼의 자격과 역할을 갖췄는지가 문제"라며 "기본소득당 자체도 자강이나 경쟁력을 키우기 보다는 비례 만들기에 올인한 게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선거제 개혁론 재점화?…얽힌 셈법에 진통 불가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용 후보자 사태를 계기로 준연동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 대표는 "21대 국회에서 표의 등가성을 지키면서도 위성정당은 불가능하게 하는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민주당 내 정파적 이해관계 탓에 다수 의견으로 채택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4년 총선도 옛 제도로 치러진 만큼, 이 법안들을 다시 꺼내 개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이미 준연동형에 따른 위성정당 문제에 대한 시각이 있는 상태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2026년 정기국회 입법과제로 '위성정당 방지를 대전제로 한 준연동형 개혁'을 제시했다. 선거제도개혁특별위원회를 꾸려 개혁을 전담시키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위성정당 방지 여부는 기술적으로 풀어야 하고, 비례대표를 확대해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고쳐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역대 국회에서 선거제 개혁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여러 의제 중 하나로 밀려 심층 논의가 부실했고, 이해득실을 둘러싼 대립 끝에 번번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2대 국회 정개특위도 12·3 내란과 탄핵 여파로 역대 가장 늦게 출범한 데다, 6·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을 부칙 특례로 급히 처리하는 데 그쳤다.

향후 선거제 개편 방향을 놓고도 각 당의 셈법이 엇갈린다. 민주당에선 권역별 비례대표제·석패율제가, 국민의힘에선 병립형 회귀가 거론된다. 여기에 지역구 의석과 직결된 각 당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논의나 합의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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