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제기한 뒤 당 규약 개정을 통해 통일과 민족 등 대남 관련 부분을 모두 삭제하는 한편 당 총비서의 권능·권한 강화 등 유일영도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당 규약에서 통일 등 대남부분을 모두 삭제함에 따라 적어도 당 규약 규범 차원에서는 평화통일이든 무력통일이든 통일은 폐기했으며, 당 총비서의 세부적인 권한 강화는 후계 세습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3일 중구 달개비하우스에서 '북한 제9차 당 대회 개정 당 규약 분석 및 북한 정세 평가' 주제로 개최한 언론간담회를 열어 북한이 지난 2023년 12월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제기한 뒤 2024년 6월과 2026년 2월 9차 당 대회에서 개정한 노동당규약 전문을 공개했다.
개정 당 규약은 '북반부'와 '전국적 범위', '조국의 평화통일', '통일전선', '남조선', '민족대단결' 등 통일과 민족 등 남북 관련 표현 전체를 삭제했다.
아울러 '미제의 침략무력을 철거'와 '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와 같은 주한 미군 철수나 외세 배격을 촉구하는 내용도 모두 사라졌다.
통일 및 민족 관련 표현은 이미 지난 2024년 6월 당 규약 개정을 통해 삭제됐다는 것이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설명이다.
김일기 전략연 수석연구위원은 "당 규약 상 '남조선 혁명론'이 삭제된 것은 맞지만 당 규약과 헌법에 '적대적'이라는 표현을 명문화하진 않았다"며 "'두 국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남북 관계에서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남겨 놓은 것 아닌가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통일 및 민족 관련 표현이 사라지는 대신 '전시' 조항이 처음으로 추가됐다. "전시에는 당중앙위원회 위임에 따라 당 앞에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할 수 있다"며 당 정치국에 중요 결정권을 부여하는 내용, 노동당 조직 구성과 관련해 전시에는 선거 절차를 생략하는 내용 등이다.
김인태 전략연 수석연구위원은 "당 규약에서 통일을 폐기하는 조치에 대응해 전시 관련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며 "유사시 당 중앙위원회를 대체하는 정치국 중심의 국방 지휘체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 당 규약은 아울러 당 총비서의 권한을 회의소집권과 간부 임면권만이 아니라 당원 입출당권과 부서 해산권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명기했다. 입당 연령은 18세에서 20세로 상향됐다.
당 총비서의 권능과 권한을 매우 세밀하게 당 규약에 규정한 것은 김정은 유일영도체계의 강화와 함께 후계 세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됐다.
전략연은 당 규약과 헌법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 강조하는 '유일영도체계 10대 원칙'도 수정·보완이 마무리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략연은 "북한이 9차 당 대회를 계기로 당규약, 헌법, 10대 원칙으로 구성된 통치규범 재정비를 일단락했다"며 "'김정은 시대 2.0'의 통치규범이 제도화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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