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법무부-성평등가족부 등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앵커]
정부가 공공기관을 대대적으로 손보기로 했습니다.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을 대상으로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인 109곳의 기능을 개편합니다.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아직 수도권에 남아있는 중앙부처도 세종시로 옮긴다는 계획입니다.
첫 소식, 정책부 김동빈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번 발표 핵심부터 짚어볼까요?
세종시 도심 전경. 연합뉴스
[기자]
네. 한마디로 합칠 곳은 합치고, 나눌 곳은 나누고, 옮길 곳은 옮기겠다는 겁니다.
먼저 공공기관은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을 합치고 성격이 다른 기능은 떼어내는 방식으로 109개 기관을 정비합니다.
동시에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350여 곳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이전계획을 마련해 내년부터 지방 이전에 착수합니다.
중앙행정기관도 규모와 파급효과가 큰 곳부터 내년 상반기 세종 이전을 시작합니다.
한성숙 국무총리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한성숙 국무총리]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개를 대상으로 잔류 최소화 원칙 하에 올 4분기 중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하겠습니다."
결국 정부와 공공기관이 무슨 일을 어디에서 할지까지 한꺼번에 다시 짜겠다는 게 이번 발표의 큰 그림입니다.
[앵커]
그럼 먼저 109개 공공기관의 기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손보겠다는 겁니까?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건 발전공기업입니다.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발전 5사를 가칭 '한국발전'이라는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합니다.
지난 2001년 전력산업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 나눴던 발전사들을 25년 만에 다시 하나로 합치는 겁니다.
정부는 발전사별로 흩어진 연구개발과 재생에너지 투자를 모으고 연료와 정비자재를 공동구매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도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합칩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도 통합하고, 모든 광업소가 폐광한 석탄공사는 청산합니다.
반대로 LH는 둘로 나눕니다.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은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 주거복지와 자산비축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합니다.
성격이 다른 개발과 주거복지 기능을 떼어내 각각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이익 일부를 주거복지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는 유지합니다.
이 밖에 코레일과 SR의 고속철도 운영체계를 일원화하고, 유사·중복 기관과 자회사, 소규모 기관도 정비합니다.
[앵커]
이런 기능개혁과 함께 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지방이전도 추진하죠? 앞서 1차 이전과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요?
[기자]
네. 이번에는 단순히 공공기관을 지방에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된 기관을 한 지역에 모으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정부는 1차 이전 이후에도 수도권 집중이 이어졌고, 기관들이 여러 지역에 분산되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1차 이전 당시 적용했던 잔류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겠습니다.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겠습니다."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의 전략산업이나 대학과 관련된 기관을 함께 배치해 기업과 일자리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입니다.
청사를 새로 지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을 임차해서라도 내년부터 선도 이전에 착수합니다.
다만 350여 곳이 모두 이전하는 건 아니고, 잔류 필요성을 다시 따져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지역을 정하게 됩니다.
당초 10월이나 11월쯤으로 예상됐던 대상기관 발표도 공론화와 국정감사 일정 등을 감안하면 다소 늦어질 전망입니다.
정부는 올해 4분기 중 최종 이전계획을 발표할 방침입니다.
[앵커]
공공기관뿐 아니라 중앙부처의 세종 이전도 다시 추진한다고요.
[기자]
네. 우선 법무부와 성평등부가 대표적입니다. 두 부처는 현재 행복도시법상 세종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정부는 법을 고쳐 이들 기관을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규모와 이전 효과가 큰 기관을 우선적으로 옮길 계획입니다.
공소청과 중수청, 경찰청처럼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를 새로 지은 뒤 이전합니다.
외교부와 통일부는 대통령실이 이전하는 2030년이나 국회 세종의사당이 완공되는 2033년에 맞춰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오늘 발표에는 금융위원회 등 그동안 이전 가능성이 거론됐던 기관들이 빠졌는데요, 이전 대상에서 제외되는 건 아닙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입니다.
[인서트/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오늘 발표에 없다고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4분기에 걸쳐 이전계획, 이전 대상 기관을 최종 확정해 고시하겠습니다."
결국 법무부와 성평등부가 우선 대상으로 제시됐을 뿐 추가 이전 대상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를 거쳐 구체적인 대상과 이전 시기를 확정할 계획입니다.
[앵커]
정부의 계획대로 추진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겠죠?
[기자]
네. 오늘 발표는 큰 그림이고, 이제부터가 실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109개 기관의 기능을 손보려면 조직과 인력, 보수체계를 조정해야 하고 일부 통폐합과 청산에는 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지방 이전도 직원들의 주거와 자녀 교육 문제는 물론 기관을 보내고 받는 지역의 이해관계까지 조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통폐합되는 기관 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보수 등 처우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전 직원에 대해서도 주거 지원과 교육·교통·의료 등 정주여건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1차 이전 당시 논란이 됐던 이전 직원 대상 아파트 특별공급을 다시 도입할지는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합니다.
결국 109개 기관의 기능개혁과 2차 지방이전이라는 큰 방향은 정해졌지만, 기관과 지역, 노동계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해 실제 실행까지 끌고 가느냐가 관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책부 김동빈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