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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고 느렸던 美 소년, 마침내 꿈을 이뤘다…최고 볼링 대회 석권 "그러나 아이에겐 골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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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크롤이 7일 경기도 용인 볼토피아에서 열린 '제28회 DSD삼호 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KPBA 데이비드 크롤이 7일 경기도 용인 볼토피아에서 열린 '제28회 DSD삼호 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KPBA 
한국프로볼링(KPBA) 최고 권위 대회에서 본토 미국프로볼링(PBA) 3회 우승에 빛나는 강자가 정상에 올랐다. 키가 작고, 발도 느려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볼링이었지만 한국과 미국 최고 대회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데이비드 크롤(30·미국)은 7일 경기도 용인 볼토피아에서 열린 '제28회 DSD삼호 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결승에서 아르투로 퀸테로를 눌렀다. 16년 동안 멕시코 국가대표를 지낸 베테랑을 237-197로 완파하며 우승컵과 상금 6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2번째 출전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크롤은 지난해 27회 대회 때 한국 무대에 첫 선을 보여 예선 탈락했지만 올해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PBA까지 포함하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크롤은 2024년 델러웨어 클래식, PBA 플레이오프에 이어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USBC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고, 올해는 한국 무대까지 접수했다.

크롤은 결승에 앞선 4강전 격인 슛아웃 1경기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실수 없이 안정된 투구로 205점을 따내 193점의 아마추어 이정식과 172점의 김영환(9기·팀 퍼펙트)을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멕시코 국가대표로 잔뼈가 굵은 퀸테로. KPBA 김언식 회장이 "한때 한 달 상금만 1억 원을 찍을 만큼 대단한 실력자"라고 인정한 선수였다. 퀸테로는 슛아웃 2경기에서 무려 스트라이크 9개를 퍼부으며 258점으로 207점의 크리스 바이(미국)와 204점의 임승원(21기·퍼펙트코리아)을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투핸드 볼러 크롤은 결승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1, 2프레임 더블을 앞세워 10핀 이상 리드한 크롤은 당황한 퀸테로의 실수까지 더해 앞서갔다. 크롤은 6~9프레임 연속 스트라이크를 터뜨리며 40핀 이상 대승으로 결승을 마무리했다.

'제28회 DSD삼호 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시상식에서 KPBA 김언식 회장(오른쪽 3번째부터), 크롤, 대한볼링협회 정석 회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한 모습. KPBA  '제28회 DSD삼호 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시상식에서 KPBA 김언식 회장(오른쪽 3번째부터), 크롤, 대한볼링협회 정석 회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한 모습. KPBA 

경기 후 크롤은 "해외 대회에서는 첫 우승인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놀랍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크롤은 동호인인 부모님을 따라 5살 때 처음 공을 잡았다. 취미로 즐기던 볼링이었는데 고교 시절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다. 크롤은 "키가 작아서 농구를 할 수 없었고, 축구를 하기에는 빠르지도 않아 다른 스포츠는 접었다"면서 "그래서 볼링으로 대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고 말했다. 크롤의 키는 약 160cm다.

시련과 방황의 시간을 이겨냈다. 크롤은 "PBA 선수로 상금만으로 생활을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면서 "그래서 볼링장 매니저로 일하면서 PBA 풀 타임이 아닌 큰 대회에만 출전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러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선수로 전념하기로 했다"면서 "2024년에는 예선에서 떨어지면 주말에 일을 했는데 지난해부터는 집중해서 PBA 풀 타임을 소화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크롤은 지난해 PBA 메이저 대회에 이어 올해 KPBA 최고 권위 대회를 제패했다. 크롤은 "PBA는 보통 100명 남짓, 유일한 오픈 대회에 380명 정도 출전한다"면서 "그런데 이번 대회는 400명이 일주일 동안 겨루는데 정말 대단한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감격의 미소를 지었다. 이번 대회에는 한미는 물론 일본프로볼링(JPBA), 유럽 등 17개국 선수들이 출전했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볼링이었지만 어쩌면 하늘의 뜻이었는지 모른다. 크롤은 "꿈을 이룰 수 있었기에 볼링을 정말 잘 선택했고, 전혀 후회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투핸드 볼러 크롤의 투구 모습. KPBA 투핸드 볼러 크롤의 투구 모습. KPBA 

다만 크롤은 볼링을 접하게 해준 부모님보다 아내를 더 찾았다. 우승과 관련해 부모님께 전할 말을 묻자 크롤은 "부모님보다 와이프에게 1순위로 감사하다"면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아내가 집에서 모든 걸 맡아서 한다"며 애처가의 면모를 보였다.

아내 역시 아담하다는 크롤 부부는 현재 애완 동물만 키우고 있지만 2세도 계획하고 있다. 과연 크롤의 자녀도 볼링을 하게 될까. 이에 크롤은 "아이가 원한다면 볼링을 권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골프를 시키고 싶다"는 의외의 답변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제28회 DSD삼호 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이벤트 팀 경기 우승팀 시상식. KPBA  '제28회 DSD삼호 코리아컵 국제오픈볼링대회' 이벤트 팀 경기 우승팀 시상식. KPBA 

3인조 국가 대항 이벤트 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 10개를 앞세운 JPBA(후지이 노부히토·아사토 슈사쿠·오쿠보 유야)가 253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47점의 KPBA(정태화·김태영·박근우)와 237점의 PBA(네이선 보어·앤서니 사이먼슨·토마스 카이코)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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