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389억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조사설계용역 입찰에 동일 최대주주의 지배 아래 있는 특수관계 회사들이 서로 다른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돼 실질적인 독립 경쟁 여부가 공정성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광주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LH는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개발사업 조사설계용역'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설계금액은 389억원으로, 일반경쟁입찰과 건설엔지니어링 종합심사낙찰제 2단계 방식이 적용된다. 종합심사는 기술능력평가 80%와 입찰가격평가 20%를 합산해 낙찰자를 선정한다.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은 광주 군공항 부지 일원 826만㎡(약 250만평)에 조성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해당 부지를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한 데 이어 LH가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돼 조사설계용역 발주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입찰에는 Y사와 S사, J사 종합건축사사무소가 각각 대표사로 참여하는 3개 컨소시엄(공동수급체)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Y 컨소시엄은 4개 업체, J 컨소시엄은 I사를 포함한 4개 업체, S 컨소시엄은 3개 업체로 각각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쟁점은 서로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한 Y사와 I사의 관계다. Y사와 I사의 공시자료를 보면 I사는 Y사의 기타특수관계자 가운데 '최대주주의 피지배회사'로 분류돼 있다. 취재 결과 이처럼 특수관계에 있는 이들 두 회사는 이번 입찰에서 서로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해 경쟁하는 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두 회사가 다른 공공 설계용역에서는 같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사례도 확인됐다. 올해 강원 영월지역에서 진행된 설계용역에서도 유신과 일신이 함께 공동계약에 참여했다.
LH의 이번 입찰 공고에는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동일 입찰 건에 대해 공동수급체를 중복으로 결성해 참여한 경우 해당 입찰을 무효 처리하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공고문에는 동일 최대주주의 지배 아래 있는 별도 법인까지 동일한 공동수급체 구성원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명시적인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다.
LH 공정계약부서 관계자는 취재 과정에서 국가계약법상 동일 최대주주의 지배 아래 있다는 이유만으로 별도 법인의 입찰을 무효로 하는 규정은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범위에서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이번 용역에 별도로 적용되는 세부 기준이 있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H 국가산단사업2팀 관계자도 동일 최대주주의 지배 아래 있는 별도 법인들이 각각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경우 공동수급체 중복 참여 제한 규정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담당자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Y사 관계자는 특수관계사라고 하더라도 입찰에는 각각 별도의 회사로 참여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수관계사여도 같이 꼭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며 "사업에 참여할 때는 실적이나 기술자 상황에 따라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Y사와 I사가 서로 협의해 각각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협의 같은 것은 아니다"며 "사업에 참여할 때는 특수관계사더라도 서로 얘기하거나 그러는 것은 아니고 다른 회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LH 공고의 공동수급체 중복 참여 제한 규정과 관련해서도 Y사와 I사는 대표가 다르고 별도 법인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번 용역은 기술능력평가가 전체 평가의 80%를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수백억원 규모의 공공입찰에서 동일 최대주주의 지배 아래 있는 특수관계 회사들이 각각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해 경쟁하는 구조를 실질적인 독립 경쟁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LH는 이번 입찰 공고에서 입찰담합이나 입찰·계약 관련 부정행위 등이 의심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낙찰자 결정이나 계약 취소, 부정당업자 제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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