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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조정으로 늘어난 '공소기각'…중수청도 논란의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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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공소기각 3년 새 33%↑…수사 범위·절차 위반 쟁점
'마약동아리'도 수사 범위 일탈에 공소기각 확정
'중대한 위법수사·소추재량권 일탈' 공소기각 사유 신설
중수청 출범에 수사권 재편…기관 간 '경계 다툼' 우려

연합뉴스연합뉴스
2021년쯤부터 시작된 검경의 수사권 조정 등 여러 형사사법체계 변화 속에서 법원의 '공소기각' 판결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의 수사 범위나 절차가 문제되면서다.

그렇다면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이 완전히 사라지는 오는 10월 2일부턴 어떻게 될까. 일각에선 혼란이 줄어들 거란 예상도 하지만, 반대로 새롭게 추가된 공소기각 판결 사유와 수사기관 간의 경쟁 등으로 문제가 더 심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판종결' 공소기각, 3년 간 33% 증가…檢수사권 제한 여파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의 공소기각 판단의 증가는 수치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공소기각은 수사기관의 권한이나 절차에 있어 법률에 위반되는 하자가 있는 경우 법원이 사건의 유·무죄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행정처가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형사 재판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사람은 지난 2022년 2656명에서 매해 꾸준히 늘어 2025년 3536명으로 나타났다. 3년 새 33%나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수치의 변화는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이른바 검찰개혁의 여파가 점차 판결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2021년 이전에 검사는 모든 범죄에 대해 수사권이 있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시행으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6대 중요범죄 혹은 경찰 송치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한해서만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제한됐다.

마약 투약 '자백'한 명문대 마약동아리 사건도 공소기각 확정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이를 테면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은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대장동 개발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고문으로 활동해 변호사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권순일 전 대법관 사건 1심에서 공소기각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변호사법 위반죄가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았으며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있었다고 봤다.

1심뿐 아니라 비슷한 사례로 대법원에서 공소기각이 확정된 판결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법원은 지난달 '명문대 마약동아리' 사건 관련 피고인 30대 의사 이모씨와 20대 배모씨의 마약 투약 등 혐의 사건에 대해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씨와 배씨는 검사로부터 수사를 받던 과정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자백하고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은 두 사람에 대한 검사의 기소가 법률상 수사 개시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참고기사 : 누군 유죄 누군 무죄…'마약동아리' 그 검사 "이게 정의인가")

부장검사를 지낸 법무법인 삼현의 권나원 대표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별도의 혐의가 발견되면 검사 입장에서는 이를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만큼, '직접 관련성'의 범위를 넓게 해석해 추가 범죄를 수사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결국 직접 관련성의 범위가 모호했던 것이 문제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檢수사권 폐지된 10월 이후도 여전할 듯…"해석 충돌로 혼란 가능성"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이 시행되는 10월 2일부터는 '검사의 수사권' 문제로 공소기각이 나오는 경우는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권 변호사는 "개정법이 시행되면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마약동아리 사건과 같은 유형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유형의 공소기각 판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형소법 개정엔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경우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서성민법률사무소의 서성민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 공소기각 판결을 하도록 돼 있다"며 "수사권 문제에 대해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다면 이에 관한 사안들은 앞으로도 법정에서 다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여당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염두에 두고 추가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 불이 붙기도 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크게 수치적으로 (공소기각 판결이) 증가할지 장담할 순 없지만, '중대한', '현저히' 같은 부분에서 해석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당분간 적잖이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검·공수처도 못 피한 공소기각…중수청 수사범위도 논란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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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검찰은 더 이상 직접 수사를 못하게 됐지만,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라는 수사기관이 신설되고 수사권 재편이 또다시 이뤄지는 만큼 수사 범위 문제로 인한 공소기각 문제도 계속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검찰 이외의 수사기관이 수사한 내용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이 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김건희 특검이 양평고속도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별개의 뇌물 혐의를 수사해 기소한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해당 혐의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과 합리적인 관련성이 없다며 공소기각을 확정했다. 같은 특검이 기소한 김건희씨 일가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와 함께 투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도 같은 이유로 공소기각 판단을 받았다.

공수처의 경우엔 1호 인지 사건으로 고위공직자인 전직 경찰 경무관의 뇌물 사건을 수사하면서 민간인 공여자 등을 함께 기소했지만, 최근 항소심 재판부는 공수처에 이들 민간인에 대한 직접적인 기소권이 없다며 공소를 기각한 바 있다. 이외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사건을 비롯해 공수처의 수사 및 기소 범위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중수청 역시 법이 중대범죄 등 수사 범위를 정하고 있어 비슷한 논란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새 수사기관의 출범으로 경찰, 중수청, 공수처 등이 경쟁적으로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다수 법조계의 전망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 역시 바뀐 형사사법체계가 자리잡을 때까지 절차나 수사 범위와 같은 부분에 대해 더 예민하고 엄격하게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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