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에케 호모'의 오수완 작가가 15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다산북스 제공인류의 99%가 사라진 폐허에서 한 소녀와 중년 남자가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선다. 거창한 인류 구원의 임무가 아니다. 남자는 소녀에게 오래된 영화 한 편을 보여주려 한다.
다산책방은 제1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오수완의 장편소설 '에케 호모'를 출간했다. 올해 341편의 응모작 가운데 선정됐으며, 혼불문학상에서 SF가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소설은 붉은 몸의 초월적 존재 '프라임'이 일으킨 재앙 '강림' 이후 30년의 세계를 그린다.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소녀 서브와 보호자 노먼은 엑스포가 열리는 도시 '지텍'을 향해 자전거로 폐허를 가로지른다.
노먼은 서브에게 생존 기술뿐 아니라 책 읽는 법과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 생명을 함부로 해치지 않는 법을 가르친다. 작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외형을 빌려 사랑과 책임, 폭력과 윤리,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를 살핀다.
제목 '에케 호모(Ecce Homo)'는 요한복음의 '이 사람을 보라'에서 가져왔다. 심사위원들은 기존 아포칼립스물과 다른 인물과 여행기 형식, 간결한 문장과 여백을 높이 평가했다. 은희경 소설가는 "인간 본성과 문명의 폭력성을 그리고 있지만 휴머니즘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다산북스 제공
오 작가는 이날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작품을 "일종의 사회실험을 통해 인간을 묘사한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명이 무너진 뒤에도 남을 것으로 책과 영화 같은 예술을 꼽았다.
한의사로 일하며 16년째 소설을 써온 그는 "글을 쓰지 않으면 제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나 자신이 되기 위해 글을 쓴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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