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이 공개한 미국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의 이민 단속 현장 모습. 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제공지난해 우리나라에 충격을 주었던 미 이민 당국의 한국인 노동자 집단 체포 및 구금 사태가 1년을 맞았다. 그동안 잊혔던 뉴스가 1년 째 되는 최근 다시 떠올랐다. 당시 체포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백 여 명이 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이번 손배 청구는 마땅히 해야 할 대응이다. 한국인 노동자 체포와 구금 과정은 너무나도 불법 부당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받았다. 반이민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조차 '이민단속국이 멍청한 짓을 했다'고 까지 말할 정도였다. 단속 당시 이민 당국이 받은 영장에는 4명이 적혀 있었으나 체포한 근로자는 400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300여 명이 한국인이었다. 이들 한국인들은 합법적 체류 자격이었다. 그런데도 미 이민 당국은 묻고 따지지도 않고 수갑과 족쇄까지 채워 모조리 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미란다 고지' 등 적법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구금 생활은 더욱 끔직했다. 한때 80여명이 한 방에 갇히는가 하면 화장실도 태부족이었다. 체포 이유 등도 설명해주지 않은 채 서류에 서명하라고 윽박질렀다는게 구금자들의 얘기다.
미국 안팎의 비판 여론에 미국 정부는 체포 일주일 만에 한국인 노동자를 '자진 출국' 형식으로 풀어줬지만 구금 노동자의 상처는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해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갔을 뿐인데 하루 아침에 중범죄자로 체포구금돼 사실상 '추방'됐으니 유무형의 손해가 클 것이다. 이번 손배 행정 청구는 이를 복구하려는 첫 걸음이다.
연합뉴스
하지만 미 이민 당국 태도로 볼 때 금전적으로 배상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 국토안보부는 손배 청구에 대해 '범죄 수사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민단속국도 '영장에 의한 정당한 체포'라는 입장이다. 당연히 사과나 유감 표명도 지금껏 없다. 이로 미뤄 미 정부가 손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된다. 미 정부가 청구를 거부하거나 6개월 내 답변하지 않으면 미 연방 법원에 정식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손배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손배 소송까지 가야 한다. 끝까지 가야 한다.
이번 손배 청구를 추진하고 있는 한인 변호사는 '사과 받는 것이 행정 청구의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온갖 미사여구로 한미동맹을 치장하는 것은 부질없다. 진솔한 사과 여부로 한미 동맹의 현 주소를 가늠할 수 있다.
한국 정부도 대미 관계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물론 현실적 한계가 있지만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는데도 말 한마디 못하고 우물쭈물 한다면 국민은 정부를 믿고 의지할 수 있겠는가. 대미 투자가 앞으로도 이어지는 만큼 조지아 주와 같은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게다가 미국은 자의적 법 집행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나라다. 정부는 한국 기업과 노동자 보호를 위해 E4나 H=1B 비자 등 한국인 전문 인력 비자를 만드는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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