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HL만도 부회장이 21일 경기 성남시 HL만도 판교 사옥 H동에서 열린 'HL만도 고 김승모님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및 종합안전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 김승모 중대재해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경기 평택 HL만도 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하청노동자 고 김승모(28)씨의 장례가 사고 62일 만인 22일 치러진다. 유족과 사측이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에 합의하면서다.
'만도 평택공장 청년 비정규직 고 김승모 중대재해대책위원회'(대책위)는 유족과 HL만도가 전날 오후부터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에 이르렀다고 이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합의안에는 정몽원 HL그룹 회장의 조문을 비롯한 경영진의 사과와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 불법파견 수사 적극 협조, 유가족에 대한 배·보상 등이 담겼다. 그동안 유족이 제시해온 요구가 대부분 반영됐다.
김씨는 지난 7월 22일 평택공장에서 설비 점검 작업을 하다 기계에 끼여 숨졌다. 유족과 대책위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미뤄왔다.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간 지는 14일째다.
합의는 사측의 기자회견이 무산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HL만도는 전날 경기 성남 판교 사옥에서 조성현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과 성명과 종합안전개선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유족과 대책위가 합의 없는 일방적인 발표라고 반발하면서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이후 사측이 유족에게 사과하고 추석 전 합의를 목표로 협상을 벌였다고 대책위는 설명했다.
같은 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업안전 감독 결과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평택공장과 하청업체 4곳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138건이 적발됐다. 노동부는 이 가운데 86건을 사법처리하고 52건에는 약 2억 8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왼쪽부터),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고 김승모 아버지 김씨가 21일 경기 성남시 HL만도 판교 사옥 H동에서 열린 'HL만도 고 김승모님 사망 사건 관련 사과 성명 및 종합안전개선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HL만도는 매년 외부 안전 전문기관과 합동 전수진단을 실시하고 지적 사항을 로드맵에 따라 관리하겠다는 안전대책도 내놨다. 공장 내 인체감지 CCTV와 외주 공사 현장을 살피는 이동형 CCTV를 도입하고, 노사가 함께 현장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노사 합동 세이프티 워크'를 추진한다. 노동조합의 위험성 평가 참여도 보장하기로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윤만 좇고, 안전은 뒤로 미룬 회사의 경영 실패가 중대재해로 이어졌다"며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파견 및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수사와 형사 절차가 계속돼야 한다며 국정감사에서도 중대재해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이날 오후 6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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