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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무슨, 화병만 생겨"…극한 호우 이재민 고통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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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피해 주민 "제대로 지원하는지 불안"
거제 전체 151명, 통영 28명 집으로 못가
지자체 구호 대책 분주…도 "최선 다할것"

지난 21일 경남 거제 삼도로얄맨션에 거주했던 50대 이재민이 집을 살펴보고 있다. 이형탁 기자지난 21일 경남 거제 삼도로얄맨션에 거주했던 50대 이재민이 집을 살펴보고 있다. 이형탁 기자
추석 연휴는 차례를 지내거나 여행을 떠나는 등 소중한 시간이지만 올해 큰 피해를 겪은 경남 거제·통영 수해민에게는 고통의 시간이다. 특히 산사태로 사상 사고가 발생한 거제 아파트 주민들은 안전 진단 등을 이유로 기약 없이 뿔뿔이 흩어져 이재민으로 생활한다.

지난 21일 취재진이 찾은 거제 옥포동 삼도로얄맨션 아파트. 지난달 17일 기록적인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한 곳이다.

빗물에 씻겨내린 토사가 우르르 쏟아져 아파트를 덮쳐 새벽에 자고 있던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거제는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누적 강수량이 920mm에 달한 만큼 크게 물난리도 났다.

극한 호우 1개월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아파트 주변에는 토사가 흘러내려 움푹 파인 산이나 한곳에 치워진 뿌리 잃은 나무들, 부스기로 남아 버린 아파트 외벽 잔재 등 수해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아파트 저층 구간은 참혹한 현장인 만큼 외부를 천막으로 가려놨고, 내부는 삭막한 콘크리트만 남아 있어 사람이 살았던 집처럼 보이지 않았다. 집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밀 안전 진단과 방호벽 설치 등 공사 작업도 한창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산사태가 다시 오더라도 토사가 민가로 흘러내리지 않게 5미터 높이의 방호벽을 설치하려 한다"며 "정밀 안전 진단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거제 삼도로얄맨션. 이형탁 기자거제 삼도로얄맨션. 이형탁 기자
이런 상황이라 이곳 아파트 전체 주민 123명은 귀가 불가능 상태다. 피해를 덜 입은 주민은 간간이 들러 필요 물품을 챙겨가기는 했지만 1~3층까지 직접적 피해를 입은 주민은 건질 것도 거의 없었다.

1층 거주자였던 주민 A(51)씨는 주변에 임시거처를 얻었지만 마음이 불안하다. A씨는 "그날로 집을 완전히 잃었고 모든 게 쓸려나가서 건질 수 있는 게 없다"며 "속옷부터 음식까지 모든 걸 새로 사야했는데 거제시나 정부가 제대로 수해 피해에 대해 제대로 지원을 해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태에서 올해 추석 연휴는 정상적으로 보내기 어렵다는 A씨. 그는 "지금 내 상태가 조상에게 정성을 다해 음식을 올리고 차례를 지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 회복이 제대로 안 되니 마음에 화병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70대 주민 B씨는 인근 모텔에서 살고 있다. B씨는 "제대로 거처를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단체 대화방에서 수해 피해 복구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곳 아파트 주민 123명을 포함해 거제 이재민은 전체 151명이다. 지난달 같은 기간 누적 강수량 750mm를 기록한 통영에는 이재민이 28명이다.

시간이 지난 만큼 복구에 따라 이재민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 179명은 침수나 반파, 전파 등으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다. 모텔이나 원룸, 친척집 등을 전전하며 뿔뿔이 흩어져 임시거처에서 한달 넘게 생활 중이다. 특히 거제 아파트는 안전 진단 등을 이유로 언제 집에 들어갈 수 있을 지 기약이 없다.

차례를 지내거나 여행을 떠나는 등 연휴를 소중하게 보내야할 시간에 뜻하지 않은 수해 피해로 이들은 힘겨운 추석을 보내게 됐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된 보금자리 등 지원인 만큼 경남도와 거제시, 통영시에서는 적절한 주거 지원 등 구호 대책을 내는 데 분주하다. 도 관계자는 "구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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