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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전' 기조서 선회?…원전 공론화 급물살[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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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라디오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매주 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표준FM 98.1mhz 목/금 오후 5시에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양형욱 CBS 정책부 기자

공론화위원회 3개월간 운영…12월 권고안 마련
환경단체 반발·사용후 핵처리 문제 다시 도마 위
전력수요 과대전망 우려…전력망 병목은 어떻게?


◆ 홍종호> 자, 마지막 소식 좀 들어볼까요?

◇ 양형욱> 신규 원전 공론화 급물살. 어제 오전이었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국무회의에 원전 공론화 추진 계획을 보고했습니다. 오후 1시에는 장관이 직접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했는데요. 이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홍종호> 예.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갑론을박은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아주 뜨거운 감자지 않습니까? 결국 시민 공론화의 과정으로 들어가네요.

◇ 양형욱> 네,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6월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신규 원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돼 왔는데요. 정부가 2년마다 전력수급 기본계획이라는 걸 세웁니다. 현재 11차 전기본이 2025년 2월에 확정된 거라서 올해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12차 전기본 총괄위원회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를 158.4기가와트, 많게는 165기가와트까지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해 역대급 폭염이 있었잖아요. 올해 우리나라 최대치가 95기가와트였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죠.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인해서 1.4기가와트급 대형 원전 19기 분량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부로서는 원전을 빼고 이 전력 수급 계획을 짜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로 추가 전력 수요를 충당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현재 송전망과 전력망을 둘러싼 갈등이 복잡해서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가 정부 예상보다 더딘 게 사실입니다. 이렇다 보니까 미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원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부도 빨리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인 거죠.

CBS 경제연구실 갈무리CBS 경제연구실 갈무리◆ 홍종호> 예. 일단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 한번 들어볼까요?

◇ 양형욱> 네, 정부 계획을 보면요.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위한 원전공론화위원회를 위원장 1명을 포함해 11명 이내로 원전 이해관계자가 아닌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합니다. 인문, 사회, 과학기술, 조사, 통계, 갈등관리, 에너지 등 분야별 유관기관과 단체의 추천을 받아 꾸리고요. 공론화 방식은 시민참여단을 뽑아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 뒤 숙의토론을 진행하고요. 여기에 전문가 공개 토론회, 온라인 의견 수렴도 병행합니다. 원전 찬반 양측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위원회를 공론화위원회와 별도로 꾸려서 시민참여단 등에게 전문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가 단순히 신규 원전을 찬성하냐, 반대하냐가 아니라 앞으로 원전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심의기구라고 강조했습니다.

◆ 홍종호> 예. 찬반이 아니라 역할을 논의한다는 표현이 좀 약간 애매하기도 하고 좀 미묘하기도 합니다.

◇ 양형욱> 네. 그래서 신규 원전을 짓겠다는 거냐, 말겠다는 거냐. 청취자분들도 궁금하실 텐데요. 어제 브리핑 현장에서 관련 질문도 나왔습니다. 이미 찬성 여론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는데, 신규 원전 건설을 전제로 이번 공론화가 진행되는 거 아니냐, 일종의 요식행위 아니냐, 이런 취지의 질문이었습니다.

◆ 홍종호> 그렇겠죠.

◇ 양형욱> 이에 대해서 김성환 장관은 일단은 선을 그었는데요. 여론조사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원전에 대한 여러 우려와 견해도 있다라는 걸 인정하면서요.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견해가 오가면서 찬반 입장차가 좁혀질 수 있지 않겠느냐, 원전을 둘러싼 쟁점들을 차분하게 정리해보자라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지난 28일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발표한 에너지 국민인식 조사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지난 6월 12일부터 15일간 성인 2천 명에게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기본에 포함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79.2%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8%에 그쳤고요.

또 하나 중요한 지점은요. 공론화위원회가 구체적인 신규 원전 규모를 직접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12월까지 권고안을 마련해서 기후부에 전달할 예정이고요. 결국 신규 원전 건설 여부는 기후부와 12차 전기본위원회가 12월 확정 예정인 전기본에 담겠다, 즉 정부와 전문가들이 판단하겠다, 이런 거고요. 공론화위원회는 그동안 원전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는 완충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감원전 기조로 시작했던 이번 정부가 입장을 선회했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될 것 같습니다.

최근 진행 중인 대미 협상 과정에서도요. 우리 정부가 웨스팅하우스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추진한다는 얘기도 여러 언론에서 나왔는데요. 이게 성사되면 한국이 미국과 함께 동유럽, 중동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수주를 따내고, 국내 원전 협력 업체들의 해외 진출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해왔던 원전 수출 정책이 이번 정부 들어서 꽃을 피우고 가속화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죠.

◆ 홍종호> 예, 이게 약간 당황스러운 면도 있어요. 오히려 윤석열 정부가 역대 정부 중에 가장 친원전을 주창한 그런 정부였는데, 당시에 원전 2기 추가 건설, 입지는 결정하지 않고 2기 건설하겠다 이렇게만 들어가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 그거를 경북 영덕에 하겠다라는 얘기도 했고, 그리고 지금 거기다 덧붙여서 현재 다 지어지면 이게 32기까지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플러스 더 짓겠다라고 해서 아, 이게 민주당의 이재명 정부가 맞는 건가? 원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분들은 이런 생각을 좀 하는 것 같아요. 좀 당황스럽다, 이런 거죠. 자, 앞으로 공론화 절차 진행이 될 텐데 관전 포인트 좀 얘기해 주시죠.

◇ 양형욱> 네, 일단 환경단체 반발일 텐데요. 당장 공론화 추진 계획을 정부가 발표하자마자 답정너식 공론화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전국 165개 단체가 모여있는 신규 핵발전소 저지와 핵 없는 사회를 위한 전국행동이 곧바로 광화문광장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는데요. 정부 발표가 기만적이라면서 미래 전력 수요 전망이 정말 타당한지,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의 원전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어떻게 보장할지,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이 정부에 어떻게 반영되는 건지 구체적인 정부의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고준위 핵폐기물도 문제입니다. 고리, 새울, 한빛 등 원전 대다수의 사용후핵연료 저장률이 80~90%에 달해서 2030년을 넘기면 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김 장관은 이런 상황과 관련해서 지난 2월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이 통과됐고 이에 따라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덧붙인 게 원전 발전단가, 이른바 LCOE가 이 비용을 반영해서 킬로와트시당 65원에서 75원으로 올랐다고도 말했어요. 다만 실제 부지 선정까지는 앞으로 최소 9년, 많게는 13년이 걸릴 전망이라서 이 문제가 공론화 과정에서 당장 해결될 수는 없고, 공론화 이후에도 신규 원전 건설이 확정되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결이 다른 얘기인데요. 문재인, 윤석열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이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이기도 한데,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 이런 긴장감도 완화될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고요.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환경과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고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도 심각하고요. 여러 부작용이 있지만 전력 공급이나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원전이 갖는 이점도 분명하고요. 그런데 원전 문제가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소비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부처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들이 많다고 합니다. 기후부를 취재하면서 저도 자주 들었던 얘기들인데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논의가 차분히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CBS 경제연구실 갈무리CBS 경제연구실 갈무리◆ 홍종호> 예, 해외에서는 원전 정책이 어떤 추세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 양형욱> 네, 한마디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프랑스처럼 원전 비중이 높은 나라는 좀 포기할 수 없는 여건도 있고요. 그래서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을 하고 있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로 전면 가동을 중단했다가 최근에야 조금씩 늘리는 추세고요. 중국은 반대로 국가 주도로 신규 원전을 빠르게 짓다가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급격하게 늘면서 약간 주춤한 추세고요. 교수님께서는 우리나라는 그럼 어떻게 좀 원전 정책을 추진하면 좋을지 의견을 좀 묻고 싶은데요.

◆ 홍종호> 예, 저도 평생 이런 기후, 에너지, 환경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로서 오랫동안 이런 고민을 해왔거든요. 그런데 제가 좀 정부의 이런 공론화 진행 과정을 보면서 조금 우려가 드는 것은 너무 이 진행 자체가 급하다, 좀 서두른다,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이게 현재 상황 자체가 우리나라가 전기가 부족한 게 아니라, 발전소는 많은데 이거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즉 송전망 건설에 큰 제약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 공론화가 그런 송전망과, 또 송전망이 필요하다는 것은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하는 지역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잖아요. 그럼 이것을 과연 앞으로 전력 수요가 많이 증가한다고 하는데 어느 분야에서, 어느 설비에서 전력 수요가 증가할 거냐, 이런 걸 꼼꼼히 따져서 그러면 그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송전망 건설은 쉽게 될 거냐,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좀 검토를 해야 될 것 같은데 너무 막 3개월 만에 이렇게 공론화를 끝내고 그리고 정부는 12차 전기본을 확정한다고 하니까 너무 좀 서두르는 거 아닌가.

특히 김성환 장관은 과거에 탈핵에너지 국회의원 모임을 또 주도했던 분 중에 한 분이세요. 그런데 이런 입장 선회가 너무 급격히 일어나서 어떤 생각을 그동안에 가지신 건가. 왜냐하면 오랫동안 보면 전력 수요가 굉장히 많이 증가할 거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때 가보면 그만큼 증가하지 않는 경우들이 또 상당히 많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수요 과다 추정이죠.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는 문제가 전력이 생산되는 곳에 발전소가 가는 것, 발전소를 그래서 그 전기를 멀리 보내겠다, 이런 것보다도 좀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에 전기를 수요하는 그런 생산 설비가 가는 것, 이른바 지산지소, 여기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것들을 좀 종합적으로 잘 공론화 과정에 녹여내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하게 돼요. 지금 아마 빠르게 이 메가 프로젝트의 전력 수요가 있다, 이런 것이 아마 이런 발전소 원전에 대한 논의를 더 상승시키는 요인 같은데요. 문제는 원전은 지으려면 15년 걸리는데 지금 당장에 메가 프로젝트는 전기가 앞으로 3년, 5년, 7년 내에 빨리 필요한 거여서 이게 또 시차가 있어요. 이런 공간적인 차이, 또 시간적인 차이를 잘 감안해서 정부가 좀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CBS 정책부 양형욱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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