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BPA 제공부산시가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으로 신설한 해양수도전략실이 시정 핵심 부서로 떠오른다. 해양수도 완성이라는 시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극항로 개척, 해운·항만 관리, 해양산업 육성, 도시외교까지 굵직한 현안을 다룰 예정이라 향후 운영 방향에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극항로 축으로 해운항만·해양산업·도시외교 한 지붕에
부산시는 지난달 23일 시행한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에서 기존 해양농수산국을 재편해 해양수도전략실을 신설했다. 해양 관련 기능을 한 조직으로 재편해 해양수도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직의 규모와 역할이 커지면서, 기존 3급 부이사관이 책임지던 '국' 단위 조직을 2급 이사관이 맡는 '실' 단위로 격상했다.
해양수도 완성은 전재수 부산시장의 핵심 공약이자 민선 9기 시정의 최종 목표로 꼽힌다. 전 시장은 취임 직후 첫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며 "해양수도 부산의 새 판을 짜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실행할 조직이 바로 해양수도전략실이다. 지난해 12월 해수부가 부산에 내려오면서 출범한 범부처 조직인 '북극항로추진본부'와 공식적인 협업 창구를 강화하고 일원화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해양수도전략실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HMM 등 해운 대기업 이전을 계기로 부산을 글로벌 해양 중심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과 전략을 총괄하게 된다. 산하에는 기존 조직을 개편한 해양수도정책과, 북극항로추진과, 해양수도외교과, 해양산업과, 수산정책과, 수산진흥과를 두고 있다.
특히 신설된 북극항로추진과는 북극항로 상용화를 위한 지원과 연관산업 육성, 해운기업 부산 이전 등을 지원한다. 북극항로 거점항이 될 부산항 인프라와 경쟁력 확보도 담당한다. 북극항로를 축으로 관련 정책 기능을 한데 묶겠다는 의도가 그대로 담겨 있다.
해양수도외교과, 해양산업과 내 해양금융 업무 등 조직 구성 자체가 산업, 금융 등의 정책 기능을 집적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시장의 취지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해양수도외교과는 해양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기존의 시 도시 외교 업무 전체를 담당해 대외 정책 전반을 '해양수도'라는 틀 안에 넣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범운항 지원부터 공공기관 이전, 유엔해양총회까지…핵심 과제 산적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팬스타 아크로호. 팬스타그룹 제공
조직이 커진 만큼 무거운 과제도 산적하다. 당장 시급한 현안은 항만공사 통합 대응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부산과 인천, 울산과 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를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역 해운 항만 업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각 항만 특화 개발을 저해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도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한 흑자 항만인 부산항의 개발과 재투자 등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이 터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는 지금까지 반대 의사를 포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항만공사가 통합될 경우 본사가 부산에 위치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전략적인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 시장 역시 최근 공식 석상에서 "부산의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신설 해양수도전략실은 이런 상황에서 항만공사 통합에 따라 부산이 받을 영향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합리적인 대응 논리를 마련하는 등 실무를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북극항로 시범운항 후속 대책도 숙제다. 시는 팬스타 그룹과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시범운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첫 시범 운항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도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에 향후 추가 시범운항이 있을 경우 선제적인 지원에 나서는 등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한 시범운항 지원 대책 마련도 해양수도전략실의 몫이다.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과 해운기업 이전에 따른 지원 대책 마련도 큰 숙제다. 특히 해수부가 산하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서는 부산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시의 지원 대책이 해양 정책 집적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이 밖에 2028년 유치가 확정된 유엔해양총회 개최 준비도 민선 9기 전재수호의 성과를 판단하는 중요한 과업이 될 전망이다.
'해양수도' 키 잡은 전략실장…"부산의 장점 극대화"
부산시청. 송호재 기자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신설 조직의 키를 잡게 된 인물은 심재민 실장이다. 심 실장은 조직의 역할을 해양 수산 행정에 머물지 않는 컨트롤타워로 규정했다. 해사법원 유치와 대형 해운기업 이전을 계기로 해양 신산업과 금융·보험·법률 등 해양서비스까지 하나의 생태계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심재민 실장은 "일자리와 산업이 이곳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해 글로벌 해양수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저희 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항만공사 통합에 입장을 내지 않는 이유도 설명했다. 심 실장은 "정부의 통합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정리하는 게 시에 이익이 될지 판단이 조심스럽다"며 "대신 실 차원에서 상황을 분석해 시정 전반의 판단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항로는 지원 폭을 넓힐 계획이다. 시는 첫 시범운항에 나선 팬스타 아크로호에 유류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선박이 항로 운항에 나설 것으로 보고 추경 등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심 실장은 "해양수도전략실은 부산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조직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책임 의식을 가지고 해양수도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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