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사진 가운데)이 한국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징병제를 시행하는 국가 가운데 아시안게임(AG)과 올림픽 메달 획득 선수에게 한국처럼 큰 폭의 병역 혜택을 주는 나라는 손에 꼽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한국은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분야 특기자가 현역 복무 대신 해당 분야에서 복무하도록 하는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체육 분야 선수 중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따거나 AG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이 제도에 따라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간 해당 분야에서 복무하면서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 544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현역병으로 입영해 복무하는 대신 해당 분야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이다.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이민성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국처럼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병역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를 운용하는 대표적인 징병제 국가는 대만과 이란이다.
이란 남성은 18세가 되면 통상 2년간 현역 복무 후 예비역으로 전환된다. 다만 남자 국가대표 선수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AG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18년 제도 확대 이후에는 세계선수권과 AG에서 금메달뿐 아니라 은·동메달을 딴 남자 국가대표 선수도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대만은 국가대표 선수에게 '보충병역'을 허용하는 제도가 있다. 국가대표로 인정된 선수는 보충병역을 신청할 수 있으며, 국방부가 실시하는 군사훈련은 2개월 이내다. 이후 체육 당국의 관리 아래 국가대표 훈련과 국제대회 참가 등의 의무를 이행한다.
보충병역 선수는 원칙적으로 5년간 체육 당국의 관리를 받지만, 올림픽에서 3위 이내 또는 아시안게임에서 1위를 기록하면 조기 관리 해제가 가능하다. 즉 대만은 올림픽 메달 또는 AG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추가적인 병역 부담 완화 혜택을 주는 구조다.
박승수(뉴캐슬)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박승수 SNS 사진 캡처 반면 징병제 시행 국가들 중 이스라엘, 튀르키예,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위스, 덴마크 등은 선수가 메달을 따더라도 자동으로 병역을 면제해주지 않는다. 싱가포르는 입영 시기만 최대한 늦춰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스라엘, 핀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군인 신분으로 계속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한다. 병역을 이행하면서 국제대회를 준비하도록 배려하는 셈이다.
한편 2026 아이치·나고야 AG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축구 국가대표팀 일부 선수의 병역특례 관련 언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양민혁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 이기혁은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밝혔다. 박승수는 라커룸에서 이른바 '전역모'를 쓰고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 같은 언행을 두고 병역특례 제도의 공정성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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