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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자연스럽다던 민형배, 갈등은 누가 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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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안청사 집무 선언에 "숨은 의미 해석해 달라"
도시철도 재점검·부시장 시민추천제 등 잇단 논란
갈등은 민주주의의 에너지라지만…설명과 설득은 충분했나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2일 오전 무안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2일 오전 무안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갈등도 시민들의 목소리와 에너지가 모이는 과정이라며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지만, 정작 시장의 발언과 정책 추진 방식이 불필요한 혼선과 갈등을 키우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형배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역 갈등을 시민들의 요구와 문제 제기가 모이는 과정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히 12일 무안청사 기자회견에서는 국립의대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갈등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갈등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갈등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해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당장 이날 무안청사 상시 집무 선언에서도 발언의 '숨은 의미'를 해석해 달라는 말이 나왔다. 민 시장은 그동안 광주청사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등 주요 현안을 챙겼다면 앞으로는 무안청사를 중심으로 서남권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본적으로 매일 무안청사에 출근하되 다른 청사에도 필요에 따라 방문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구체적인 청사 운영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여기는 이런 숨은 의미를 해석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체 맥락을 살펴보면 취지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행정 책임자의 발언은 누구나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도시철도 2호선 재점검 과정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지난 8월 민 시장의 지시로 도시철도 2호선 재점검을 위한 전담팀 구성이 추진되면서 전면 재검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논란이 커지자 시는 공사 지연과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점검이라고 해명했고, 민 시장도 공사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점검의 목적과 범위를 분명하게 전달했다면 불필요한 논란을 줄일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의회와의 관계에서도 갈등이 불거졌다. 민 시장은 정무부시장 시민추천제 추진 과정에서 조례 해석과 사전 협의 문제를 놓고 시의회와 충돌했다. 의회는 당시 조례에 맞지 않는 인선 절차를 문제 삼았고, 민 시장은 후보 지명은 준비 단계인 만큼 조례 위반이 아니라고 맞섰다.

결국 민 시장이 사전 설명과 협의 부족에 유감을 표명하고 후속 절차에 합의하면서 갈등을 수습했다. 시민추천제의 취지와 별개로 충분한 사전 협의가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갈등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공직사회와의 소통 문제도 남아 있다. 민 시장은 지난 8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공무원들의 종전 근무지 보장 규정이 통합 조직 운영에 제약이 된다며 조속한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종전 근무지 보장은 공무원들의 주거와 가족, 생활 기반이 걸린 민감한 문제다. 더욱이 통합 출범 초기부터 노조와 갈등을 빚어온 사안이다.

민 시장 역시 공무원의 생활권을 무시한 인사는 '폭력'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개정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 못지않게 현장의 우려를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인 만큼 모든 정책에 처음부터 완벽한 답을 내놓기는 어렵다. 서로 다른 지역과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도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해관계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과 불명확한 설명이나 부족한 사전 협의로 커지는 갈등은 구분해야 한다.

민 시장은 그동안 시민주권과 숙의, 소통을 강조해 왔다. 숙의는 서로 다른 의견을 듣고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미를 갖는다. 갈등이 발생한 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만으로 숙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취임 100일을 넘어선 민형배호에 필요한 것은 발언의 숨은 의미를 찾아달라는 주문보다 분명한 설명과 충분한 설득이다. 갈등을 시민들의 에너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시장이라면 이를 조정하고 풀어가는 책임 역시 시장에게 있다. 시장의 설명과 소통 방식이 오히려 새로운 갈등의 출발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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