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실 제공전윤종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산기진) 원장이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산기평) 원장 재직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사실을 놓고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제기됐다. 전 원장은 이에 대해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전 원장을 상대로 산기평 원장 재직 중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K-이니셔티브위원회에서 활동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앞서 전 원장은 2022년 9월 산기평 원장에 취임해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임기 만료 이후에도 원장직을 이어갔고, 올해 4월 15일 퇴임한 뒤 닷새 만인 20일 산기진 원장에 취임했다.
서 의원은 "원장님은 산기평 원장으로 활동하시는 중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K-이니셔티브 위원으로 활동하시지 않았나"라며 "공공기관장이 특정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해도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전 원장은 "행동강령에 보면 '법령에 위반하여'라고 돼 있는데, 법령에 위반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 의원이 재차 "특정 후보의 캠프에서 공무원과 공공기관장이 선거에서 특정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게 법령 위반 아닙니까"라고 묻자 전 원장은 "저는 공무원은 아니고 공공기관장"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면 우리나라 공공기관장들은 다 캠프에서 활동해도 됩니까"라는 질문에는 "활동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활동하는 과정에서 기관의 이름으로 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기평 임직원 행동강령에는 '법령에 위반하여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후원회에 가입하는 등 부당하게 정치에 개입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적법한 정치활동의 경우에도 평가원의 정치적 활동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서 의원은 "기관장이 기관장의 업무에 충실하지 않고 '기관의 이름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활동했다'고 한다면 본인은 기관장으로서의 역할을 100% 안 한 것"이라며 "직무유기고 책임 방기"라고 비판했다.
논란은 전 원장이 산기진 원장 공모 과정에서 제출한 자기소개서로도 번졌다.
서 의원에 따르면 전 원장은 자기소개서에 "대선 과정에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공직자로서 의무를 준수하며 더불어민주당 K-이니셔티브위원회와 한국공학한림원의 새 정부 정책 개발과 제안 작업에 참여했다"며 "이를 통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인 기술주도성장의 가치를 체화했다"는 취지로 기재했다.
이를 두고 서 의원은 "한창 대선 선거운동이 진행되던 때 공공기관장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고 그 정부의 철학을 체화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이력서를 제출했다"며 "산기평 원장에서 산기원 원장으로 가기 위해 이 정권에 낯뜨겁게 구애한 내용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부 후배 공무원들과 여러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다시 기관장이 될 수 있는지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이냐"며 "얼마나 본인이 자신이 없으면 '내 몸에는 파란 피가 흐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이런 자소서를 제출하나"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전 원장은 "한국공학한림원은 항상 중요한 선거가 있을 때 새 정부의 정책 아젠다를 발굴한다"며 "제가 인력 부분과 AX, 에너지 분야 등 정책 제안에 참여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실 제공
전 원장의 캠프 활동 경력을 놓고 국회 제출자료의 '허위 답변' 논란도 제기됐다.
서 의원은 "캠프 활동 경력 관련해 의원실에서 '정당 경력이나 특정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적이 있느냐'고 서면으로 질의했는데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하지 않았나"라며 "허위 답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 원장은 "정당에 가입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서 의원이 "정당 가입 외에도 특정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는지도 묻지 않았느냐"고 재차 따지자 전 원장은 "그 부분은 사실 저는 못 봤다"고 말했다.
서 의원이 "본인의 신상에 관한 것인데 의원실에 이렇게 허위 답변을 제출해도 되느냐"고 추궁하자 전 원장은 "허위로 한 건 아니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정당 경력이 없는 것"이라며 "여기서 좀 바로잡겠다. 저희 직원하고 의사소통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자화자찬하고 어필하면서 공공기관장을 하고 계신 것이 부끄럽지 않으냐"며 "행동강령 위반일 뿐 아니라 공공기관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산기평 원장의 경우 선거운동 금지 대상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4월 당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요 공공기관장 회의에서 대선을 앞두고 공공기관 임직원의 "엄정한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와 복무기강 확립"을 당부한 바 있으며, 당시 전 원장도 회의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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