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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107조 반도체 '초호황'의 이면…"하청은 옷색깔, 밥값도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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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경 의원, 삼성전자 하청노동자 '파란 작업복' 입고 국감 질의
"성과급 격차 수 백배…물량 40% 늘어도 하청 기본급은 최저임금"
김영훈 장관 "너무 불합리…현장 사실관계 확인하겠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반도체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착용하는 방진복을 입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반도체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착용하는 방진복을 입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업계가 역대급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반도체 공장 하청노동자들이 출근부터 퇴근까지 원청 노동자와 차별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반도체 공장 하청노동자들이 입는다는 파란색 작업복을 직접 입고 질의에 나섰다.

정 의원은 "삼성 반도체 정규직 노동자들은 하얀색 옷을 입고,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이렇게 파란색 옷을 입어서 누구나 보더라도 비정규직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다 하얀색이었는데 어느 순간 바뀌어서 하청 노동자임을 표시하는 복장으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 원을 넘어섰다는 거론하며 "역대급으로 반도체가 호황"이라면서도 "나라는 부자인데 왜 나의 삶은 바뀌지 않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을 국민들이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반도체 원청 노동자의 성과급이 수억 원에 이르지만 하청 노동자는 최대 235만 원을 받는다며"우리나라의 불평등"이라고 현실을 지적했다.
 

버스·주차장·식당·휴게실…"출근부터 퇴근까지 차별"


정 의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하청노동자의 하루를 따라가며 차별 사례를 조목조목 열거했다.

출근길부터 다르다는 게 정 의원 주장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통근버스가 따로 운영돼 하청노동자들은 길게 줄을 서는 반면, 정규직과 임원이 타는 버스는 한산하다는 것이다.

통근버스 시간도 정규직 출근에 맞춰져 있어 하청노동자는 1시간 일찍 출근해야 하고, 주차도 먼 곳에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작업복 색깔은 감시 수단이 된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안전 규정을 위반하면 멀리서 지켜보던 누군가 달려와 사진을 찍고, 이 사진이 하청업체 본사로 넘어가 평가 감점과 인센티브 삭감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은 "명확하게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감독을 위한 과정"이라며 "손가락이 절단돼도 인센티브가 삭감될까 봐 산재 처리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피폭 사고가 났을 때도 정규직은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비정규직은 피검사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점심시간에도 차별은 이어진다고 했다. 정규직이 20분 먼저 식사를 하고, 하청노동자는 그 뒤 남은 배식을 먹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규직은 1500~2천 원을 내고, 하청노동자는 월급이 더 적은데도 8500원을 낸다고 했다.

정 의원이 "이게 말이 되느냐. 안 되지 않느냐"고 묻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너무 불합리하다"고 답했다.

휴게시설도 마찬가지라고 정 의원은 주장했다. 정규직에게는 침대가 있는 전용 수면실과 커피머신이 있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쉴 곳이 마땅치 않아 복도에서 쉬거나 자기 돈으로 자판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헌법상 평등권과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근로조건 기준 등에 대한 권리를 읽으며 "하청 노동자들은 아침에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모든 차별을 받고 있고, 인간의 존엄성이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장관은 "현장에 가서 사실관계를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물량 40% 늘어도 최저임금…뿌리는 위장도급·불법파견"

연합뉴스연합뉴스
정 의원은 또 "호황으로 1인당 처리 물량이 250개에서 350개로 40%쯤 늘었지만 기본급은 최저임금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차별의 뿌리로는 위장도급·불법파견 구조를 지목했다. 도급업체가 바뀔 때마다 퇴직금과 연차가 "5년마다 리셋"되고, 쪼개기 계약과 노조 결성 시 계약 해지도 벌어진다는 것이다. 한 명이 다치면 업체 전원이 인센티브를 잃는 구조 탓에 "조직적인 산재 은폐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역대급 호황이 발생하는 곳에 저질 일자리가 양산돼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프로젝트도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메가특구 노동특례로 거론되고 있는 고소득 관리자·연구개발(R&D) 인력 등에 대해 주 52시간 상한 적용을 제외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노사 합의 시 추가로 2년 연장하는 '기간제 2+2',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메가프로젝트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지역의 좋은 일자리로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것이 곧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운이 걸린 메가프로젝트라고 하는데, 나라의 운이라는 건 청년의 미래와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하반기 주요 정책 기조로 주거·일자리·서민금융 세 가지에 집중해 K자 양극화가 심화되지 않도록 특별히 당부하셨다"며 "노동부는 좋은 일자리를 확산시키는 것이 결국 메가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는 일념으로 잘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 반도체 공장 원하청 차별 지적에 대해서는 "불법파견 사실 등 여러 위법 사실이 확인된다면 저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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