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경기도 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되면서 협상이 노동위원회 조정 단계로 넘어갔다.
노조가 서울과의 임금 격차 해소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가운데, 오는 29일 최종 조정이 파업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임금 격차를 산정하는 기준도 노사 간에 엇갈리고 있다. 경기도의 구체적인 중재안과 추가 지원 범위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5일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과 진행한 제5차 중앙단체교섭의 결렬을 선언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대상은 도내 29개 버스업체로, 소속 조합원은 9400여 명이다.
노조는 오는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같은 날 오후 3시 경기지노위에서 1차 조정회의가 열리며, 29일 오후 3시 최종 조정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30일 첫차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 "기존 약속 지켜야"…비교 대상 임금 범위도 이견
경기 버스 노사 교섭 주요 일정과 임금 인상 요구안. AI 생성 이미지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율은 준공영제 21.56%, 민영제 30%다. 사측은 민영제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준공영제에는 구체적인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준공영제 요구의 근거로 기존 임금협정서와 경기도 공문, 서울 버스 통상임금 관련 변동분 등을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준공영제 임금협정서 조항은 2026년 1월 1일까지 서울 버스와 동일임금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매년 서울 버스 임금 인상액에 2023년 임금 격차의 3분의 1을 추가하도록 했다.
노조는 경기도가 2022년 10월 보낸 공문에도 2026년 1월 1일 서울시 임금 수준과 동일한 임금을 적용하되 매년 균등한 비율로 인상한다는 계획이 담겼다고 전했다.
단계적 격차 해소 방안을 수용하며 기다려온 만큼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 버스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 따른 변동분도 동일임금 도달 여부를 판단할 때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임금 격차를 계산하는 기준은 노사 간에 차이가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사측은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비교하지만, 노조는 일부 수당을 제외한 소정근로에 대한 임금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경기도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준에 대한 논란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격차나 노조 요구 인상률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동일임금 적용 조항에 대해서는 "노사정이 아니라 노사 임금협정서상에 나온 내용"이라며, 향후 대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경기도 "동결 지시 없어"…추경 처리와 교섭은 별개 입장
경기도·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 제공경기도는 사측의 임금 동결 주장이 도의 지시나 사전 협의를 거쳐 나온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도 관계자는 "저희가 그렇게 하라고 얘기한 적은 없다"며, 도는 사용자가 아니므로 노사 자체 교섭의 입장을 사전에 협의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중재안과 추가 지원 범위, 지사의 직접 중재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도는 현재 자체 교섭 결렬 이후 노동위원회 조정이 시작되는 단계라며, 통상 조정 과정에서 대응 방안이 마련돼 왔다고 부연했다.
경기도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지난 12일 도의회를 통과했다. 다만 도는 임금 인상 재원을 추경에 반영하는 방식이 아니라며, 추경 처리 여부와 이번 교섭은 별개라는 입장을 내놨다.
근로일수 단축·연속 휴무 요구…노동조건에서도 이견
임금 외에 노동시간과 후생복지 요구에서도 노사 간 이견이 남아 있다. 노조는 준공영제 주 4.5일제 도입과 민영제 월 소정근로일수 하루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주 2일의 지정휴일을 매주 고정된 요일에 연속으로 부여하라는 내용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무사고자 유급 포상제와 전 조합원 독감 예방접종 등도 함께 제안했다.
노조는 장시간 운전과 불규칙한 휴무가 노동자의 건강뿐 아니라 승객 안전에도 영향을 준다며 근무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측은 노동시간 단축을 수용할 수 없으며 후생복지 요구에도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
도는 공공관리제 노선에서 관련 요구가 합의되면 재정 지원에 반영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지원 항목과 규모, 민영제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는 미정이다.
경기도, 약 3500대 영향 추산…비상수송대책 취합
단체교섭 소식지.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제공
경기도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영향을 받을 차량을 약 3500대로 잠정 추산했다. 도 관계자가 밝힌 시외버스 포함 도내 전체 버스 약 1만600대의 3분의 1 수준이다.
실제 운행 차질은 참여 업체와 노선별 운행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도는 정확한 영향 규모를 파악 중이다.
노조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대상 업체의 차량을 4130대, 노선을 854개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광역버스는 942대, 광역노선은 63개다.
고양·파주를 비롯해 수원·용인·화성·성남·부천 등 도내 주요 지역 업체가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도 관계자는 이번 조정 신청 대상에 KD운송그룹이 포함되지 않아 예년보다 파업 영향 범위가 줄었다고 전했다. 다만 참여 업체의 노선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출퇴근과 통학에 차질이 예상된다.
도는 시군을 통해 비상수송대책을 취합 중이며, 다음 주 중 구체적인 대책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는 산하 지부에 비상연락망 구축과 파업 참여 현황 보고 등을 지시하며 총파업 준비 체제로 전환했다.
이기천 위원장과 조합원들은 이날 발표한 대도민 호소문에서 "우리의 요구는 무리한 특혜가 아니라, 합의된 약속의 이행일 뿐"이라며 "도민의 안전한 이동권을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대화에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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