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짓수회 홈페이지 캡처
대한체육회 정회원단체인 대한주짓수회의 회장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가 사전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한 일부 서류를 누락했다는 이유로 출마자격을 박탈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등록 마감 직후 특정 후보 '무효 처분' 공지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주짓수회는 지난 19~20일 이틀간 제5대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 절차를 진행해 총 2명으로부터 관련 서류들을 접수했다. 출마자는 경기도주짓수회장을 지낸 최용원 씨와 부산지역의 한 대기업 계열 금융업체 A대표다.

이어 대한주짓수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서류접수 마감 직후인 20일 밤 9시쯤 '회장선거 입후보자 위반사실 및 제재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최씨에 대해 '제출서류 미비로 인한 후보등록 무효' 처리를 했다는 것.

회장선거관리규정 제13조(후보자의 자격) 2항과 7항, 제15조(후보자 등록) 2항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이 규정 사항은 '(현) 회장의 임기 만료일 전 50일까지 후보자 등록의사를 사무처에 서면 제출해야 하고, (대한주짓수회) 상임임원 및 직원일 경우 (현) 회장 임기 만료일 전 5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둬야 한다'는 내용이다. 최씨가 이를 제때 이행하지 않아 후보 자격을 부여할 수 없다는 게 위원회 논리다.

이 규정은 기존 대한주짓수회 소속인 최씨에게만 적용되는 사항으로, A대표에게는 관련 서류 제출 의무가 없다. 최씨의 후보자격 박탈로 A대표는 단독후보가 됐다. 선거일은 오는 28일이다.

최씨 "일방 통보+절차상 하자, 납득 불가" 반발

대한주짓수회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최씨는 '제대로 된 사전 공식안내를 받지 못했고, 소명과 진상조사도 없이 후보자격부터 무효화한 것은 절차상 부당하다'는 취지로 반발하고 있다.

우선 최씨 측은 지난달 3일 경기도주짓수회 회장직을 자체적으로 사퇴했고, 당일 회장 직무를 대행할 부회장 선출까지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누락 서류로 지목된 '후보자 등록의사 표명서'에 관해서는 대한주짓수회 사무처가 제출 기한(11월 15일) 이전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 공지를 하지 않았고, 제출서류 등 후보등록을 위한 문의 과정에서도 표명서 등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사무처가 선거사무일정 등에 대한 공문(12월 2일자)을 전국 각 지회에 보내고, 홈페이지에 선거공고(12월 13일자)를 올린 시점은 표명서 제출 기한보다 보름~한 달가량 늦었다. 이달 초 발송된 공문 내 선거안내 사항에는 표명서 내용이 담기지도 않았다.

최씨는 또 올해 선거공고가 나기 전 출마 준비를 위해 직전 선거(3~4대) 때 공지된 선거절차와 준비사항을 확인했으나, 당시에도 후보자 등록의사 표명서 제출에 대한 고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대한체육회 소속 여느 종목단체들의 회장 선거 공지 체계와 대비된다는 게 최씨 판단이다. 유도와 킥복싱, 요가 등 다수 종목단체는 회장선거 일정과 세부 절차 등을 구비서류 등의 제출 기한 시점이 도래하기 이전에 홈페이지로 공고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씨는 후보 등록 기간 첫날인 19일 선거운영위원회가 위치한 부산지역 대한주짓수회 사무처를 통해 신청하면서, 관련 구비서류 누락 여부 등에 관해 아무런 확인 절차를 밟지 못했다. 그럼에도 소명이나 사전 조율 없이 등록 마감 직후 후보자격부터 박탈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대한주짓수회 선거운영위원회 결정에 불복, 후보 등록 무효 처분을 철회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며 정식으로 '이의 제기'를 한 상태다.

최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제대로 사전 안내조차 받지 못했는데 일방적으로 무효 처분부터 받았다"며 "안내문이 첨부된 공고는 서류 제출 기한을 한참 지나서 게시됐고, 등록 기간 중에는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마감이 되자마자 통보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등록 서류들에 문제가 없느냐고 문의까지 했음에도 (사무처가) 접수 절차를 마무리했다"며 "접수기간에 제대로 누락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 것도 절차상 하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대한주짓수회 회장선거관리규정(제15조 3항)에 따르면 "선거운영위원회는 후보자등록신청을 접수한 때에는 즉시 이를 수리한다. 다만 규정에 따른 서류 등을 갖추지 아니한 등록신청은 수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대한주짓수회 "독립기구인 위원회가 규정 맞게 진행 중"

대한주짓수회 회장 선거 관련 공지 게시물 목록. 홈페이지 캡처
이에 대해 대한주짓수회 측은 '사무처와 독립된 기구인 선거운영위원회가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선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주짓수회 사무처 관계자는 "후보등록 과정에서 제출된 서류 등에 대한 판단은 위원회의 역할로, 사무처는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사항이다"라며 "모든 절차와 의사결정은 규정에 맞춰 이뤄지고 있고 선거도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인이라고 해서 후보가 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최씨가 누락한 서류에 대해서는 홈페이지 공고를 (기한 시점) 이후에 올린 건 맞지만, 사무처 차원에서 공문도 보내는 등 해야 할 안내는 충분히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서류 마감 직후 후보자격 자체가 박탈된 점'에 관해서는 "위원회에 공식 이의 제기가 됐기 때문에 30일 이내에 최종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라며 "기존 판단에 대한 불복 의사가 (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면, 재선거 여부 등의 조치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