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고환율에 산업계는 '비명'…기업부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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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거래 종가 15년 9개월 만에 1460원 돌파
'강달러=수출 호재' 등식 깨져 수익성 악화만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8.4원 뛴 1464.8원으로 마감됐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60원 선을 돌파하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무려 15년 9개월 만이다.

과거에는 원화 가치가 하락해 환율이 오르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 기업에 유리하다는 게 보편적 인식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영 딴판으로 바뀌었다.

수출선 다변화로 미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현지 통화로 판매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강달러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반면,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는 원자재 수입 가격이 상승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 김태훈 연구위원에 따르면 원화의 실질 가치를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하면 대규모기업집단 영업이익률은 0.29%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기업집단 수출 전략이 가격 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변화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매출 증대 등 효과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대기업들이 미국 등 외국 현지 투자 및 생산을 늘리게 된 것도 강달러에 따른 수혜보다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주요 그룹의 내년도 경영전략회의에서도 강달러 영향이 주요 화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달러 우려가 특히 깊은 대표적 분야가 우리 수출의 쌍두마차인 '반도체'와 '자동차'다.

반도체 경우 환율 급등으로 웨이퍼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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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인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면 그만큼 투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업체들도 미국에 공장 신·증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자동차 역시 예전과 달리 외국 생산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지금은 강달러로 인한 이익보다는 비용 등 부담 증가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외화평가손실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순외화부채가 약 28억 달러인데, 환율이 10원 오르면 28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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