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치원생 납중독 사건, 알고보니 급식에 물감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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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원장·주방직원 등 공모해 급식에 식용 불가능한 물감 풀어
유치원 홍보와 비용절감 목적…원장 등 혐의 인정해 구금
납중독 원생 223명으로 늘어…구토·탈모·치아변색 등 증상

식용이 불가능한 물감을 반죽에 넣고 있는 급식실 직원. 웨이보 캡처식용이 불가능한 물감을 반죽에 넣고 있는 급식실 직원. 웨이보 캡처
중국 서북부 간쑤성 톈수이시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원생 집단 납중독 사건의 원인이 급식에 식용이 불가능한 물감을 첨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중국중앙(CC)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톈수이시 합동조사팀은 해당 유치원 원장과 투자자, 그리고 급식실 직원들이 공모해 급식에 물감을 첨가했다.

합동조사팀은 유치원 내에 숨겨놓은 물감을 발견했으며 해당 물감 포장지에는 식용 불가라고 명확히 표시돼 있었다. 또, 주방 직원들이 밀가루 반죽에 짙은 노란색 물감을 넣고 반죽하는 CCTV 영상도 공개됐다.

검사 결과 물감이 들어간 급식은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 등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유치원 측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한 해당 음식의 색깔은 지나치게 진하고 화려했다.

두 음식의 납 함량은 각각 1052㎎/㎏와 1340㎎/㎏으로 중국 국가식품안전규정 오염물 함량 기준 0.5㎎/㎏을 2천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 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감을 구입해 희석한 뒤 일부 식품에 넣은 사실을 인정했으며, 공안 당국은 원장 등 8명을 유해 식품 제조 혐의로 구금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유치원에서 원생에게 제공하는 급식을 홍보하고, 동시에 비용절감을 위해 식용이 불가능한 물감을 사서 급식에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용이 불가능한 물감을 넣어 색깔이 선명하고 화려한 급식 음식들. 웨이보 캡처식용이 불가능한 물감을 넣어 색깔이 선명하고 화려한 급식 음식들. 웨이보 캡처
앞서, 지무뉴스 등 중국 현지 매체들은 최근 해당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단체로 혈중 납 농도가 정상 기준치를 크게 초과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유치원 원생들은 구토와 어지럼증, 복통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 특히, 일부 원생은 머리가 빠지고, 치아 밑 부분이 검은색으로 변색되는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치원 인근 병원에서는 별다른 특이점에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이 차로 약 4시간 거리의 종합병원인 시안시중심의원을 찾았고, 곧 납중독 판단이 나왔다.

처음 납중독 진단을 받은 원생은 19명이었지만 이후 원생 251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7일 오후 10시 현재 납중독 원생은 223명까지 늘어났다.

SNS 등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관련 설명을 듣기 위해 모인 학부모들로 병원 창구가 북새통을 이루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납중독 소식에 충격을 받아 실려 나가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인터뷰에서 "6세 딸이 흰머리가 나고, 치아에 검은 부분이 생겨 병원에 갔다"며 "검사 결과 혈중 납 농도가 284.9㎍/ℓ인 납중독 상태로 나왔다"고 말했다

원생들의 혈중 납 농도는 200~500㎍/ℓ 수준으로 중국 당국이 정한 어린이의 정상 혈중 납 농도는 100㎍/ℓ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혈중 납 농도가 50㎍/ℓ를 넘으면 납중독으로 간주한다.

이와함께 일부 학무보들은 유치원 인근의 병원에서 자녀가 검사를 받았을 때는 정상 수치가 나왔다며 해당 유치원과 병원간 유착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현지 의료 당국은 "혈중 납 농도가 비정상인 아동에 대한 치료와 영양 관리, 심리 상담 등의 작업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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