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왼쪽)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연합뉴스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재명 정부 첫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제자 논문표절, 불법 자녀유학 의혹이나 강선우 여가부장관의 보좌진 갑질 논란이 현재의 핵심 쟁점이다.
정국 주도권을 잃던 야당은 '가뭄 속 단비'로 인식하는 반면, 여당의 경우 문제 될 것 없다는 반응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제자 논문표절·불법 자녀유학' 이진숙을 바라보는 두 시선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번 청문 국면에서 단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건 이진숙 후보자다.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주요 의혹은 △동일 논문 중복 게재(논문 쪼개기) △제자 논문 표절 △차녀 불법 조기유학 △감사원의 충남대 의대 증원 과정 감사 등이다.
차녀가 중학교 졸업 전 부모 동행 없이 조기 유학을 갔다는 '불법 조기유학' 의혹에 대해선 이 후보자 본인도 "당시 법령을 몰랐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문제를 시인하기도 했다.
교육 문제는 병역 비리와 함께 국민적 역린으로 꼽힐 뿐더러 당사자가 교육 정책 총괄을 맡는다는 점에서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민주당에서도 이 후보자와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읽힌다. 물론 이 후보자를 지명한 대통령실에선 문제 될 것 없다는 분위기지만, 여론에 민감한 의원들은 특히 예민하게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사석에서 "이 후보자는 낙마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한 재선 의원도 CBS노컷뉴스에 "애초 우리 쪽 사람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심지어 "한 번에 여러 명에 대한 청문회를 동시에 진행하니까 낙마용으로 시선을 끌게끔 일부러 끼워 넣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당내에서 흘러 나온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이슈를 가뭄 속 단비 보고 있다. 무기력했던 김민석 국무총리 청문회, 복잡다단한 당내 상황 속에서 민주당조차 의구심을 갖는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 올라왔다는 데 반색한다.
"낙마는 낙마대로 좋고, 민주당이 강행한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다"는 반응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온다. 이 후보자를 청문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오히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 교육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그런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도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독주 이미지를 씌울 수 있을 것으로 야당은 기대한다. 그런 프레임을 더하기 위해 이 후보자 청문회 때 김민석 총리 청문회 사례를 적극 언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파급력 큰 '갑질 의혹' 휘말린 강선우…민주당은 '철통방어' 예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류영주 기자현역 의원인 강선우 후보자의 경우 최근 5년 동안 의원실 보좌진을 51명 채용하고 46명을 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집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버리게 하거나 고장 난 변기를 살펴보게 했다는 등의 보좌진 대상 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총공세 중이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보좌관을 집사처럼 부렸다는 의혹이 있다. 대단히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이재명정부 내각) 7대 검증기준 중 하나가 갑질 전력"이라며 "강 후보자는 즉각 해명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며 어물쩍 넘어갈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고 논평했다.
협의회는 특히 강 후보자가 지난 2020년 직장 내 괴롭힘을 막겠다며 '태움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사실을 두고 "앞으로는 '갑질 근절'과 '약자 보호'를 외치면서 뒤로는 자신의 직원을 '집사'처럼 부려먹은 '양두구육(羊頭狗肉)'의 행태에 국민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강 후보자 의혹은 크게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여가위 소속 한 의원은 "강 후보자가 낙마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후보자의 경우 당에서 고민도 있고 머리가 아픈 것도 맞지만,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그렇게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