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 저물 가릴 때 아냐"…도암댐 방류수 허용에 강릉시민 "환영하지만, 진작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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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강릉시, 가뭄 극복 위해 비상 방류수 한시적 허용
"과거 중단됐던 발전방류와는 전혀 관계 없어"
지역사회 "환영하지만, 늦은 결정 매우 아쉬워"
남대천 생태계 등 환경문제 고려해야…신중론도
기존 설비 개선 후 오는 20일쯤 시험 방류 예정

'최악 가뭄' 강릉시, 평창 도암댐 '비상 방류수' 한시적 수용 결정. 연합뉴스'최악 가뭄' 강릉시, 평창 도암댐 '비상 방류수' 한시적 수용 결정. 연합뉴스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지난 달 환경부 장관 방문 이후 거론됐던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에 대해 한시적 수용을 결정했다. 이에 지역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심각한 상황에서 강릉시의 늦은 결정은 아쉽다는 분위기 등을 보이고 있다.

강릉시는 그동안 방류 문제에 대해 주민대표, 시민단체, 강릉시의회 등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가뭄 대처를 위해 한시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안으로 하루 1만 톤 가량의 원수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는 빠른 시일 내 지자체를 비롯한 학계, 시민단체로 구성된 수질검증위원회를 통해 비상 방류수의 수질과 방류체계의 안정성 등을 엄격하게 관리함으로써 시민들이 양호한 생활용수를 공급받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특히 환경부 수질검사 외에 위원회도 자체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교차검증 결과 강릉시 생활용수 원수로서 부적합할 경우 수질검증위원회에서 강릉시와 협의해 비상방류를 중단할 방침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도암댐 비상방류로 1일 1만 톤의 원수가 확보될 경우 오봉 저수지의 저수율 하락세를 늦추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번 도암댐 도수관로 용수 비상방류는 과거 중단됐던 발전방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22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 평창 도암댐을 찾아 시설과 수질 현황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지난 8월 22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 평창 도암댐을 찾아 시설과 수질 현황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지역에서는 일단 가뭄 극복을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강릉시의 늦은 결정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반드시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등의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은 "지역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도암댐 물을 받아야 한다고 의견을 제기해 왔다"며 "최악의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지금은 '흙탕물' 이라도 정수해서 써야 한다는 말과 함께 잘못하면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릉시가 내린 이번 결정에 전적으로 환영한다"고 전했다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물, 저물 다받아서 일단 버텨보자. 수질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지금 그걸 걱정할 때가 아니다. 진작 결정했어야 했다. 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뭐라도 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등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민행동 홍진원 운영위원장은 "긴급하고 절박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강릉시의 늦장 결정은 매우 아쉽다"며 "하지만, 말 그대로 한시적 수용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15만 톤 수용 이후의 방안에 대해서도 강릉시는 명확한 입장 정리를 통해 또다시 혼란과 갈등을 낳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부 주민들은 "급한 불이라도 끄는 심정으로 일단 써보고 문제가 있으면 그때 대응하자"며 "가뭄이 워낙 심각한 상황이지만 도암댐 방류로 인한 남대천 생태계 등 환경문제를 절대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 한시적 허용과 관련해 강릉시 관계자가 설명을 하고 있다. 전영래 기자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 한시적 허용과 관련해 강릉시 관계자가 설명을 하고 있다. 전영래 기자
한편 환경부와 원주지방환경청에서는 도암댐 도수관로 비상 방류수 수질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상 방류수는 정수처리를 통해 먹는 물 수질 기준을 만족하는 데에는 문제없다는 것이 한국수자원공사 등 전문기관의 의견이다. 환경부와 원주지방환경청은 앞으로도 비상방류수 수질분석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강릉시도 홍제정수장 유입수와 수돗물의 수질을 강릉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홍제정수장의 정수처리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한국수자원공사를 통해 강릉시에 기술 지원을 실시하고, 시는 비상 방류수가 남대천 하천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손실량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홍제정수장에 효율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공사를 강원특별자치도 재난기금 등을 지원받아 한국수력원자력 강릉수력발전소의 도수관로 개선공사 완공에 맞춰 준비할 계획이다. 이번 공사는 홍제동 국사여성황사 앞에서 도암댐 유입용수 등 총 1일 1만 5천 톤 이상의 원수를 홍제 정수장으로 송수할 수 있는 공사이다.
 
한국수력원자력 강릉수력발전소는 도암댐과 발전소 사이에 도수관로의 비상 방류수가 안전하게 방류될 수 있도록 기존 설비를 개선 중에 있다. 오는 20일쯤에는 시험 방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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