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이어 손현보…'아스팔트 우파'에 손짓하는 국힘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0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與내란특검·특별재판부 추진 속 野장외투쟁론 확산

손현보 두둔한 장동혁, '아스팔트 우파'와 연대하나
일단 선 그은 지도부…장외 투쟁 가능성은 열어둬
"극우 프레임 휘말릴라" 당내 소장파 우려 목소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에 예배에 참석하며 교회관계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부산 첫 방문 일정으로 최근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에 예배에 참석하며 교회관계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부산 첫 방문 일정으로 최근 구속된 손현보 목사가 담임 목사로 있는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여 장외투쟁 채비에 나서면서 일명 '아스팔트 우파'와도 연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장동혁 대표가 9월 정기국회 격돌을 앞두고 최근 구속된 손현보 목사의 교회를 직접 찾아 '종교 탄압'을 주장하면서 손 목사가 표상하는 '윤 어게인' 세력에 손짓하는 모양새다.

다만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파 결집 과정에서 자칫 '부정선거', '윤 어게인' 등 도 넘은 구호가 전면에 부각되면 극우 프레임에 휘말릴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럴 경우 수도권 중도층에 소구하려는 당내 구성원과의 갈등도 다시 점화할 수밖에 없다.

구속된 손현보 목사 두둔, '아스팔트 보수'에 보내는 신호?

장 대표는 15일 오전 부산에서 취임 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해양수산부 이전과 가덕도 신공항 추진 등 지역 현안을 챙긴다는 구상이지만, 동시에 손현보 목사의 본진인 부산에서 그의 구속 문제를 직접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 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 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장 대표는 부산 방문 첫 일정으로 손 목사가 담임으로 시무하는 부산세계로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그리고는 연단에 올라 손 목사 구속을 '종교 탄압'으로 규정하며 "손 목사의 선한 뜻을 하나님이 대한민국을 다시 깨우는 데 사용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손 목사는 지난 4월 부산교육감 재선거와 21대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속됐다.

국민의힘이 손 목사를 찾은 건 처음이 아니다. 올초 윤석열 전 대통령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집회를 손 목사가 주도할 때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참석했었다. 

해당 집회에서 역사강사 출신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가 '계몽령'을 주장한 뒤로 당이 결부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나왔지만 권영세-권성동 지도부가 단속하지 않으면서 의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 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4일 오전 부산 강서구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 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아스팔트 장외세력의 주축은 크게 손 목사의 세이브코리아와 전광훈의 광화문 집회로 나뉘었다. 그때도 '한동훈 밟아' 같은 원색적 구호와 욕설을 서슴지 않던 전광훈 집회보다 세이브코리아 쪽을 선호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장 대표가 지난 3월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던 것도 세이브코리아 집회에서였다.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참석했던 한 국민의힘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광훈 목사가 당을 만들면서 그쪽 집회에 참석하는 게 조심스러워졌지만 세이브코리아는 다르다"면서 "신앙인인 장 대표가 종교탄압 논란을 계기로 부산세계로교회를 찾은 것도 상황적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선 할 수 있는 게 없다"…국민의힘, 장외 투쟁 카드 '만지작'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특검법 합의 파기와 내란특검 수사 확대, 내란특별재판부 입법 추진 등을 이유로 장외 투쟁론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 규탄대회에서 임이자 의원은 "이제 뺄셈 정치를 그만하자"며 전광훈·전한길 등과의 연대 필요성을 주장했고, 당 지도부 중 '강성'으로 분류되는 김민수 최고위원도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 대회'에서 임이자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권성동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 탄압 독재정치 규탄 대회'에서 임이자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회 운영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수적 열세인 국민의힘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장외 투쟁이 거론되는 것이다.

대구 지역의 한 의원은 "국회 안에서는 표결도 안 되고, 상임위 절차도 무력화돼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필리버스터나 특검은 원래 야당이 활용하는 수단인데, 민주당은 권력을 쥐고도 필리버스터 시간을 차지해 버리고, 법사위는 숙려 기간 없이 안건을 바로 처리해 버린다"고 토로했다.

장 대표가 당선 직후 전한길씨 등 극우 세력과 거리를 두는 듯 하다가 손 목사 구속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당의 위기 국면에 투쟁 강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아스팔트 우파의 힘을 빌리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도부는 일단 선긋기…'극우 프레임' 우려도

손현보 목사. 연합뉴스손현보 목사. 연합뉴스
다만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손 목사라서가 아니라 어떤 종교 지도자든 (구속이) 과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 장외 집회를 검토하고 있는 건 없다"면서도 "모든 수단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내란특별재판부가 가시화되면 장외투쟁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이렇게 신중론을 보이는 이유는 결국 '부정선거', '윤 어게인' 등 아스팔트 구호가 전면에 부각돼 극우 프레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내 찬탄파 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폭주에 대항하기 위해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지만, 싸우는 범위·방법론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가 중도로 가는 듯하다가 다시 강성으로 가는 식이라 종잡기 어렵다"며 "장외 집회는 아스팔트 세력과의 결합으로 비칠 수 있고, 지지율이나 신뢰도 등 국민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재섭 의원도 최근 "강경 우파 내지 광장 세력과 함께 가게 되면 잘못하면 '황교안 시즌2'가 되는 것"이라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