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전현희 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회가 15일부터 나흘간 이재명 정부 첫 대정부 질문을 진행한다. 여당은 이번 대정부 질문을 계기로 야당에 한목소리로 압박 대응하면서 최근 특검법 합의를 두고 표출된 당 내 갈등을 봉합하고 결속력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야당은 대여 공세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여당이 추진중인 각종 개혁 사안을 반박하면서 '일당 독재' 프레임을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물꼬가 트일 듯했던 여야 협치는 대정부 질문을 거치면서 재차 경색될 조짐이다.
대정부 질문 첫날, 곳곳서 '신경전' 예상
대정부 질문 첫날 주제는 정치 분야다. 여야는 정부조직개편과 내란 특별 재판부·3대 특검 수사 등 주요 현안 곳곳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전날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권이 야당을 말살하고, 민주당이 국가를 영도하는 일당지배체제의 실상을 낱낱이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야간 공방은 우선 정부조직개편을 두고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 개혁안과 기획재정부 분리·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 정부조직개편의 당위성을 재차 내세울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정부조직개편을 개악으로 규정하면서 법안 저지에 총력을 모으고 있다.
내란 특별 재판부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특별 재판부의 경우 헌법상 근거가 없어 위헌적이라며 반대 여론을 띄우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12·3 내란 사건을 다룰 별도 재판부의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위헌 시비를 의식한 듯 특별 재판부라는 용어 대신 기존 법원에 설치된 '전담' 재판부로 바꿔 부르면서 강력한 추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전날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건 별도 법원 설치도 아니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에 내란 전담 재판부를 설치하자는 건데 이게 무슨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취지도 같은 맥락이다.
같은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내란 전담 재판부는 사법부 밖의 외부기관,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에서 재판부 구성에 관여하게 돼있다"며 "이건 사법부 독립을 규정하고 인사권을 대법원장에게 부여한 헌법 취지에 정면 배치된다"고 발끈했다.
이밖에 3대 특검을 두고도 여야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지난 11일 민주당 주도로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이 통과하자 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장외 투쟁을 예고했다.
野 강공 모드…與 공세 차단 '결속 다지기'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렇듯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의 선명성 경쟁은 결국 여야가 그동안 내걸어온 구호와 마찬가지로 '내란 종식' 대 '일당 독재'로 귀결할 공산이 크다. 앞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이라는 단어만 총 26차례 언급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일당 독재의 폭거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에서는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동시에 최근 외부로 분출된 당 지도부 간 갈등을 매듭짓겠다는 계산도 읽힌다. 3대 특검법 개정안의 여야 간 합의를 두고 표출된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의 갈등이 '원팀' 기조를 부각해야 하는 대정부 질문을 계기로 자연스레 봉합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날 당정대 고위급 만찬에서 만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항상 소통하고 화합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결속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 지도부끼리 힘 자랑을 하긴 했지만, 이번 대정부 질문에서는 내란 종식을 한 목소리로 내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압박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야당을 겨냥한 공세는 계속될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민주당은 이날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12·3 내란 사태 이후 국민의힘 공세에 앞장섰던 박성준 의원을 첫 타자로 투입한다. 친명(이재명)계로 꼽히는 이해식·천준호·신정훈·이건태·김남근 의원 등도 등판한다.
국민의힘에서는 당내 공격수로 평가되는 임의자 의원이 처음으로 질의를 맡는다. 뒤이어 신성범·곽규택·유영하 의원 등도 가세한다. 여야 모두 대정부 질문 첫날부터 강공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정부 질문은 △외교·통일·안보(16일) △경제(17일) △교육·사회·문화(18일) 순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