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서 현장 최고위.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지방선거 대비 첫 방문지는 부산이었다. 가덕도 신공항 부지부터 해양수산부 임시청사까지 부산 최대 현안 지역을 모두 훑었다. 지도부가 내년 지방선거의 성패를 서울과 부산에 걸었기 때문이다.
현역 시장이 자당 소속이지만, 최근 불안한 지지율 속에 '부산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부담감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것은 최근 부산 지지율에서 다시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서울·부산에 성패 걸었다"…장동혁, 부산에 구애
1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 6·3지방선거의 성패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 결과에 걸었다. 장동혁 체제 첫 지방선거 일정을 부산으로 잡은 것도 이러한 판단 때문이었다고 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부산 일정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이 가장 신경 써야 할 PK 지역 민심을 청취해 향후 당 전략과 정책을 다듬겠다는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의 성패는 결국 서울과 부산이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보여주듯 장 대표는 부산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 부지부터 해수부 임시청사를 모두 찾았다. 이에 더해 지지부진한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부산 신항 사업까지 언급하며 부산 민심에 구애를 보냈다.
애초 장 대표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반대했다. 하지만 당대표 선출 이후 해수부 이전 찬성으로 선회했다.
전날 장 대표는 "해수부의 물리적 이전 뿐 아니라 제도적·기능적으로 온전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며 "산업은행 이전은 물론이고 부산신항, 가덕도 신공항 등 지역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글로벌 해양수도,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이 부산을 진심으로 생각했다면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에 해수부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어야 했다"며 "그런데 그런 내용은 단 한 줄도 없었다. 해수부 이전을 부산 발전이나 균형 발전의 기회가 아니라 부산과 지방행정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도구로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계획보다 '더 센 해수부'를 만들자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PK 위기론' 속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부산 민심이 흔들린다는 여러 지표가 나오니까 지도부가 움직인 것 같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전재수 해수부장관이 우리 당 박형준 부산시장보다 지지율이 높은 결과가 나와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부산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만 18세 이상 부산시민 1002명에게 물었더니, 차기 부산시장으로 전재수 장관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0.3%로 박형준 시장(15.9%)을 앞섰다.
더 큰 문제는 부산시민들의 박형준 시장 시정에 대한 부정 평가(47.4%)가 긍정(37.7%)보다 더 높았다는 점이다. 정당 지지도 역시 민주당(40.0%)이 국민의힘(38.0%)을 다소 앞섰다(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부산 지지율 반등한 국힘…장동혁의 첫 성적표 결과는?
해수부 임시청사 방문한 국민의힘 지도부. 연합뉴스긍정적인 점은 국민의힘의 부산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특검법 합의안을 일방 파기하고 지도부 간 충돌을 보였던 민주당의 부산 지지율은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반등하며 재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PK 지역 지지율 44.0%로 민주당(39.8%)을 앞섰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에 역전을 허용했던 부산 민심이 다시 국민의힘 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것이다(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애초 해수부 이전에 부정적이었던 장 대표가 적극 찬성으로 바뀐 것 역시 내년 지방선거가 자신에게 가장 큰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충청권 출신인 장 대표가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해수부 이전) 반대 취지로 발언한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입장이 정리됐다"며 "국민의힘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에 적극 찬성한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새로운 정권 출범 이후 이뤄지는 첫 대형 선거라는 점,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변화한 PK 민심 그리고 민주당의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가 부산 지역 다선 의원이자 현직 해수부장관인 전재수 장관이라는 점은 부산 선거 전략을 짜는 국민의힘에게 내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