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원전 경북 영덕·첫 SMR 부산 기장…당락 가른 '주민수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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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 평가 결과 발표

영덕, 천지원전 백지화 8년 만에 원전 유치 성공
기장, 국내 첫 상업원전에 이어 첫 SMR 후보지 선정
환경단체 "밀실 부지선정 결과 즉각 철회" 촉구

지난 4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2026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서 관람객들이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4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막한 '2026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서 관람객들이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경북 영덕군(대형원전)과 부산 기장군(소형모듈러원전·SMR)이 선정됐다. 평가 결과 주민수용성 항목에서의 점수 차이가 당락을 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민 여론조사가 주민수용성 평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최종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덕, 주민수용성 4.11점 격차…기장, 1.88점 앞서

한수원 제공한수원 제공
18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대형원전 2기(2.8GW) 건설 후보부지로 경북 영덕군을, 소형모듈러원전(SMR) 0.7GW(0.17GW×4기) 건설 후보부지로 부산 기장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한수원은 올해 1~3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부지 유치 공모를 진행했다. 대형원전에는 울산 울주군과 경북 영덕군이, SMR에는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청했다. 이후 평가위는 부지·환경 기초조사(4~5월), 현장실사(5월), 주민 여론조사(6월)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종합평가를 진행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했다.

대형원전 후보지 평가에서는 영덕군이 91.01점을 받아 울주군(82.63점)을 제쳤다. 두 지역의 가장 큰 차이는 주민수용성 항목에서 나타났다. 영덕군은 주민수용성에서 울주군보다 4.11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덕군은 이 밖에도 부지적정성(1.6점), 환경성(1.6점), 건설적합성(1.07점)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우위를 보였다.

한수원 제공한수원 제공
SMR 후보지 평가에서는 경주시가 환경성과 건설적합성 부문에서 각각 0.8점, 0.33점 앞섰다. 그러나 주민수용성에서 1.88점 뒤졌고, 부지적정성에서도 1.8점 차이가 나면서 기장군이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주민수용성 평가는 총 25점 만점으로, 이 가운데 주민 여론조사에만 13점이 배정됐다. 평가위는 부지 반경 5km 이내 주민(8점)과 5km 밖 주민(5점)을 대상으로 별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밖에 지방의회 찬성률(5점), 지역균형발전 기여도(4점), 지자체 지원계획의 체계성(3점) 등도 평가에 반영됐다.

대형원전 2037~2038년 준공…SMR 2035년 목표 

이날 선정된 후보부지는 앞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수원의 전략환경영향평가, 기후부의 예정구역 고시 등을 거쳐 인허가 절차에 들어간다. 이후 한수원은 환경영향평가와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건설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신규 대형원전 준공 시기를 각각 2037년과 2038년, SMR 도입 시기를 2035~2036년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올해 1월 말 관련 공론화 절차를 마무리한 뒤 해당 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대형원전 2기는 1년의 시차를 두고 각각 2037년과 2038년에 준공하고, SMR은 2035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고리1, 2호기) 모습. 연합뉴스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고리1, 2호기) 모습. 연합뉴스
국내 첫 SMR 후보부지로 선정된 부산 기장군은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가 가동됐던 지역이다. 현재는 고리2~4호기와 신고리1~2호기 등 총 5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고리1호기는 해체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고리2호기는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지난 4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경북 영덕군은 2012년 천지원전 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2018년 건설 계획이 공식 취소됐다. 당시 원전 유치 특별지원금 380억 원을 반납하는 등 지역사회의 상실감이 컸던 만큼 이번 원전 유치에 대한 기대도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규핵발전소 저지 전국비상행동 소속 활동가들이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계획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신규핵발전소 저지 전국비상행동 소속 활동가들이 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신규 핵발전소 부지선정 계획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한편 신규 원전 건설에 반대해온 환경단체들은 이번 부지 선정 절차가 '밀실'로 진행됐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녹색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지역발전과 지원이라는 사탕발린 약속으로 핵발전소 건설을 강행했다"며 "특정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한 에너지 식민지 정책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풀려진 전력수요 전망과 원전 입지의 불일치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확대의 충돌 △신규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사회적 갈등 △사용후핵연료 및 핵폐기물 처분 문제 △동해안 원전 밀집에 따른 안전성 문제 등 이른바 '5대 쟁점'에 대해 정부가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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