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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로 10년전 강도짓 들통? 법원은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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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DNA 일치해도 범인 확정 증거 안돼"

 

공소시효를 3개월 앞두고 유전자 대조 작업으로 10년 전 강도짓이 들통나 붙잡힌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퀵배달원인 김모(54)씨는 지난달 대구 달서구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강도 전과가 많은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김씨의 유전자를 채취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를 받아든 경찰은 크게 환호했다.

10년 전 대구 주택가에서 발생한 강도 미제사건 용의자의 유전자와 김씨의 DNA가 정확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2003년 6월 새벽, 대구 대명동의 주택가 골목길에서 귀가하던 4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른 뒤 금품과 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난 괴한이 바로 김씨라고 판단했던 것.

당시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피해자의 승용차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 한 올이 전부였다.

결국 공소시효를 코앞에 두고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다만 비슷한 무렵 여성을 상대로 한 강도 사건을 목격하고 범인들을 제지하려고 몸싸움을 벌인 기억은 있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승용차에서 수거한 머리카락 DNA와 피고인의 DNA가 일치하고, 인상착의가 유사하다고 피해자가 진술한 만큼 김씨가 범인임이 분명하다고 맞섰다.

한 달여의 공방 끝에 법원은 결국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강동명 부장판사)는 18일 김씨를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한 피해자의 목격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피해자에게서 미리 범인의 인상착의를 상세히 기록한 뒤 용의자와 대면하도록 해야 하는데 수사기관이 이런 식별 절차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의 사진 한장만을 제시한 채 범인 여부를 확인하는 건 피해자에게 사진상의 인물이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무의식적 암시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사건 당시 진범과 실랑이를 벌였다는 김씨의 주장이 허위라는 것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도 나오지 않은 만큼 피고인을 사건의 범인으로 인정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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