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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당시 작성한 것과 다른 동양증권의 위험투자성향표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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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안정형'이라고 말했는데...나중에 보니 '위험 중립형'

김 모(27) 씨는 대학 재학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1000만원을 예금하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동양증권을 찾았다. CMA통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직원이 펀드 가입을 강하게 권유했고 ‘안정적이다’며 김 씨를 안도시켰다. 펀드 가입시 김 씨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투자조사서도 작성을 했다.

‘투자목적은 무엇인가?’, ‘월 소득 현황은 무엇인가?’,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가?’, ‘감내할 수 있는 손실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등 9개의 질문에 답을 했다.

조사결과 김 씨는 위험 선호 5개 수준 가운데 위험을 가장 기피하는, ‘안정형’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동양 그룹 계열사들이 법정 관리에 들어간 뒤 계약서를 떼보니 계약 당시 직원의 말과 달리 김 씨의 투자성향은 ‘위험 중립형’으로 돼 있었다.

‘위험 중립형’이란 위험 선호 중간 단계로 “높은 수익이 있다면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 할 수 있다”로 해석된다.

투자성향뿐 아니라 질문에 대한 답도 계약 당시 김 씨가 표시했던 답과 달랐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온 김 씨인데 월 소득 ‘100만원이상’에 체크돼 있고, 처음 투자 상품에 가입하는데도 불구하고 ‘펀드 경험이 있고 상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라고 표시가 돼 있었다.

김 씨는 “가입 당시 조사결과에서도 제일 하위 단계인 안정형이 나왔었다. 직원도 나에게 ‘소극적인 투자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는데 확인서 상에서는 손실을 감수하는 중립형이라고 적혀있으니 감쪽같이 속은 기분이 든다.”고 토로했다.

위험 조사서를 작성한 적이 없는데도‘위험 중립형’으로 표시 된 피해자도 있다.

CMA통장에 결혼자금을 넣어뒀던 박 씨는 지난 8월 돈을 인출하러 동양증권에 갔다가 한 상품의 가입을 권유받았다.

돈을 넣어두고 매달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직원의 말을 믿고 가입했지만 동양사태가 터지고 난 뒤 확인해보니 박 씨가 구입한 상품은 동양 회사채였다.

결혼을 두 달 앞 둔 박 모 씨는 전세 자금 1억 여 원을 날리게 됐다. 박 씨는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듣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위험 투자 성향 조사도 받은 적이 없다.

인터넷 '동양 채권 CP 피해자' 모임에서도 김 씨와 박 씨와 같이 계약당시와 달리 투자 성향이 상향 조정돼 있거나 아예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불완전 투자 분명해도 증명 어려워...입증 책임 있는 투자자들 '속만 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금융투자업 규정에는 투자자의 투자 목적, 재산상황, 투자 경험 등을 물어 투자 성향을 파악하는 정보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투자사들이 고객의 투자성향에 어긋나는 상품에 가입시킬 수 없도록 금지하기 위한 것으로. 각자 사정에 맞는 적합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보호 장치다.

고객의 투자성향보다 위험한 상품에 가입시킬 경우 자본시장법 46조와 금융투자업 규정 등에서 금지하는 불완전 판매에 해당된다.

하지만 문제는 불완전 판매의 입증은 피해를 입은 투자자가 해야 하는데, 증명이 쉽지 않기 때문에 억울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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