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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은 우리에게 누구일까? 조총련의 몰락과 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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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의 기자수첩]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조총련의 파산과 몰락이 이번 주 지구촌 화제 중 하나였다. 지구촌이 주목하는 까닭은 조총련이 겉으로는 재일교포 사회 일부를 대표하고, 일본 정부와 북한 정부를 잇는 대사관 노릇을 하지만 핵심 사업은 ‘애국상공’이기 때문이다. ‘애국상공’은 조총련이 북한의 외화벌이로 이용되는 전반의 과정을 가리킨다. 조총련이 돈을 모으는 방법은 성금모금, 무역거래, 유흥업소 운영, 부동산 등 다양하다. 또 해마다 고국방문단이나 행사 참석을 명분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에 수익을 올려주기도 한다.

문제는 조총련이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서 금융사업이 무너지고 부실채권이 발생해 일본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으나 이를 갚지 못한 채 파산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것. 이번에 이슈가 된 것은 일본부실채권정리기관인 정리회수기구에 압류된 조총련 본부 건물과 땅이 경매에 부쳐져 낙찰되면서이다. 이렇게 되면 조총련 거점이 사라지고 몰락은 가속된다. 조총련 재산을 낙찰 받은 응찰자는 540 억 원을 써 낸 몽골기업, ‘아바르’.

문제는 몽골의 ‘아바르’라는 기업이 수상하다는 점이다. 자본금 겨우 70만원의 페이퍼 컴퍼니이다. 이 페이퍼 컴퍼니는 누구 소유일까?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북한과 조총련이 중앙본부의 소유권이 타인에게 넘어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실체가 없는 몽골계 회사를 이용해 방해 공작을 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일본 법원은 낙찰 부동산에 대한 매각을 보류시켜 놓고 있다.

◈ 작은 국가 조총련의 몰락

조총련은 일본 전역에 38개의 신용조합, 산하에 176개 점포를 보유할 만큼 잘 나가기도 했다. 군대와 경찰 빼고는 모든 조직을 갖추고 있어 작은 국가라고 불릴 정도였다. 중앙 본부와 각 지자체별 지부를 두고 있었고, 금융기관, 보험사, 무역회사, 학교, 언론 및 출판기구 등을 거느렸다. 일본 여야 정치권도 조총련에게 추파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 불황이 길어지며 조총련의 사업은 잇달아 무너졌다. 또 1990년대 후반, 북한에서 33만 명이 굶어 숨지는 고난의 행군 시대가 치러질 때 김정일 위원장은 조총련에 막대한 지원금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이런 과정에서 조총련 부채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거기에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가 사실로 확인되고, 북한 미사일·핵실험의 위협 등 악재가 이어지며 북한과 일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것도 이 무렵이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조총련의 주요사업인 불법 파친코, 술집 등의 영업소에 세무사찰과 단속을 강화해 조총련을 더욱 어렵게 몰고 갔고 불법적인 대북송금에도 제재를 가했다.

◈ 우리에게 조총련은 누구인가?

재일교포 사회에서도 이미 북한에 대해 넌더리를 내고 있었다. 1959년부터 북한에 건너간 조총련계 재일교포들은 북한의 실상을 교포 사회에 적나라하게 전했고 또 불온 세력으로 탄압받았다. 이것이 조총련계 교포들이 북한을 달리 보기 시작한 계기가 됐고, 북한의 폐쇄적이고 무법한 행태들이 조총련계 교포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재일교포 출신인 고영희의 아들임에도 조총련의 반응은 그다지 크지 않을만큼 둘의 관계는 나빠졌다. 또 민주국가에 사는 재일교포들로서는 3대째 세습이라는 것에 납득하기 어려웠고 이를 다독여 줄 김일성의 카리스마도 사라진 지 오래였다.

북한도 과거에 돈줄인 조총련에 정성을 쏟았지만 돈줄이 말라가며 대우를 낮췄다. 이를 담당하고 조율하던 당 대외연락부가 내각 제 225국으로 격하돼 지금은 대남공작부서 밑으로 들어간 상태이다. 이처럼 조총련은 점점 더 그 세력이 약화되고 있고 조직 자체가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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