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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하라지만 우리는?" 공무원 재난·재해 근무 '안전확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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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머리 위 지나가는데, 비옷입고 바닷가 지켜야

 

지난달 발생한 태풍 다나스의 피해복구를 하던 부산의 한 구청 직원이 부러진 나뭇가지에 맞아 숨진 가운데, 태풍 등 각종 재난방재에 나서는 구·군청 공무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풍 다나스의 피해복구 작업 중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아오던 부산 모 구청 소속 계약직 직원 A(58)씨가 지난 2일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다나스가 지나간 지난달 9일 오후 강풍피해를 입고 쓰러진 나무가 전선에 걸쳐져 있다는 민원에 따라 나무 제거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떨어진 나뭇가지에 복부를 맞고 크게 다쳐 지금껏 치료를 받아 왔다.

바닷가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태풍이 지날 때마다 부산지역 구·군청 직원들은 현장으로 투입되지만 정작 본인들의 안전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태풍 다나스가 부산 앞바다를 지나던 지난달 8일 밤에도 부산지역 해안에는 관할 구·군청 직원들이 대거 투입돼 비상 근무에 나섰다.

하지만 태풍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현장에서 주민들의 접근을 통제하며 비바람을 맞아야 했던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휴대용 비옷과 호루라기 뿐.

특히 여성 공무원들의 경우 자신들의 몸조차 가눌 수 없는 비바람 속에서 사고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부산 B 구청 여직원 C씨는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부는데, 현장을 지켜야 할 때는 솔직히 겁이 난다"며 "내가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각 구·군청들은 주요 지점마다 대피소를 지정해 직원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매뉴얼과 주위의 시선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일부 구청은 간부 공무원들이 차량을 타고 다니며 직원들의 정위치 상태를 확인했으며, 현장에 없었던 직원들에게 확인서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 노조 측은 제대로된 안전 장비나 스스로를 지키는 매뉴얼 없이 현장에만 투입하는 식의 재난대비는 또 다른 피해를 가져 올 것이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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