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대통령 도청 의혹에 호주주재 대사 소환

"난민정책 등 호주 정부와의 협력 재검토"

인도네시아 정부가 18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등에 대한 호주 정보기관의 전화 도청 의혹이 제기된 뒤 호주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코 수얀토 정치·안보 조정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마르티 나탈레가와 외무장관에게 "캔버라 주재 인도네시아대사를 소환하고 정보교환 협력을 포함한 호주 정부와의 협력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나탈레가와 외무장관도 호주 주재 대사 소환을 발표한 뒤 유도요노 대통령에 대한 호주 측의 전화 도청 의혹에 대해 "이는 전략적 동반자 국가 사이에선 (있을 수 없는) 비우호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호주 국영 ABC 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폭로 문건을 인용, 호주 전자감시기관인 방위신호국(DSD)이 2009년 유도요노 대통령 등에 대한 전화 도청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DSD가 작성한 비밀문건에는 2009년 8월 유도요노 대통령의 15일간 휴대전화 사용 내역을 추적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대통령 부인 크리스티아니 헤라와티 여사와 부디오노 부통령, 유숩 칼라 전 부통령 등 측근 9명도 감시대상에 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폭로는 자카르타 주재 호주대사관 등 외교시설의 스파이행위 의혹과 해상 난민 문제 등으로 이미 고조돼 있는 양국 간 외교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자카르타 주재 호주대사관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을 도와 스파이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호주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했으며, 난민정책 등 호주 정부와의 협력 재검토를 경고하는 등 강력히 반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