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 김호철 현대캐피탈(왼쪽),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자료사진)
'NH농협 2013-2014 V리그' 현대캐피탈-삼성화재의 라이벌 대결이 열린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경기 전 양 팀은 사뭇 상반된 분위기였다.
먼저 최근 5연승으로 선두 질주 중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번에도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며 짐짓 엄살을 떨었다. 그러나 "평소와 다름 없이 나갈 것"이라면서 "특별히 라이벌 대결이라고 해서 변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일주일 전 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시즌 첫 대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어 주중 한국전력과 경기까지 5연승을 달리며 승점 17(6승1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여유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고희진 등 선수들도 경기 전 훈련에 앞서 웃으며 취재진에게 인사를 하는 등 밝은 표정이었다.
▲김호철, 선수들에 따끔한 지적 "우린 약체다"반면 현대캐피탈은 자못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라이벌 대결에서 완패를 당한 데 이어 주중 우리카드에도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웃는 표정의 여오현도 경기 전 "똑같이 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은 "우리카드전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따끔하게 한 마디 했다"고 말했다. 1강이라는 시즌 전 평가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일침이었다.
김감독은 "주위에서 우승후보라고 하니까 선수들이 정말 강한 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냉정히 따져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을지 생각해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캐피탈은 토종 주포 문성민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 임동규와 송준호가 레프트를 보고 있지만 김감독은 "다른 팀에서는 후보"라고 말했다.
또 김감독은 "세터(최태웅, 권영민)들은 머리만 커서 말만 한다"면서 "센터들도 최민호는 올 시즌부터 주전이고, 윤봉우는 여전히 느리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어 "라이트(아가메즈)나 리베로(여오현) 등이 그나마 다른 팀과 경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강호라는 자만에서 벗어나 약체라는 위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감독은 "'강하니까 우리가 이기겠지'가 아니라 '부족하니까 더 열심히 해서 이기려고 하자'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못 상반된 경기 전 분위기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과연 경기 후 분위기는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