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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식별구역 확대, 한 두 달은 참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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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식별구역 (사진=국방부)

 



- 한반도 주변정세, 북한의 존재까지 감안해야 해 구한말보다 어렵다면 어려운 상황
-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 미국은 바꾸지 않고 그대로 두고 싶어해
- 중국은 우리와 문제 일으키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분명. 협상으로 풀 여지 충분해
- 지금 확대 선포하는 것은 강대국 간의 갈등에 휘말리는 것. 일단 두고볼 필요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2월 3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종건 (연세대 정외과 교수)


◇ 정관용> 요즘에 동북아정세를 구한말에 비교하는 분들까지 생겼습니다. 중국이 반공식별구역 일방적으로 선포를 했고 미국이 거기다가 전폭기를 띄우고요. 또 맞대응으로 중국도 전투기를 띄우고. 이러다가 또 물리적, 군사적 충돌까지 빚어지는 건 아닌가, 우려도 생기고요. 그런가 하면 우리는 우리 이어도 또 마라도 남단 이런 것도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도 안 되어 있다고 해서 화도 나고 말이죠. 이 문제를 어떻게 뜯어봐야 될지, 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오늘 차근차근 분석을 하기 위해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최종건 교수를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최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최종건>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구한말하고 비교하는 건 심한가요? 비슷한가요?

◆ 최종건> 뭐, 일맥하기는 한데요. 제 생각에는 상통은 하진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주변국이 물론 매우 성장했지만 우리도 성장했고, 구한말 때는 우리가 북한이라는 자체가 없었고. 우리는 지금 더 어려우면 어려울 것이고요. 반면에 이 전쟁이라는 것이 외교의 수단으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수단으로 상호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슬기로운 것이 요구되지 않나 싶습니다.

◇ 정관용> 방공식별구역 여러 차례 우리가 얘기를 들었지만, 간단히 우선 정리하고 시작을 해야 될 것 같아요.

◆ 최종건> 네. 요새 방공식별구역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많았는데요. 이게 쉽게 말씀드리자면 우리 집 대문 앞에 누가 자꾸 어슬렁 어슬렁거리면 불안하지 않습니까? 분명 이 골목은 공유지라, 특정 사람이 왔다갔다 거릴 수는 있지만 우리 대문 앞에 왔다갔다 거리면 불안하단 말이에요. 이게 반공식별구역이 사실상 비슷한 겁니다. 영공 밖의 영역에다가, 특정 영역에다가 방공식별구역이라는 것을 설정해 놓는 것인데. 왜냐하면 비행기라는 것이 그 자체가 무기화 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쪽 내에 영공 밖에 지나는 비행기들은 나한테 왜 지나가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알려라. 알리지 않고 하면 사실상 우리에게 공격적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니, 우리도 이 비행기를 따라서 비행을 하겠다라는 것이죠. 그런데 반면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될 것은요. 이게 방공식별구역이라 하더라도 이것은 분명히 공역입니다. 즉, 바다에 공해가 있듯이, 이쪽도 공역이라 국제법적으로 이쪽을 지나간다 하더라도, 반공식별구역을 지나간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따라가서 추격을 하거나 요격은 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쪽 지역...

◇ 정관용> 영공이라고 하는 게 우리의 영토잖아요. 영공에 함부로 들어오면 그건 쏠 수 있죠. 하지만 방공식별구역은 우리는 마음대로 다닐 테니 다른 나라 비행기가 오려면 미리 알려라. 간단히 말하면 그거 아니겠습니까?

◆ 최종건> 그렇죠. 그래서 우리 항적을 탐지하고, 그 다음에 식별하겠다. 그래서 지나가면 오케이다, 이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논란이 시작된 것은 중국이 지난달 23일 날 이걸 일방적으로 선포를 했는데 이거 원래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겁니까, 아니면 주변국하고 협의한 다음에 선포를 하는 겁니까?

◆ 최종건> 현재까지는 이것이 전 세계에서 23개 정도 나라가 반공식별구역이라는 것을 운영을 합니다. 일종의, 이번에 중국이 선포해서 문제된 것이 역사적 아이러니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이게 맨 처음에 반공식별구역을 미국이 시작을 했습니다. 1941년도 12월에 시작을 하게 됐는데, 왜냐하면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을 했거든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을 할 때 미국의 영공 밖에 여러 개의 수백 대의 전투기를 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공 밖에 있는 것이라 무시를 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보통 그때 탐지를 했었다면 그 당시 거기 영역이 방공식별구역이었다면 미국이 대응을 했을 수가 있었고. 그러면 진주만, 소위 폭격이 역사적으로 났던 것처럼 안 날 수가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놀란 것이죠. 그래서 1951년도에 대통령령으로, 1950년도입니다. 1950년도에 대통령령으로 미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의 동해라고 하는 대서양, 그다음에 서해라고 하는 태평양, 그리고 하와이 일부에다가 방공식별구역을 합니다. 그런데 50년대에 한국전쟁이 나니까 중공군 들어오고, 북쪽에서 중공군이 들어오고 남쪽으로 혹시나 중국 비행기가 들어 올까봐 미합중국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일방적으로 그어버린 겁니다.

◇ 정관용> 그게 우리의 KADIZ라고...

◆ 최종건> 네, KADIZ라고 하는 것이죠. 그 당시를 돌아보면 이어도가 어디에 있었는지 알았을 지도 만무하고요.

◇ 정관용> 이어도의 존재도 몰랐던 거죠.

◆ 최종건> 그렇겠죠. 그래서 일방적으로 그었던 것이고 그것이 지금까지 온 것인데,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것이 우리에게 있어서는 이어도도 이어도이지만, 일부 지역 이 30×130km 직사각 그러니까 제주도의 서남방 지역이 중첩이 됩니다. 그런데 중국 쪽 입장에서는 어차피 이어도 영역은 소위 일본 방공식별구역의 영역이니, 우리를 아예 신경을 안 썼을 수도 있겠죠. 단 이제 겹치는 부분이 사실상 우리하고 협의가 가능한 것이죠.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중국도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포한 거예요.

◆ 최종건> 그렇죠.

◇ 정관용> 우리랑 겹치는 얘기는 좀 이따 다시 하도록 하고. 훨씬 더 크게 겹치는 게 일본하고 겹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마침 거기에는 센카쿠 열도가 있는 것이고. 또 미군이 항상적으로 훈련하는 그런 곳들이 다 포함되어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사실 이번에 중국이 이걸 할 때는 우리나라를 의식한 게 아니라 일본하고 미국을 의식하고 한 것 아닙니까?

◆ 최종건>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10월 3일인데요. 정확하게 10월 1일날 국군의 행사했고, 그다음에 한미동맹 60주년 해서 성대하게 우리도 기념식을 했습니다마는, 10월 3일날 동경에서 2+2 그러니까 양 국가의 외무부 장관하고 국방부 장관이 회담을 하면서 6개 조항에 대해서 합의를 해요. 짧게 말씀드리자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환영한다.

◇ 정관용> 미일 간에 말이죠?

◆ 최종건> 네, 미일 간이죠. 그래서 나오면서 한 얘기 중의 하나가 센카쿠 지역은 즉 조어도 지역은 미일동맹의 관할구역이다. 그러니 중국 함부로 하지 말고 국제법 준수해라라고 하거든요. 우리는 그 사이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가졌네, 말았네 하면서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중국에서는 한 번도 리액션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이번에 나온 것이 첫 리액션이거든요. 그러면서 센카쿠 지역을 한 번에 이렇게 해서 커버를 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현재의 일본 방공식별구역을 보면 대만 북부, 대만 북해부터 상해 앞바다까지 꽉 조여드는 형국이에요. 그래서 중국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앞마당에 선을 그어 버렸으니 이거를 좀 확대하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기네들이 분쟁하고자 하는 조어도에 대해서도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결국 그러니까 이건 일본을 겨냥한 것이지만, 직접적으로는. 그러나 배경에는 미국을 겨냥...

◆ 최종건> 그렇죠. 미국에서의 아시아 귀환이라고 하는 것. 그러나 현재 지금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있어서는 자신의 앞마당 정도는 미국이 너무 조여 있으니 좀 재정리를 하겠다는 의도 로 저는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것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반응이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미국은 민간항공기의 경우는 중국한테 사전 통보해라라고 말했고 자기네 전투기는 통보 없이 가고 있습니다. 일본은 민간항공기조차도 사전통보하지 마라, 이러고 있고. 이 온도 차이는 왜 생기는 겁니까?

◆ 최종건> 일단은 미국은요, 2001년 9월 11일 이후에 소위 민간항공기에 대한 안전에 상당히 민감합니다.

◇ 정관용> 혹시라도 몰라서?

◆ 최종건> 혹시라도 모르겠고요. 두 번째로는 이러한 소위 국제정치에서 생기는 암묵적인 긴장 관계 때문에 혹시라도 생길지 모르는 민간 항공사에 대한 피해를 그나마 최소한 줄여 보겠다고 하는 일종의 보험정책이죠. 일본 측에서는 이걸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미국이 우리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민항은 해주고 군용기는 해 주냐, 이건데. 그런데 근본적으로 정책이 변한 건 없어요. 즉 미국의 군용기는 일본의 반공식별구역을 늘 비행을 했었거든요. 지금도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나, 그래도 중국이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우리 상공을 지나갈 때는 미리 알려달라고 하는 것.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민항 쪽은 지금 지켜라, 이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일본, 중국, 그리고 미국 입장이 다 강고하지 않습니까? 엄청나게 겹쳐 있는 이 지역에 대해서 서로 지금 전폭기 막 띄우고 그러는데 물리적 충돌로 바로 연결된 가능성은 없을까요?

◆ 최종건> 물론 물리적 충돌이 의도적으로 생길 수도 있겠고 의도하지 않게 생길 수도 있겠지만, 전자의 경우라고 하는 의도적인 경우에 생길 거라고 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서로가 이게 결국은 의도적으로 생겼을 때는 공세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인데 그렇게 보지는 않고요. 다만 소위 이렇게 서로 강 대 강의 구도로 가다 보면 현장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현장 지휘관의 오판이라든지. 우발적 충돌이 있겠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제 희망적 사고일 수는 있겠으나, 서로 이렇게 이거를 확대시키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특히 미중관계는 이 방공식별구역 때문에 파국으로 몰고자 하는 동기가 거의 없다라고 보고 있죠. 사실상 이 대국 간의 관계에 있어서 이러한 소위 국제법적 근거도 없고 현실적으로 국가가 일방적으로 선포할 수 있는 방공식별구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협의가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지금 뭐 그렇게 파국으로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가장 뿌리에 있는 건 미국과 중국 간의 어떤 G2 간의 기싸움 아니겠습니까? 아까 설명 중에 잠깐 언급하셨습니다마는, 미국은 이제 아시아에 귀환을 하는데 국방비가 없으니 일본의 힘을 빌리는 것이고 그러니까 집단자위권을 100% 인정해 주는 그런 발언을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중국은 아니, 미국이 그런 식으로 오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맞대응하는 것이고. 이건 미국과 중국 모두 다 전략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거기 때문에 쉽게 절충될 문제가 아니잖아요. 이 긴장은 상당히 오래 가겠네요?

◆ 최종건> 그런데 이게 제 생각에는 이게 긴장이 강 대 강 구도로 오래 가면 갈수록 중국에는 유리하나, 미국에는 불리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최종건> 말씀하셨듯이 미국은 지금 사실상 돌아온다고 공약을 했는데, 돌아올 때 지갑이 비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일본이 콱 이것을 잘 활용을 해서 미국을 앞에 세워 놓는 것인데요. 그렇게 긴장 구도가 계속 오래 진행이 되면 현재 지금도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내부에서 이런 미국의 아시아귀환이라는 정책이 비판적인 여론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 안 그래도 경제도 어려운데. 그다음에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더 활성화해야지만 미국의 경제가 회복이 되는데, 왜 이렇게 자꾸 강 대 강 구도로 가느냐. 두 번째는 이건 우리가 약간 좋은 것이긴 한데요. 반성하지 않는 일본, 소위 보편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일본에 대해서 오히려 역사적 인식을 소위 덮어둔 채 일본의 손을 들어준다고 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기 때문에 이게 구도가 강 대 강으로 계속 지속이 된다면 아무래도 중국한테는 유리할 것이고요. 그러나 이게 스스로 미국이 자기네 딜레마를 창출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본은 계속 도와주고자하는 소위 동맹공약은 지키고 싶은데. 지금 뒤돌아보면 미국 경제는 지금 고질적으로 큰 문제에 봉착되어 있고 미국의 성장을 위해서는 중국의 성장과 중국과의 지속적인 경제교류가 필요한데. 계속 소위 자기네들한테 크나큰 이익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소위 방공식별구역 그다음에 조어도 가지고 자기네 이익을 100% 올인한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럼 어느 순간에는 미국이 양보하게 되나요?

◆ 최종건> 미국이 제 생각에는 소위 협의를 통해서 이거를 지금 문제화 시키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예를 들어서 ‘방공식별구역을 원위치하지 않으면 중국하고 교류 안 해’라는 식의 정책은 펴지 않고.

◇ 정관용> 그냥 문제 안 삼는 것?

◆ 최종건> 네, 그렇죠. 이대로 그냥 흐지부지됐으면.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 정관용> 그거 하러 지금 바이든 부통령이 일본, 중국 돌아다니고 있는 건가요?

◆ 최종건> 일단 일본에 가서는 미일동맹 굳건하다라고 공약을 할 것이고요. 그다음에 중국에 가서는 근본적으로 바이든 부통령이 크나큰 공약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이 방문 자체는 예전부터 예정돼 있던 것이라서 일종의 의존적 방문이 될 가능성도 많지만 어쨌든 바이든과 시진핑이 인간적 교류가 있다고 하니, 소위 미국의 의도와 중국의 의도를 교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저는 봅니다. 이것 때문에 혁신적으로 바뀐다, 저는 그렇게...

◇ 정관용> 최종건 교수의 분석과 전망이 맞아떨어지기를 저는 기대해 보는데. 왜냐하면 미국이 그렇게 호락호락 안 물러설 것이다라고 전망하시는 분도 있어요. 그러다 보면 점점 긴장은 고조될 수 있다, 이렇게 보는 분들이 많던데 우리 최 교수께서는 미국이 긴장이 오래 되면 오히려 손해다, 그런 각도에서 이 부분 가지고 사활을 건 긴장, 이건 아닐 것이다라고 일단 전망하셨어요. 그래도 어쨌든 우리로 봐서는 우리 문제로 다시 가면, 이것도 몇 차례 저희 방송에서도 알려드린 바 있기 때문에 제가 우선 간단히 정리를 하면, 우리는 1951년에 미군이 일방적으로 정한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지금까지 한 번도 못 고친 것 아닙니까?

◆ 최종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미 1969년에 일본이 이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는데 거기에 보면 우리 이어도가 들어가 있고요. 또 요즘 와서 새롭게 알려진 거지만 마라도 남단 또 홍도 여기는 우리의 영공이라면요. 영공은 비행기 들어오면 쏠 수 있는 곳이지 않습니까. 근데 그걸 일본이 자기네 방위식별구역 안에 포함시켜 놨다면서요.

◆ 최종건> 이게 참...

◇ 정관용> 저는 그게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 최종건> 저도... 이게 사실은요, 우리 공군의 입장에서도 해군도 마찬가지인데요. 몇 년 전부터 사실상 문제를 제기해 왔고 또 이쪽에 근무하셨던 법무관들이 많은 논문을 쓰셨어요. 한 3년 전, 5년 전부터 많이 논문이 나왔는데, 이 문제를 정확히 지적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이 지역에서 일본이 됐든 한국이 됐든 이 방공식별구역은 미국이 그었거든요. 자기네 이익에 따라. 특히 일본의 방공식별 구역은 처음에는 오키나와를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냐하면 오키나와에는 그 당시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고 또 관할권이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이걸 포함하지 않았지만 추후에 조정을 하죠. 그때 조정했었더라면 상관이 없었을 텐데 우리 냉전시기 때는 감히 미국한테 이것 좀 포함해 달라, 포함하지 말라라고 얘기할 수 없었던 상황이죠. 어떻게 보면 역사의 아이러니인데, 냉전 이후에 이쪽에서 좀 변화를 요구했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불편했거든요. 왜냐하면 우리 예를 들어서요. 우리 구축함이 이쪽을 작전을 하고 있는데 우리 구축함에 헬리콥터가 있지 않습니까? 아이러니한 것은 이 헬리콥터가 상공에 날게 되면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일본 쪽에다 통보를 해야 되는 아이러니 상황이 벌어집니다.

◇ 정관용> 우리 영공인데도?

◆ 최종건> 그러니까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으로 된 것이죠. 특히 이어도 쪽은 정말 심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이어도 부분에 관해서는 중국과 협의를 통해서나 일본과 협의를 통해서 하자는 분들이 많은데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도 절차일 수 있으나, 제 생각에는 일단 일본과 빅딜을 해서 이건 우리 쪽으로 그다음에 중국과 중첩되는 것은 협의를 해서 우리 원상복구를 시켜야겠죠. 그런데 참, 그 동안 우리가 무심했으면 무심했었다는 것이었고. 왜냐하면 항상 북쪽만 신경 쓰지 않았습니까? 남쪽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심했었던 건 사실이죠.

◇ 정관용> 아니, 무심이 아니라 힘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 영공을 우리 비행기가 가는데도 일본에 통보했다, 이거 정말 땅치고 통곡할 노릇이에요. 그리고 사실일본의 방공식별구역 안이기 때문에 일본 비행기는 우리 영공에 그냥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 최종건> 글쎄요. 홍도 이쪽 부분은요, 방공식별구역이 일본 것이기는 하나 우리의 영해 상공 위에 있는 영공이거든요. 그 부분은 우리가 정말 비행을 했었을 때 일본에 통보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확인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어도 부분은 확실하거든요.

◇ 정관용> 통보했죠.

◆ 최종건> 왜냐하면 거기가 우리 영해가 아니었기 때문에 영해 밖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겠지만 이쪽은 정말 확인이 다시 한 번 필요해요. 그런데 만약에 그렇다면 정말 말씀하셨다 듯이 야속하고 비참한 일이죠. 그런데 확실한 것은 힘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지상군 중심으로 갔었던 이유 중의 하나예요. 그러니까 해상 전력하고 항공 전력을 우리가 평균적으로 혹은 균형적으로 발전시켰더라면 이런 문제가 더 불거질 수 있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맨날 북쪽만 봤다, 지상군 위주였다, 이 얘기인데.

◆ 최종건> 현재까지도 이어도 상공에 우리가 전투기를 보내서 기동을 할 수 있을까라고 우리 스스로 물음 한다면 지금 공중급유기도 없는 상황이어서 상당히 어렵죠.

◇ 정관용> 게다가 이제 우리가 최근에 정부는 일본에 여러 차례 이거 협의하자고 했는데, 계속 일본이 거부했다더라, 이런 얘기가 들려지고 있고. 또 하나는 미국이 별로 탐탁지 않아 한다면서요?

◆ 최종건> 일단 미국의 입장에서는 현상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비용이 들 것이고. 두 번째는 이 부분이 좀 애매해 집니다, 사실. 지금 센카쿠 지역에 대해서 미일안보동맹 관할권이라고 했었잖아요. 이것이 사실상 미국이 지난 60년 동안 동아시아에 가지고 있는 영토에 관한 정책이 변한 것입니다, 처음으로. 이쪽인데. 만약 KADIZ라고 하는 방공식별구역을 바꿈으로써 생길 수 있는 영토문제, 영해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현 상태를 유지하고 어차피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동맹 관계이니, 이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낫지 않았냐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 정관용> 이제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 현재 중국이 일방 선포한 것 가운데 우리랑 약간 겹치는 대목.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 군용기가 됐던 민항기가 됐건 통보 안 하고 지금 그냥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계속 이대로 있어야 하느냐, 거기에 추가로 우리가 우리 KADIZ,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해야 하느냐. 정부는 대충 확대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 같아요. 정부의 방침이 옳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보세요?

◆ 최종건> 이게 불과 이러한 것이 우리 스스로 알게 된 것이 한 2주 정도 됩니다. 2주 전까지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2주 전까지만 해도 이어도 이쪽으로 갈 때 우리 일본에게 통보하고 그냥 갔거든요.

◇ 정관용> 일부 전문가만 알던 문제였죠.

◆ 최종건> 그렇죠. 제 생각에는 지금 2주 만에 갑작스럽게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한다, 이건 너무 지금 빠른 것 같아요. 성급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되는 건 미국과 일본. 그다음에 이들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 이거거든요. 지금 계속 강 대 강 구도로 가면 강 대 강 구도로 가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선포할 수도 있는데, 하게 되면 현재 전개되고 있는 동북아 정세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일단 우리는 관망하고.

◇ 정관용> 관망?

◆ 최종건> 네, 왜냐하면...

◇ 정관용> 우리가 싸움의 당사자가 아니다, 이건가요?

◆ 최종건> 그렇죠. 두 번째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 확대하게 되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야 한국도 미일 편이 되는구나라고 인식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왜냐하면 이어도하고 그쪽 부분을 우리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고, 이러한 기조는 미일의 기조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잠깐 관망을 하고요. 최소한 한 달 정도 우리도 좀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숙고하면 어떤 방법이 떠오를까요?

◆ 최종건> 숙고하는 동안 제 생각에는...

◇ 정관용> 미중 간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 최종건>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시그널이 나오겠지만, 중국에서는 우리를 어쨌든 문제화시키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즉 뭐냐면 이 중첩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고 협의할 수 있는 것이고요. 이어도에 관한 것은 우리 어차피 일본과 협의를 해야 되는 상황이니, 일단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최후는 일방적으로 선언을 해야 되는 사안이나 지금은 약간 진중한 태도를 보이고요. 뭐 대통령이 동북아 평화구상을 하신다면서요. 그러니까 거기에 대한 기조로써 우리 모든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지금은 당장 차분한, 진중한 모습을 보이자라고 선언할 수도 있겠죠.

◇ 정관용> 하긴 중국은 이 일이 터진 후에 우리 정부의 반응에 대해서는 별로 무대응이에요. 그 얘긴 무슨 얘기냐면, 이건 당신들하고 문제 아닙니다, 예컨대 이럴 수도 있다는 거죠.

◆ 최종건> 대부분이 사실상 이쪽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동진을 한 것이거든요. 그렇다고 본다면 결국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일본과 미국에 대한 강 대 강 전략으로 간다는 것인데, 우리가 거기에 끼어든다? 좀 강대국 정치에 갑자기 휘말리게 되면 우리의 의도와 의지에 상관없이 피해를 볼 수도 있어서...

◇ 정관용> 하지만 새롭게 알게 된 국민의 입장에서는 화나는 건 있잖아요. 마라도, 홍도 이건 빨리 조정해야지. 이어도.

◆ 최종건> 그러니까 제 말씀은 뭐냐 하면.

◇ 정관용> 조정을 할 때 하더라도.

◆ 최종건> 조정을 하더라도 당장 갑자기 2주 만에 이렇게 급작스럽게 한다? 이건 좀 갑자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다고 봐야 될까요? 좀 진중한 모습을 보이고 한 달, 두 달 봤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시기는 좀 조율하되 우리가 취해야 할 방향은 명확하네요. 우리의 마라도, 홍도 부분 포함시켜야 할 것이고 이어도까지도 포함시키는 쪽으로 가되 중국, 일본과 이 문제는 우리가 좀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회담장 같은 걸 마련한다든지 이런 걸 우리가 주관해 볼 수 있겠네요.

◆ 최종건>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역시 화가 나더라도 참을 것은 또 참아야 되는 게 외교니까요. 언제까지 참아야 되는지 그건 주도면밀하게 주변 상황을 잘 살펴봐야 되겠죠.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최종건 교수, 오늘 자세한 분석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종건>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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