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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식 처방, 버블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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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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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쿠프 | 전월세 대책 그리고 거품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요약하면 '빚 내서 집 사라'다. 전세금 대출 확대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거다.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품만 더 커졌다.

(더 스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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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은 '부동산의 해'였다. 1년 만에 4개의 정책이 쏟아졌다. 4ㆍ1부동산대책, 7ㆍ24후속조치, 8ㆍ28부동산대책, 12ㆍ3후속조치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읽힌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는커녕 거품만 더 커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대책이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어서다. 전ㆍ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현재 전ㆍ월세 문제는 매매시장이 얼어붙은 데서 기인한다. 집값 거품을 인지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매매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자꾸 떨어지면서 원금이 보장되는 전세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특히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집값 폭락으로 '하우스푸어' 신세로 전락했다. 내 집 마련이 평생 꿈인 서민들이 집 구매 뜻을 접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의 결정적인 실책은 전세 거품이 위험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전세대출공급을 늘린 것이다. 전세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대출공급을 늘리거나 금리를 낮춘 땜질식 처방이 전세금 상승을 부추긴 셈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전세자금 보증 잔액은 2009년 말 7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8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3년 만에 2.4배가 늘어난 것이다.

(더 스쿠프 제공)

 

한국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택금융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 보증을 통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캐피탈사ㆍ저축은행를 비롯한 제2금융권의 전세대금을 합친 전세대출 규모는 60조1000억원에 이른다. 주택금융공사가 연간 소득의 3~4배까지 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시중은행도 올 8월부터 일반 전세금 대출 한도를 일제히 확대했다. 기존 대출 한도는 1억6600만원에서 2억22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의 가격, 규모, 세입자의 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5억~6억원 이상의 주택 세입자에게도 보증을 서주고,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집 구입 여력이 있는 소득 상위층의 전세금 대출이 수월해졌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이들이 전세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결국 주택매입 수요는 줄고, 전세 수요는 늘어 전세값이 상승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 서민에게 주택 거품을 전가한 꼴이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기지 금리인하 정책 등을 통한 매매 유도는 빚을 내서 집을 구입한 서민을 하루아침에 '하우스푸어'로 만들 수 있어서다. 이렇게 되면 1000조원에 달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더욱 증가하고, 한국경제의 근간이 흔들릴 공산이 크다. 정부는 전ㆍ월세 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집값을 떠받치기 위해 부양책을 제시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 전ㆍ월세 상한제를 마련하고,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됐던 권리를 임차인에게 보장해야 한다. 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월세 부담을 덜어주는 주택바우처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반값아파트를 공급하고, 과표정상화 등을 통해 집값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을 10%까지 확충하는 것 역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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