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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외롭다…." 나홀로 명절족, 익숙한 현대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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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어려워, 할일이 많아' 각가지 이유로 명절 홀로 보내는 이들 급증

자료사진

 

설 명절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경제적 이유 등으로 가족과 보내는 것을 포기한 '나 홀로
명절족'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명절은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것보다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우울한 날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7살, 10살 난 자매, 아내를 두고 홀로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 정문식(46)씨.

올해 설날도 그는 홀로 지내게 됐다.

빠듯한 월급으로 매달 생활비 2백만원을 송금하는 것도 벅찬 상황,

명절기간에는 특히 항공료가 껑충 뛰어 가족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물론 자신이 미국으로 가는 것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2년째 홀로 보내는 외로운 명절이다.

정씨는 "크리스마스나 연말에는 동료들과 식사도 하고 함께 보내니 그럭저럭 지낼만했는데, 명절은 꼼짝없이 홀로 보내야 하니 쓸쓸하기 그지없다"며 "가족들끼리 모여 명절 음식을 먹고, 서로 정을 나누는 명절이 무척 그립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휴대폰 조립 중소기업에 다니는 이병찬(37)씨도 이번 설날에 김해로 가는 고향길을 포기했다.

명절기간에 특근을 하면 수당을 더 준다는 말에 가족끼리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고생할 바에 일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서다.

이씨는 "고향에 가서 오랜만에 가족, 친지, 친구들 보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지만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 가족들이 모두 이동하는 게 쉽지 않다"며 "부모님께 명절 용돈과 과일 세트만 보내드려서 죄송하고 서글프다"고 말했다.

김근범(63)씨도 올해 나 홀로 명절족이 됐다.

고령의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처지여서 친척들이 모이지 않기로 했고, 직장에 다니는 두 아들은 각각 짬을 내 여행을 가거나 밀린 일을 처리한다며 고향집에 가지 못할 형편이라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 어렸을 때는 형제,자매, 조카들이 모두 모여 떡국도 먹고 세배도하는 것이 당연한 명절 풍경이었는데, 요즘은 다들 자기 할 일 때문에 바쁘다고 얼굴조차 보기힘드니 명절 기분이 안난다"고 한숨 쉬었다.

이처럼 나 홀로 명절을 보내는 것은 이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모습이 되면서 인터넷 각종 블로그와 카페에는 '1인 명절 음식 만들기', '명절 때 혼자 놀기', '명절 특선 영화' 등의 글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고, 윷놀이를 하면서 마음을 나누는 정겨운 설날.

하지만, 홀로 밥을 먹으며 더욱 쓸쓸한 명절을 '견디는' 나홀로 족이 늘면서 우리네 삶의 한 모습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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