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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고개 넘은 동해병기法…"두 고비 지나면 승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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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04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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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상임위 압도적 가결에 200여 한인 일제히 환호

 

"한 걸음 한 걸음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이제 두 고비만 넘으면 됩니다."

3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먼드 시내 의회 의사당.

미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의무적으로 병기하도록 하는 법안을 심의·처리하기 위한 버지니아주 하원 교육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찬성(Yea) 18표, 반대(Nay) 3표'라는 표결 결과가 하원 회의장 전광판을 통해 나오자 초조하게 심의 및 투표 진행 과정을 지켜보던 200여명의 한인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대부분 버지니아 북부의 애넌데일, 매클린 등지에서 새벽에 출발해 굵은 빗속을 뚫고 2시간 동안 달려온 한인단체 대표들이다.

통과를 낙관하면서도 "행여나 찬성 의사를 밝혔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면 어떡하나" 했던 의구심이 씻기는 순간이었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사단법인 '미주한인의 목소리'(VoKA) 피터 김 회장은 "상원이나 하원이나 매 순간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이젠 마지막 고지가 어느 정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교육위원회 소속 22명(공화 15명, 민주 7명) 가운데 10명은 확실하게 찬성하고 최소 4명가량이 더 합세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결과는 기대치보다 훨씬 좋았다.

찬성이 18명에 달한 반면 반대는 3명에 그친 것이다.

지난달 29일 소위원회 표결(찬성 5명, 반대 4명) 때보다 반대표가 오히려 1명 줄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의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가 측근 등을 동원해 법안을 부결시키려 한 데 반발해 당론에 따라 대부분 지지했다.

또 이 법안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한 민주당 의원들도 같은 상임위 소속의 한국계 3선 의원인 마크 김 하원의원과의 관계를 의식한 듯 상당수가 찬성 대열에 동참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심의와 표결에 걸린 시간은 20분이 안 걸렸다.

오전 8시6분께 시작된 회의는 법안 발의자인 팀 휴고(공화) 하원의원의 제안 설명과 피터 김 회장의 지지 발언, 주미 일본 대사관 측이 고용한 로펌 측의 반대 의사 표명 등의 순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 의원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우리 말로 인사를 전하면서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인들은 또 하나의 큰 고비를 넘었다면서 이제 승리가 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법안이 의회 관문을 완전히 넘어 주지사까지 서명해 발효하려면 모두 일곱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어느덧 상·하원을 합쳐 다섯 고개를 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원 전체회의와 주지사 서명이라는 두 고비만 더 넘기면 최종 승리하게 되는 셈이다.

한인들은 그러면서도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린다 한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하원 전체회의는 의원이 100명이나 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주지사 서명을 받아야 한다"며 "모든 단계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심할 수 있는 상태여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그동안 공식 반응을 자제해온 매콜리프 주지사가 "하원을 통과하면 서명하겠다"며 뒤늦게 입장을 밝히고 나왔다.

매콜리프 주지사 측 브라이언 코이 대변인은 이날 주지사의 공식 입장을 묻는 질의에 "만일 해당 법안이 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서명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주지사는 매우 분명한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주장했다.

당초 일본 측의 로비를 받아 법안부결 공작을 폈던 것으로 알려진 매콜리프 주지사는 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자 입장을 재정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洲)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일본보다는 작고 유권자 수(7만명 추정)도 절대적으로 많다고 보기 어렵지만 한인사회는 정치적 결속력이 매우 강한 유권자 집단으로 평가된다.

주지사로서는 한인사회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면 향후 정치일정에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중간선거는 물론이고 2016년 민주당의 유력 대선 예비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가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에서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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