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케인 유엔 군축 담당 고위대표가 '킬러 로봇'(살상용 로봇)의 개발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인 대표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레프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의 조종을 받지 않고 전장에서 자동으로 움직이는 킬러 로봇의 등장이 머지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케인 대표는 현재 개발중인 킬러 로봇이 전쟁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자동으로 적군과 아군을 구별해 공격하는 킬러 로봇의 등장으로 살상행위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는 점 등 윤리적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무기는 끔찍하지만 인간의 개입 없이 사용될 수 있는 무기는 문제를 악화시키고 인간성을 말살한다는 점에서 더 나쁘다"며 "전쟁은 얼굴없는 싸움이 될 것이다. 킬러 로봇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인 대표는 또한 스스로 운전하는 차량 등이 이미 시험단계에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인간의 조종 없이 작동하는 무기가 등장할 날이 임박했다. 전쟁 자체가 전반적으로 자동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에서는 폭탄처리용 장치부터 원거리에서 조종하는 공습용 무인기(드론)까지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이미 전투에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경 감시용 로봇을 시험 가동한 바 있고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로봇 무기들을 테스트했다.
케인 대표는 개발도상국들이 무인기와 같은 원격조종 무기가 자국 영토에서 사용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각국 정부가 더 늦기 전에 한발 앞서서 금지법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살상용 로봇의 잠재적 위험을 미리 방지하려면 이같은 무기를 개발할 능력을 갖춘 국가들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