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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 최 경위가 문서유출 통로…남는 의문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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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을 복사해 유출한 인물로 지목됐던 최모 경위가 숨진채 발견된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안치실 앞에서 유가족이 유서를 확인한 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복잡한 갈래로 뻗어있던 청와대 문건 유출 경로가 한 갈래로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박관천 경정이 쓴 문건들이 모두 숨진 최모 경위를 거쳐 유출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최 경위의 범행동기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나 박 경정의 역할 등 여러 의문점이 남은 상태이다.

◈ 숨진 최 경위가 아는 기자들에게 문건 직접 유출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유상범 3차장)은 청와대 문건 유출 수사를 진행한 결과 유출 경로가 최 경위로 모아진다고 결론 내렸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는 물론 문건을 제보받은 J신문에 최 경위가 직접 제보를 했다는 것이다. 최 경위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지난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 관계자는 "(문건 유출의) 출구는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한 명을 출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 보관돼 있던 박관천 경정의 문건을 한모 경위가 빼낸뒤 복사했고, 이를 최 경위에게 전달했다.

최 경위는 이 문건을 평소 아는 세계일보 기자와 J신문 기자에게 전달했으며, 세계일보에서는 문건을 토대로 차례로 관련 보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는 청와대 행정관들의 비리 의혹이 보도됐으며, 7월에는 청와대 비서관이 기업인으로부터 금품 및 향응 수수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11월 말에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정윤회씨와 십상시의 국정개입 문건이 보도됐다.

또한 최 경위는 세계일보 외에도 J신문의 아는 기자에게도 청와대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최 경위의 통화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경로를 파악한 것으로 전했다. 실제 최 경위의 유서에는 두 신문의 기자들에 대한 소회가 담겨 있다.

검찰은 세계일보가 박지만 EG회장에게 지난 5월 건냈다는 이른바 '박지만 문건'은 문건 유출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경위에게 여러개의 문건을 제보받은 세계일보가 역으로 박 회장에게 그와 관련된 동향 보고서만 추려 보여준 것이기때문에, 직접적인 유출은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박지만 문건'은 박관천 경정 본인이 자신이 작성했던 문건이 언론(세계일보)에 보도가 되자 그 경위를 확인하면서, 해당 기자에게 문건이 어떻게 보도됐는지 도움을 요청해 문건을 확보한 것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윤회 문건'과 '박지만 문건' 모두 경로를 추적해보면 최 경위의 제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이 공개한 '문건 유출 경위서'에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들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경위서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한 행정관들 2명이 관련 문건을 2차로 빼돌렸다고 돼 있다. 박 의원은 "한 명은 지금도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고 있고, 한 명은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에 근무 중이라고 한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경위서가 박관천 경정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 최 경위의 범행동기 불분명, 박지만 문건의 실체 등 숱한 의문점들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을 단독 보도한 세계일보 사옥 (사진=윤성호 기자)

 

이처럼 검찰이 문건 유출의 모든 경로가 숨진 최 경위에게서 비롯됐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의문점은 여전하다.

우선 최 경위의 범행동기가 명확치 않다. 서울청 소속 정보 경찰관이 청와대에서 나온 민감한 비공개 문건을 왜 언론사에 넘겼는지 동기가 불명확한 것이다. 검찰은 최 경위가 기자들과 정보 맞교환 차원에서 제보를 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지만 이미 숨져 확인이 어려운 상태이다.

세계일보가 왜 몇개월의 시차를 두고 문건을 보도했는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최 경위가 시차를 두고 세계일보에 여러번 제보를 한 것인지, 언론사의 자체적인 판단 하에 보도 시점을 조율한 것인지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세계일보 조모 기자가 박지만 회장에게 "청와대 문건 유출이 심각하다"며 건냈다는 문건 100쪽도 과연 최 경위로부터 받은 것인지 입증이 어렵다. 최 경위는 관련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다 숨졌다.

통상적으로 언론계 윤리상 제보자를 보호해야할 상황에서 왜 세계일보 기자는 박지만 회장을 만나 역으로 문건을 보여줬는지, 이를 청와대에 알리라고 했는지도 미스터리 중 하나이다.

박관천 경정이 최 경위와 세계일보 기자의 술값을 댔다는 설이 있는 만큼 최 경위 혼자서 제보를 한 것인지, 박 경정은 제보에 관여한 점이 없는지 등도 추가로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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