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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에 '취업'한 남성들, 경찰에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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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찾아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살피던 김모(27) 씨는 솔깃한 제안에 눈이 끌렸다.

'해외 영업팀을 지원하는 은행 송·환금 업무만 처리하면 일당 20만원을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이 닿은 상대방은 "경찰과 같이하는 안전한 일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총 인출금액의 1.5% 이상 수입을 보장하겠다"고 김씨를 유혹했다.

 

다음 날 아침 미리 지정된 ㅇㅇ역 앞에 도착한 김씨에게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통해 통장과 현금카드가 주어졌다.

김씨는 은행 근처에서 대기하다 지시를 받으면 곧바로 통장에 입금된 돈을 지정된 계좌에 입금한 뒤 명세표를 사진으로 찍어 스마트폰 메신저로 전송하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 지 3일째 되던 날, 김씨의 손목에는 차가운 수갑이 채워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처럼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대포통장으로 인출·송금을 해온 혐의(사기 등)로 김씨 등 13명을 구속하고 김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여 동안 수도권 일대 금융기관을 돌며 보이스피싱 피해금 46억여원을 대포통장 계좌에서 찾아내 보이스피싱 조직의 계좌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대부분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던 중 '통장·현금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문구에 끌려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들에게 '스포츠토토 수익금을 찾아준다', '정상적인 수출업체가 급히 돈세탁할 일이 있다', '업무 보안상 송금 절차를 거치는 것'이라며 피의자들을 안심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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