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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잊었나? 규제완화특별법 안전법안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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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규제완화특별법, 인명 관련 규정 대폭 후퇴시켜

침몰한 세월호 (사진 = 해경제공)

 

#사례 1=지난 2013년 5월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의원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는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등 공장에서 연이어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하청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로 대기업들은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원청업체 공장에서 이뤄지는 유해·위험한 도급 작업(사내하청)에 대해 안전·보건 조치 등 원청업체의 의무를 강화한 게 골자다.

하지만 한 의원은 법 개정 작업을 하다가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대한 특별조치법(기업규제완화특별법)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별법은 위험작업 인가를 할때 고용노동부장관이 안전·보건평가를 하도록 의무화한 산업안전보건법(28조)을 '무력화'했다.

특별법 조항이 살아 있으면, 사내하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도 대기업들이 사외하청으로 방식을 바꾸면 개정안의 취지가 무색해진다.

안전·보건평가는 안전관리 등을 점검해 하청업체 직원들이 유해 작업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한 의원은 결국 '유해작업 도급을 인가할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안전·보건평가 실시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한다'는 특별법의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법 개정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아직도 해당 상임위에 묶여있다.

경기도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현장에서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크레인을 이용한 철재 덮개와 이를 지지하는 받침대의 하중 실험 등, 현장 합동 감식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사례 2 =올해부터는 각종 안전사고가 빈번한 건설업도 보건관리자를 두도록 의무화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사금액 800억원 이상 이거나 상시 근로자 600명 이상의 공사장에는 보건관리자를 두고, 규모가 증가할때마다 보건관리자를 추가해야 한다.

인명피해가 빈번한 건설 공사장에서 안전사고에 따른 응급조치를 신속히 하자는 취지다. 보건관리자는 부상 치료 뿐아니라 산업재해의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방치책을 세우는데 조언·지도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기업규제완화특별법의 그늘에 묶여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보건관리자를 늘리도록 한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은 1명만 채용해도 복수로 채용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어 해당 안전규정을 무력화시켰다.

더군다나 인명과 직결되는 보건관리자를 위부에 위탁할 있게 해 보건관리자 역할은 형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외부에 위탁할 경우 직접 채용과 달리 사업장에 상시 체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법과 제도는 이와 동떨어져 있다. 여기에는 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 논리에 따라 1993년 만들어진 규제완화 특별법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법은 20년 가까이 수정작업을 거쳤지만, 여전히 국민 안전·생명과 연관된 규제까지 크게 후퇴시킨 골격을 유지하며 다른 법들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개별법을 고쳐 안전 규정을 강화하려고 해도 특별법은 포괄적으로 규제를 느슨하게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이 특별법은 보건관리인 뿐아니라 산업현장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고압가스, 위험물, 소방, 전기 등에 대한 안전관리자를 대폭 줄이도록 규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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