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등 현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섭섭함을 여러 차례 토로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 성완종 전 회장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회견장 인근에서 1시간여간 얘기를 나눴다는 충남지역 정치인 A씨는 11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 후 솔직하게 심경을 털어놨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섭섭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성 전 회장이 충청남도 내 시군 의회 의장과 장학재단 관계자들을 모아 박근혜 대통령이 꼭 당선돼야 한다고 호소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뛴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은 충남에서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을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이완구 총리에 대해 '같은 충청권 출신으로서 항상 대통령까지 돼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응원했던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언급하면서 "(검찰 조사 등에 대해)'매우 섭섭하다'는 감정을 토로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성 전 회장이 반기문 총장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 생각이 이런저런 것 때문에 내가 타깃이 된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3만명 가까운 장학재단 학생들에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며 성 전 회장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또 "성 전 회장이 서산·태안 주민들에게 호소문을 남겼으며 '억울하다'는 표현이 가장 많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호소문은 현재 지인들이 갖고 있고, 공개 여부는 유족 등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만남은 성 전 회장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 지역 정치인 2명이 그 자리에 찾아가면서 이뤄졌으며, 사전 약속에 의한 것이 아닌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성 전 회장을 서산·태안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할 때 알게 돼 이후 계속해서 친분을 유지해 온 사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