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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국회 전면전 선포, 국민직접 호소정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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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정치(인), 국민들이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6회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비통한 마음’, ‘난감할 따름’, ‘정치적 도덕적 공허함’, ‘구태 정치’, ‘배신의 정치’, ‘심판’ 등과 같은 감정이 강하게 배어 있는 강성용어를 동원해, 평소보다 높은 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 여당까지 겨냥하며 “(선거에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에 대해 “반드시 선거에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서 ‘구태 정치’와 ‘배신의 정치’를 반복하는 정치권과 대비되는 용어는 ‘국민’이였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야 정치권과 이들이 주도하는 국회에 대해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국민에 직접 호소하는 정치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먼저 이날 처음 국무회의에 참석한 황교안 총리에게 부정부패의 척결과 메르스의 조기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는 것으로 발언을 시작한 뒤, 국회법 개정안을 이야기하는 순간부터 목소리의 톤이 높아졌다.

“박 대통령이 평소보다 3배 정도는 높게 느껴지는 목소리 톤으로 감정이 농축된 발언을 이어가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깜작 놀랐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얘기이다.

박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이 저에게 준 권한과 의무를 국가를 세우고 국민을 위한 길에만 쓸 것”이라고 선언한 뒤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정치권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와 정치권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법안과 경제살리기 법안 등 민생법안의 사활을 건 추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묶인 것(법안)들부터 서둘러 해결되는 것을 보고 비통한 마음이 든다"며 "정부를 도와줄 수 있는 여당에서조차 그것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국회법 개정안으로 행정업무마저 마비시키는 것은 국가의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요컨대 비판의 핵심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민생법안 등) 꼭 필요한 법안들은 국회가 당리당략에 따라 묶어놓고, 본인들이 추구하는 법안들은 당리당략에 따라 빅딜로 통과시키는 넌센스적인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진정 정부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면 한번 경제 법안을 살려라도 본 후에 그런 비판을 받고 싶다”고 토로하며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꼭 필요하고,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일을 제때 해내지 못하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정치의 문제가 경제와 민생을 위협하는 상황이 지속되어 오는 데도, 정치권에서는 정부 비판과 반목만을 거듭해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박 대통령이 야당만이 아니라 여당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낸 대목이다. 여당에 대한 불만은 한마디로 ‘과연 무엇을 도와줬느냐’는 것으로 모아진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겨냥해 “정치권의 존재 이유는 본인들의 정치생명이 아니라 국민들에 둬야함에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며 “여당의 원내사령탑도 정부 여당의 경제 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가는 부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정치는 국민들의 민의를 대신하는 것이고 국민들의 대변자이지 자기의 정치 철학과 정치적 논리에 이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유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과거 증세논란 때나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공론화 논란 때나, 정부에 사사건건 문제제기를 하며 엇박자를 낸 유 원내대표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불만과 불신임이 국회법 개정안 논란을 계기로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여당 비판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저도 당대표로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무수히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기까지 어려운 고비를 넘겨서 당을 구해왔던 시절이 있었다”며 “당선이 되기 위해 정치권에 계신 분들의 한결같이 말씀은 ‘다시 기회를 준다면, 다시 국민들이 기회를 주신다면 신뢰정치를 하고,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맹세에 가까운 선언을 했지만, 신뢰를 보내준 국민들에게 정치적 신의는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저도 결국 그렇게 당선의 기회를 달라고 당과 후보를 지원하고 다녔지만 돌아온 것은 정치적, 도덕적 공허함만이 남았다”고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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