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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은 '강한' 대통령이지만 '팀 박근혜'는 약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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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장악력은 잔여임기와 반비례…탈당 가능성은

 

[CBS 라디오 주말 시사자키 윤지나 ]
■ 방송 : 27일 CBS 라디오 FM 98.1 (토 16:00~18:00)
■ 진행 : 윤지나 기자
■ 대담 :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자료사진)

 

청와대와 친박계 의원들의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가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국회법 개정안 거부는 받아들이면서 사퇴요구는 거부한 것이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서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여당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 끝에 내린 결론이 대통령의 뜻과 다르다면 그 것이 배신이고 심지어 정계은퇴까지 해야 할 일인가? 만약 청와대와 친박계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를 축출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다음에는 원하는 인물을 세울 수 있는가?

윤태곤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운운한 것은 그만큼 당내 장악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미 국회의장, 당대표, 원내대표 등 3개 당내 선거에서 청와대가 미는 인물은 패했고 유 원내대표는 재신임까지 받았다. 총대선을 치러야 하는 '능력 있는' 지도부가 필요한 마당에, 의원들이 청와대가 민다는 이유로 약체 대표를 뽑을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참고로 친박계 의원들 중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인물은 없다.

■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개정안 거부권 행사는 새누리당으로부터 받아들여졌지만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요구는 거절당한 셈이다. 유 원내대표가 의원들로부터 재신임을 받고 청와대에 사과를 하는 식으로 넘어가는가 했는데 청와대와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를 끌어내려야 끝난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재신임한 의총 결과에 격노했다고 하니까. 오늘(27일)도 계파별로 삼삼오오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나 보더라.

■ 굉장히 세게 나온다. 친박계 재선의원이라며 익명으로 인용된 기사의 멘트를 보면 "대통령의 요구는 유 대표가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는 것뿐 아니라 정치를 그만두라는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 그게 그 재선의원의 해석인지 박 대통령의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박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유승민 대표의 원내대표 사퇴 이상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이 "그 문제는 나에게 맡겨라" 라고까지 하지 않았냐.

■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뽑은 건데 대통령이 나가라고 한다고 사퇴가 되나? 의원들이 이미 재신임까지 한 마당인데. 사퇴시킬 현실적 방법이라는 게 있나.

□ 형식논리로 따져도, 대통령 맘에 안든다고 원내대표 물러나는 게 어색하다. 법적으로는 의원총회에서 탄핵이 돼야 원내대표가 축출될 수 있다. 서청원 최고처럼 최고위원이 나가라고 해서 물러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친박 최고위원들이 몽땅 최고위원직에서 사퇴를 하면, 지금 체제, 즉 김무성 당대표 체제가 붕괴되는데 여기서 유 원내대표가 버티려고 하면 또 버틸 수도 있다.

■ 그러면 최고위원들이 일단 김무성 체제를 무너뜨린다고 가정해보자.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텐데, 누구를 대표로 세울지 수싸움에서 친박계가 이길 수 있나.

□ 유 대표가 재신임을 받은 의총으로 되돌아가서 수를 세보자. 160명 새누리당 의원 중 40명이 발언을 했는데 유 대표 관두라는 의견은 6명, 20%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의원 중 친박계 비중 손으로 꼽아도 20~30명 정도다. 김태흠, 이장우 의원 등이 친박계 의원으로서 목소리를 세게 내는데 둘다 충청권 초선으로 원래 친박으로 불리던 사람들도 아니다. 새정치연합에서 원조 친노 논쟁이 있는데 진짜 원조 친박인 유승민, 김무성 의원 입장에선 이들이 가당찮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강한 대통령'이지만 '팀 박근혜'는 강하지 않다. 유 대표를 비판한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도, 박 대통령의 장악력이 강하다면 굳이 그렇게 직접 나섰을까.

■ 그러고보니 그렇다. 윤상현, 이정현 의원 등 정무특보 동원해서 물밑에서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 더 돌아가 보자. 지금 독립적인 입법부 수장 역할을 시도하면서 청와대 입장에선 눈엣가시이기도 한 정의화 국회의장을 보면, 작년 의장 후보 경선에서 청와대가 밀던 황우여 부초리를 101대 46 압승했다. 이후 김무성 대표가 서청원 의원 상대로 낙승, 유승민대표 역시 이주영 의원을 손쉽게 이겼다. 지금까지 3번 당내경선에서 박 대통령이 민 사람 다 떨어졌다.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누군가를 끌어내릴 수는 있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은 세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 지금 밀어부치는 것을 보면 끌어내리는 것까지는 결단을 내린 것 같다. 다음에 일어날 일은 생각을 못하는 걸까. 청와대 입장에선 또다른 유승민, 또다른 김무성이 나올텐데.

□ 약체 대표가 설 수는 있는데, 이 것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번에 들어오는 지도부는 총대선을 관리해야 한다. 얼마나 중요한 일이냐. 개별 의원들 입장에서는 '과연 이 지도부가 내 총선을 책임질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길 것이다.

여기서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계속 강조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실력있는 사람 경선 통해 뽑겠다는 것은 거꾸로 얘기하면 '나도 공천권 행사 안할테니 아무도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 청와대도 빠지라는 말.

□ 보통 전략공천 한다고 하면 청와대부터 사방에서 쪽지가 내려오는데, 실력 있는 자들 붙어라하면 그게 불가능해진다. 그런데 친박계 의원들 경쟁력 면을 평가하자면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지난 19대 총선은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영향력 아래서 공천이 이뤄졌는데 얌전한 분들이 많다. 이재오나 정두언 의원처럼 자기 힘으로 잡초처럼 살아남는 이들과 다르다.

■ 그럼에도 청와대와 친박계가 계속 물고 늘어지고 있으니. 유 원내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되기는 한다.

□ 정치에서 명분이 중요하다. 당청관계가 안 돌아간다면 양측의 책임인데, 대통령과 원내대표의 뜻이 다르다고 해서 그걸 배신이나 배반으로 부르는 게 맞는지. 다른 뜻을 가졌으니 정계를 은퇴해라, 라고 요구할 일인지 우리가 거꾸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 박 대통령이 밀어부칠 수 있는 카드 중에 탈당 카드도 있지 않은가.
치킨게임에 능한 박 대통령 입장에서 '내가 탈당하면 사실 공멸인데 당이 감당할 수 있나, 나는 선거도 안 나간다' 이런 식으로? 그렇께까지 할 수 있을지 그건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임기가 2년 반 남은 시점에서 시간은 대통령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 장악력은 잔여임기와 반비례지만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과는 비례한다.

정권 재장출과 관련해서 차기 주자들을 보자. 김무성 대표 일단 꼽히고 유승민 원내대표는 기대주로 얘기된다. 몇몇이 꼽히는 데 이중 친박 핵심 이라고 불리는 분들은 없다. 박 대통령이 '자기정치하면 안된다'고 하니까 정권 끝날 때까지 대통령 말만 잘 들으려는 건데 대권주자가 나올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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